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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도 토토노(스다 마사키)는 평범한 대학생이라고 자칭하지만 탁월한 추리 실력으로 경찰의 비공식적 파트너로 활동한다. 명탐정 코난 못지않게 사건에 휘말리는 그는 취미인 미술관 투어를 갔다가 시오지(하라 나노카)라는 고등학생에게 의뭉스러운 아르바이트를 제안받는다. 자신을 포함한 4명의 상속인들이 막대한 유산 상속 경쟁에 들어서게 됐는데, 가문 대대로 경쟁 과정에서 사람이 죽어 도움을 요청한 것. 얼떨결에 제안을 수락한 토토노는 각자에게 주어진 창고를 목적에 맞게 채워야 하는 독특한 미션을 지켜본다. 대결이 시작된 뒤 시오지가 다칠 뻔하고 다른 상속자가 창고에 갇히는 일이 벌어지자 토토노는 정말로 죽음이 벌어지는 집안싸움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브로콜리 모양의 타고난 곱슬머리, 그만큼 풍성하게 동여맨 목도리, 여기에 떡볶이 코트까지. 멀리서 봐도 눈에 띄는 토토노가 돌아왔다. <극장판 미스터리라 하지 말지어다>는 동명의 만화뿐만 아니라 만화 원작 드라마까지 흥행하며 영
[리뷰] 은근히 찾게 되는 뭉근한 추리극의 매력, <극장판 미스터리라 하지 말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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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성공한 작품을 새로운 감독과 배우를 고용해 다시 만들거나(리메이크), 기존 세계관은 유지하되 새로운 관객의 입맛에 맞게 재해석하는(리부트) 현상은 오늘날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일종의 관행으로 자리 잡았다. 물론 리메이크와 리부트의 경계는 모호하다. 단순히 주연 캐릭터가 여성 배우로 바뀌었을 뿐인데도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기존 세계관을 무너뜨렸다는 평가를 받는 <고스트버스터즈>(2016) 같은 경우가 그렇다. 전작의 내용을 이어받는 후속작과 전작의 과거 시간대를 무대 삼는 프리퀄 역시 구분되지 않는다. <에이리언: 로물루스>는 <에이리언> 시리즈의 7번째 작품인 동시에 1편과 2편 ‘사이’에서 일어난 사건을 다루는 일종의 프리퀄이기도 하다. 이런 영화들이 과거지향적이라는 사실에는 모두가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의 노스탤지어에 의존한다는 점, 원작의 타임라인상에서의 ‘현재’를 밀봉해두고 ‘과거’로 전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연숙(리타)의 장르의 감정] 부활한 몸은 노화한 몸이다, <매트릭스: 리저렉션>과 반(反)영원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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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뤼크 고다르는 영화 탄생 100주년을 맞이하던 해에 영화감독의 자화상 작업을 착수한다. 만들어진 영화엔 <JLG/JLG: 12월의 자화상>(이하 <JLG/JLG>)이란 제목이 붙는다. 영화잡지 <필름 코멘트>와의 인터뷰에서 고다르는 이 영화의 제목이 ‘고다르에 의한 고다르’ (JLG by JLG)가 아니라 단지 ‘고다르/고다르’ (JLG/JLG)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영화감독의 자화상이란 누군가에 의해 그려진 하나의 초상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둘로 나뉜 위계 없는 형상을 조직하는 것이다.
<JLG/JLG>는 픽션과 현실, 신원 미상의 사진과 실제의 영화감독, 눈앞에 보이는 세계와 스크린에 영사된 이미지를 교차한다. 고다르는 ‘고다르에서 벗어난 고다르’의 자화상을 스크린에 새긴다. 고다르는 고다르를 이중인화한다. 이 영화에서 “인간은 포지티브로 태어나 네거티브를 요구받는다”라는 카프카의 말을 인용하는 고다르는 네거티브와 포지티브 이미지로
[비평] 두개의 영화, 무능한 기적, <클로즈 유어 아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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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생각을 담는 그릇이라 하던가. 배우 김이경이 자신의 배역인 희진을 “~한 친구”로 거듭 지칭할 때마다 인물을 대하는 배우의 태도가 명확하게 전해져왔다. 그 어떤 질문에도 막힘없던 대답과 인물에 대한 적극적인 해석도 분명 촬영장 안팎에서 자신과 함께했던 그 친구의 모습을 속속들이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겉으로는 강단 넘치지만 사건의 당사자인 기정(이하은)만큼이나 외로웠을 고등학생. 유정(박예영) 자매에게는 온전히 기댈 수 없는 타인이자 동시에 누구보다 애틋한 동료였을 수수께끼의 인물. 이제 용기를 내보려는 희진의 손을 꼭 잡은 채, 김이경은 오랫동안 동경해온 스크린 속으로 한 발짝 더 나아간다.
- <언니 유정>으로 처음 장편영화의 주연을 맡았다.
처음 배우를 꿈꿨을 때부터 이 큰 스크린에 내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가장 컸다. 제대로 나를 알릴 수 있는 영화가 드디어 나왔다는 생각에 감사한 마음이다. 지난봄 <언니 유정>으로 전주국제영화제
[인터뷰] 힘과 용기, <언니 유정> 김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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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써 삼키는 수많은 마음과 힘겹게 내뱉는 짧은 말. 기정(이하은)에게 말과 말 사이의 침묵은 마음과 마음 사이의 투명한 다리를 신중히 두들겨보는 시간이다. 영아 유기 사건의 용의자로 자수한 후 심적으로 고립된 기정에게 그 과정은 슬픈 거짓말로 귀결되곤 했다. 하지만 배우 이하은이 기하는 신중함에는 불안 대신 미소가 서려 있었다. 답변에 앞서 말을 고르는 눈빛은 가장 깊은 진심을 전달하기 위해 필요한 뜸이었다. 춘추복을 입고 도로를 내달리던 어느 새벽을 기억하는 표정과 촬영 순서를 기다리며 박예영 배우와 나누던 소담. 이하은이 전하는 온기는 기정이 그토록 건네고 싶었던 마음이 결국 주변인을 향한 사랑이었음을 깨닫게 해주었다.
- 지난 5월 <언니 유정>으로 전주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았다.
예전부터 대학 동기들과 전주국제영화제를 자주 놀러 가곤 했다. 첫 장편영화 주연작으로 전주를 찾을 수 있어 정말 감사했다. <언니 유정>의 완성본을 처음 관람한 것도
[인터뷰] 소중함을 다루는 방법, <언니 유정> 이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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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막 연기 활동을 시작했던 박예영 배우가 <씨네21>과 만났을 때 그는 “한편의 극을 온전히 이끌어나가는 여성 캐릭터”를 맡고 싶다는 포부를 던진 적 있다. 이 포부가 몇년 뒤 커다란 궤적을 그리며 <언니 유정>에 도달했다. <언니 유정>에서 박예영 배우는 동생 기정(이하은)의 영아 유기 사건을 좇으며 동생과의 관계, 자신의 존재론을 꿋꿋이 찾아나가는 간호사 유정 역을 맡아 한편의 극을 온전히 이끌었다. 사건의 진실을 모르는 유정의 눈동자와 시선은 대개 흔들린다. 그러나 그 안엔 분명히, 어떤 생각의 변화가 또렷하게 담겨 있다. 이 복잡다단한 감정의 흐름을 자연스레 체화해낸 박예영 배우는 <언니 유정>의 굳건하고 섬세한 방향타가 되어 극의 서사를 유려하게 운행했고, 윤색 크레딧에 이름을 올릴 만큼 작품에 깊숙하게 관여하기도 했다.
- 정해일 감독과는 단편 <인사3팀의 캡슐커피> <더더더>에 이어서 세 번
[인터뷰] 마음이 하는 일, <언니 유정> 박예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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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가 생각이 안 났어.” 영아 유기 사건의 용의자로 체포된 고등학생 기정(이하은)은 왜 자신에게 고민을 털어놓지 않았냐는 언니 유정(박예영)에게 초연히 대답한다. 이들의 사이는 언제부터 멀어졌을까. 유정과 기정은 어릴 적부터 부모를 여의고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왔지만, 이 상황은 서로에 대한 자연스러운 애정보단 부담감으로 번지고 말았다. 기정의 영아 유기 사건으로 인해 자매의 멀고 먼 거리감이 표면에 드러난 것이다. 유정은 기정의 사건을 제대로 파헤치려 하고, 이때 기정의 친구 희진(김이경)이 유정 앞에 나타난다. 기정의 비밀을 알고 있는 듯한 희진은 모호한 태도로 일관하며 유정의 주위를 맴돈다. 이 세 인물 사이에 흐르는 짙은 밀도의 관계성이 <언니 유정>을 이끈다. 그리고 박예영, 이하은, 김이경 배우의 진정 어린 감정 연기가 <언니 유정>을 완성했다. 가장의 무게를 오롯이 짊어진 유정의 황폐함이 박예영 배우의 눈빛에, 삶의 혼란을 홀로 내려놓은 듯한 미묘
[커버] 관계의 문법, <언니 유정>, 박예영, 이하은, 김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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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투어
런던에서 연기 공부를 하는 동안 집 근처 조용하고 예쁜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큰 즐거움이었다. 그래서 한국에 돌아온 지금, 카페 탐방을 시작했다. 첫 번째 장소는 ‘호핀치’라는 카페! 말차오트라떼와 사브레를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다.
글쓰기
머릿속에 두둥실 떠다니는 모든 것을 적는 작은 노트가 있다. 핸드폰보다 더 소중하게 지니고 다니면서 언제 어디서든 생각을 정리한다.
<더 베어> 시리즈
급박하게 돌아가는 주방과 주인공의 혼란스러운 정신상태를 보여주는 연출이 신선했다. 요리도 비주얼적으로 좋았고 특히 음악이 최고였다. 나는 지금까지 나온 시즌 전체를 다 사랑하는데 오빠는 자신의 취향이 아니라더라. 어떻게 그럴 수 있지?
<프란시스 하>
최근에 가장 재밌게 본 영화다. 연출, 연기, 대사 모두 인상적이었다. 주인공 프란시스(그레타 거윅)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한계에 도전한다. 그 과정에서 현실을 인정할 줄
[LIST] 김도연이 말하는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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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투사의 어깨가 무겁다. 3억달러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된 <글래디에이터>의 24년 만의 속편인 <글래디에이터 II>가 황폐해진 미국 극장가의 2024년 성적을 조금이나마 끌어올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09년부터 2019년까지 미국 박스오피스는 매년 10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며 최전성기를 누렸다. 특히 2018년에는 총 993편의 영화가 118억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미국영화 역사상 신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감소하기 시작한 미국 박스오피스는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였고, 2023년은 팬데믹 이전 대비 80% 수준까지 매출액을 회복했다. 하지만 2024년의 성적은 다시 전년보다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영화 매출이 팬데믹 이전 수준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는 원인은 다양하다. 할리우드 작가조합과 배우조합의 연이은 파업과 이로 인한 제작 중단, 인플레이션과 OTT의 범람으로 인해 치솟은 제작비, 언급한 이유가 복합적으로 초래한 투
[LA] 끝내 검투사까지 재등판한 할리우드, <트위스터스> <비틀쥬스 비틀쥬스> 등 속편 열풍… <글래디에이터 II>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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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기증을 느꼈다. 궁정 드레스를 입은 이자벨 위페르의 실루엣이 15분 동안 미동 없이 서서 쏟아내는 맹렬한 독백, 빛으로 공간을 조형하는 로버트 윌슨의 건축적 조명이 협공해 눈앞의 광경을 잠시 초현실로 변모시킨 탓이었다. <메리 스튜어트_Marry Said What She Said>는 죽음을 앞둔 밤에 메리 스튜어트(이자벨 위페르)가 남기는 편지이자 실존의 서커스라 할 만하다. 태어난 지 6일 만에 스코틀랜드 여왕이 되었다가 5살 때 프랑스로 도망쳤고, 세명의 남편을 잃었으며, 마침내 44살의 나이에 처형된 여자. 그 격렬한 생애를 다시 쓴 극작가 대릴 핑크니는 네명의 메리를 호출해 불가피한 역사와 광란의 춤을 춘 여인의 내적 분열을 탐색한다. 강렬한 시적 텍스트를 자랑하지만 정수는 제의적 형식주의를 극대화한 로버트 윌슨의 연출에 있다. 배우의 동작을 양식화하고 순간의 정지나 격변을 통해 리듬을 만드는 연출가의 손끝에서 우리가 경험하는 것은 연극적 시간성의 재감각이다. 하
[culture stage] 메리 스튜어트_Marry Said What She Sa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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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복한 가정에서 사랑받으며 자란 채승혁(우도환)은 8살 때 자신이 병원의 실수로 잘못 태어났다는 걸 알게 된 후 가족을 떠나 이름을 ‘해조’로 바꾸고 방랑하듯 살다가 시한부 판정을 받는다.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게 된 해조는 과거 연인, 조재미(이유미)를 결혼식장에서 납치하여 자신의 생물학적 아버지를 찾아 나선다. 해조가 ‘가족’이라는 땅을 잃고 방랑하듯 넷플릭스 드라마 <Mr. 플랑크톤>에서는 모두가 방랑자다. 보육원에 버려진 날이 생일인 재미는 자신이 가져보지 못한 ‘엄마’가 되는 게 꿈이다. 그래서 “풍영어씨 충해공파 18대 종손이자 유서 깊은 종갓집 5대 독자”이자 한의사인 어흥(오정세)과 결혼하려 하지만 ‘조기폐경’ 진단을 받고 절망한다. 그러다 결혼식장에서 자신을 반강제적으로 끌고 가는 해조를 따라나선다. 어흥은 엄마 범호자(김해숙)의 기에 눌려 ‘나’로서 온전한 인생을 살지 못한다. 결혼식장에서 재미를 잃은 어흥도 전국을 떠돈다. 가출한 해조를 주워다
[오수경의 TVIEW] Mr. 플랑크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