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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관에서 OTT까지, 부산에서 펼쳐진 드라마
시리즈 제작에서도 부산에서의 촬영이 일상화되고 있다. 그중 4편의 대표작을 소개한다. “호천마을의 관광 코스를 소개하는 지도가 세워졌을 정도”로 부산의 정감 넘치는 풍경을 담아낸 <쌈, 마이웨이>부터 한국형 대규모 히어로물, 크리처물의 배경으로 부산을 택한 <무빙>과 <스위트홈>, 그리고 “늘 가던 헌팅지가 아니라 숨겨진 보석 같은”(배준수 미술감독) 촬영지로 부산을 회상한 <D.P.> 시리즈까지 부산의 장대한 드라마는 계속된다.
<스위트홈> 시즌2 디스토피아, 도심, 자연, 모든 게 있는 곳
2020년 넷플릭스에서 K크리처 장르의 신기원을 열었던 <스위트홈> 시리즈가 더 확장되고 거대한 규모의 시즌2, 시즌3를 촬영하기 위해 부산을 찾았다. 시즌1이 주인공 현수(송강)를 비롯한 특정 인물들의 사연이 엮이고 엮인 ‘그린홈’ 아파트, 그 한정된 공간에서 펼쳐지는
[연속기획 6] 부산영상위원회 아카이브 총서 <부산의 장면들> #1, ‘드라마’, <스위트홈> 시즌2 부산 제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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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이 열린 2024년의 마지막을 장식할 스포츠영화가 온다. 12월4일로 개봉을 확정지은 <1승>은 배구를 소재로 한다. 주인공은 배구선수 출신 감독 우진(송강호). 만년 승률 10%로 인생이 잘 풀리지 않는 남자다. 그런 그가 자신과 처지가 비슷한 프로 여자배구단 ‘핑크스톰’의 감독을 제안받는다. 해체 직전인 구단의 마지막을 적당히 지켜볼 요량으로 제안을 수락한 그에게 없는 의욕까지 생기게 하는 일이 생긴다. 새로운 구단주 정원(박정민)이 딱 한번만 이겨도 상금 20억원을 주겠다고 파격 선언을 한 것. 이때부터 우진과 핑크스톰 선수들은 1승을 위해 전의를 불태우기 시작한다. <1승>은 목표가 생긴 오합지졸 팀의 경기력과 팀워크가 상승하는 과정을 어떻게 풀어냈을지 호기심을 자아내는 영화다. 배구 경기를 얼마나 생생하게 담아냈을지도 강력한 기대 포인트다. 이 작품을 통해 <삼식이 삼촌>의 신연식 감독, 배우 송강호의 조합이 탄생했으며, 배우 박정민은
[coming soon] 1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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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18일, 허민회 CJ CGV 대표이사가 CJ주식회사의 새 경영지원 대표로 선임됐다. 지난 2월에 예년보다 늦어진 2024 정기임원인사 단행 후 약 8개월 만이다. CJ는 지주사의 2인 대표 체제를 유지해, 신임 허민회 대표가 그룹 전반의 대외 업무를 총괄하고 김홍기 대표는 경영대표직을 맡는다. 2020년부터 CJ CGV 대표이사직을 맡은 허 대표는 극장 공간을 활용한 신사업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의 적자 고리를 끊어내고 올해 2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CJ ENM, CJ 제일제당 등 내년도 실적 및 경영환경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그룹 사업 전반에 대한 이해와 경륜에 바탕을 둔 안정적인 인사라는 평가다. CJ CGV 신임 대표이사에는 2020년부터 튀르키예법인을 총괄한 정종민 CJ CGV 튀르키예법인장이 내정됐다. 2012년 CJ CGV에 합류해 마케팅담당, 국내사업본부장 등을 거쳤다. 윤상현 CJ ENM 엔터테인먼트·커머스부문 대표는 CJ ENM 대표이사와 엔터테인먼트
위기 속 해결사 찾는 CJ의 신규 인사 발표, 그룹 최초로 90년대생 CEO 선임, 콘서트영화 특수관 흥행시킨 방준식 4DPLEX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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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끝났다. 극장 밖을 나섰으나 여전히 깜깜하다. 마지막 회차였으니 당연하겠지만 문득 밤이라서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물리적으로나 시기적으로나 바야흐로 어두운 시간이 이어지는 중이다. 그럴 때 어떤 사람들은 희미한 희망의 빛을 찾아 다시 깜깜한 극장 한구석에 자리를 잡는다. 나 역시 그런 부류 중 하나다. 초조한 마음으로 몇편의 영화를 연이어 봤고, 희미하게나마 깜박이는 불빛을 발견한 기분이 들었다. 혹자는 성냥팔이 소녀가 잠시 추위를 잊으려 켠 작은 성냥불이 한줌의 환상에 불과하다며 가여워하겠지만 나는 지금도 현실도피와는 다른, 어떤 결연한 선택이라 믿는다. 세상을 뒤집지 못하는 자에게도 꿈은 허락되는 법이고 소녀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저항을 했다. 이 감각이 휘발되기 전에 몇 글자 남기고 싶어 서둘러 메모장, 아니 성냥불을 켠다.
첫 번째 성냥불, <아침바다 갈매기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3관왕을 수상하자마자 빠르게 개봉하여 더 반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희망의 건너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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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문화콘텐츠페스티벌(TCCF)의 열기가 한창인 11월7일 오후, 프랑스, 미국, 태국 등을 넘나들며 활약해온 네명의 대만 배우- 에스더 리우, 커시 우, 가진동, JC 린- 가 모여 다국적 프로젝트가 남긴 유의미한 경험, 자국 현장 문화를 향한 제언 등을 공유했다.
2019년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된 <니나 우>의 각본과 주연을 맡았던 커시 우는 “2017년 미투운동을 지켜보면서 내 자전적 경험과 공명할 수 있었고 이에 힘입어 각본을 집필했다. 이후 다양한 미국 프로덕션의 연락을 받았다. 특히 감독이 직접 SNS 메시지로 캐스팅 제의를 해 출연하게 된 작품이 <블루 선 팰리스>(2024)”라고 밝혔다. 그는 <블루 선 팰리스>를 통해 미국 영화산업에 정착한 인티머시 코디네이터의 중요성을 실감했다. “계약서상에서 동의했다고 하더라도 막상 배우가 현장에서 후회하거나 부끄러움을 느낄 수도 있는데, 바로 그런 지점을 중립적이고 공정한 매
[인터뷰] 배우의 역할은 국경 너머에도 있다 TCCF 포럼 참석한 네명의 대만 배우 - 에스더 리우, 커시 우, 가진동, JC 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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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계와 라틴계의 존재감이 두드러졌던 올해 에미상 시상식에서 단연 발군의 성과를 보여준 작품은 18개 부문에서 수상해 역대 최다 수상작으로 등극한 <쇼군>이다. 디즈니+의 일본 에도시대 역사극에서 일본인 프로듀서 미야가와 에리코가 보여준 활약은 특정 문화권을 다루는 작품에서 이를 진정으로 이해하는 현지 프로듀서가 “가능한 한 높은 직위에서 권한을 가지고” 참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짚어준다. “문화적 다양성과 대표성(representation) 측면에서 많은 발전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나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말하는 그가 올해 대만문화콘텐츠페스티벌(TCCF) 피칭워크숍의 멘토로 참가해 아시아 창작자들과 열띤 워크숍을 갖고 피칭 준비를 도왔다. 낭보 이후, 생애 첫 대만을 찾은 미야가와 에리코와 밝은 미래의 입구 앞에서 나눈 대화를 전한다.
- 미국, 대만 등 국제적인 프로덕션에서 폭넓은 작업을 해왔지만 <쇼군>은 처음으로 미국 제작사와 메인
[인터뷰] ‘할리우드에는 더 많은 아시아계 프로듀서들이 필요하다’, TCCF 피칭워크숍 멘토로 대만 찾은 미야가와 에리코 <쇼군>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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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회 5년차를 맞이한 대만문화콘텐츠페스티벌(Taiwan Creative Content Fest, TCCF)은 올해도 순항했다. 대만 내 문화예술산업을 전담하는 문화부 산하 대만콘텐츠진흥원(TAICCA)의 막강한 지원 아래, 영화·방송을 아우르는 대규모 콘텐츠 교섭의 장을 꿈꾸는 TCCF는 마켓과 피칭 프로그램에 더불어 양질의 포럼이 종일 열리는 독특한 성격의 행사다. 11월5일부터 8일까지 나흘간 진행된 이번 행사에 관해 수에왕 대만 문화부 차관, 홈차이 TAICCA 이사장은 유망한 IP를 국제 투자자들과 연결하고 전세계 콘텐츠 전문가들간의 네트워킹을 도모하며, 산업 트렌드를 담론화하는 TCCF가 아시아 콘텐츠 산업의 허브로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음을 역설했다. 분주했던 피칭, 마켓, 포럼 등 세개의 주요 섹션을 아울러 2024 TCCF의 현지 리포트를 전한다. 피칭 워크숍을 위해 대만을 찾은 <쇼군> 프로듀서 미야가와 에리코로부터 에미상 시상식 18개 부문 수상에 달하는
[기획] 대만 콘텐츠의 현주소, 아시아 영상산업의 허브로 거듭나는 TCCF - 김소미 기자의 TCCF, 대만문화콘텐츠페스티벌 방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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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노라>의 첫 장면은 인상 깊다. 이곳은 스트립 클럽. 춤추는 댄서를 차례로 지나치던 카메라는 문득 한곳에서 걸음을 멈춘다. 거기에는 애니(마이키 매디슨)가 있다. 카메라는 천천히 그녀를 향해 다가간다. 여태 댄서의 외설적인 몸을 담아내던 카메라는 춤추는 애니의 몸을 지나쳐, 어느덧 그녀의 얼굴 앞에 친근하게 다가선다. 이 클로즈업은 우리에게 두 가지를 선사한다. 먼저 그녀의 표정을 우리에게 자세히 보여주고, 다음으로 그녀의 얼굴에 집중하는 데 방해가 되는 외설적인 이미지를 스크린 바깥으로 추방한다. 통상 우리에게 익숙한 클로즈업의 기능은 무언가를 크게 보여주는 것이다. 그런데 이 장면에서 스크린을 가득 채운 애니의 얼굴만큼이나 인상 깊은 것은, 프레임 바깥으로 밀려나는 성적인 이미지다. 다른 것을 내보내고, 자세히 들여다보는 일. 이 순간의 묘한 클로즈업을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첫 장면을 기억해주기 바란다. 우리는 이 장면으로 다시 돌아올 것이다.
많은
[비평] 춤추는 몸 뒤의 포옹, <아노라> 환상을 파는 대신 인간의 물성을 보여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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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경기를 보고 있으면 깜짝깜짝 놀란다. 도대체 미국은 얼마나 잘살기에, 운동선수에게 저렇게나 큰돈을 줄 수 있단 말인가. 투수, 타자 다 잘해서 연봉이 980억원(7천만달러)이나 된다는 오타니만 고액 연봉자이겠는가. 1년에 400억~500억원 정도를 받는 선수들이 수두룩하다. 한국에서 야구로 돈을 제일 많이 번다는 최정 선수가 14년간 받는 총액이 302억원임을 생각한다면 미국은 어떤 나라인지 가늠이 안된다. 농구와 미식축구는 더하다. 1년에 162게임이나 하는 야구와 달리 정규리그가 82경기인 미국프로농구(NBA)와 고작(?) 17경기인 내셔널 풋볼 리그(NFL)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의 최고 연봉은 700억~800억원 수준이다. 그런 부자 나라 미국에, 한번쯤은 가보고 싶은 생각도 든다.
그래서인지 미국과 빈곤은 어울리지 않은 조합이면서도 양극화의 교본 같기도 하다. 매슈 데즈먼드 프린스턴대학교 사회학 교수는 저서 <미국이 만든 가난: 가장 부유한 국가에 존재하는
[비평] 돌에 맞으면 아프다, <아노라>가 미국 성 노동자를 다루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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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스토리를 비튼 <아노라>는 의도된 문제작이다. 단지 성 노동자를 전면에 내세웠기 때문이 아니다. 숀 베이커 감독은 언제나 사회 외곽에서 안을 들여다보며 구조적인 모순을 들춰내온 창작자였고 자신의 관점을 끝까지 밀어붙인 끝에 결국 유리 구두마저 박살내버렸다. 얼핏 가벼워 보이지만 무섭도록 논쟁적인 이 영화를 두고 여러 방향의 리액션이 감지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이에 <씨네21>에서는 <아노라>를 이해하기 위한 두개의 경로를 준비했다. 우선 오찬호 사회학자는 <아노라>가 미국 성 노동자를 다루는 방식에 대한 날카로운 글을 보내왔다. 미국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경유하는 글을 통해 <아노라>의 문제의식이 한층 선명히 보일 것이다. 이어 홍수정 영화평론가는 숀 베이커 감독이 ‘아노라’를 폭력으로부터 보호하는 방식을 고찰했다. 영화를 둘러싼 말들이 늘어가고 시끄러워질수록 <아노라>의 빛은 점점 더 강렬해진다.
*이어
[기획] 깊이, 옆에서, 다르게 <아노라> 읽기 - 사회학자와 영화평론가가 <아노라>를 보는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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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대만이 아시아 최초로 동성결혼을 법제화한 데 이어 올해 네팔과 태국에서도 혼인평등을 실현하기 위한 법적 근거와 절차를 마련하기 시작했다. 홍콩과 한국은 이 물결에 합류할 수 있을까. 11월7일 막을 올린 제14회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 개막작 <모두 다 잘될 거야>는 그 빛나는 가능성에 마음을 모은 이들의 영화다. 30년을 함께한 팻(이임림)을 먼저 떠나보낸 안지(구가문)는 동성 배우자라는 이유로 장례와 상속 과정에서 소외된다. 부부의 권리를 인정받지 못한 채 이별한 레즈비언 커플은 평생 일궈온 재산뿐만 아니라 연인을 오롯이 애도할 권리마저 위협당한다. 영국에서 활동하다 고향으로 돌아온 레이 영 감독은 자신의 미래가 될 동성애자의 노년을 상상하고 그려보다 감지했다. 홍콩의 새벽을 비추는 동성혼 법제화라는 여명을. 그 상서로운 징조를.
- 동성 커플인 두 주인공의 계급성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경비원이 상주하는 고급 맨션, 온 가족이 모여도 넉넉한 식사 공간,
[인터뷰] ‘좁은 도시 속 넓은 사랑’,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 개막작 <모두 다 잘될 거야> 레이 영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