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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아로즈 크레이그 지음 신혜빈 옮김 최순규 감수 문학동네 펴냄
10대 시절부터 세계적으로 주목받아온 환경운동가로 많은 이들이 그레타 툰베리를 떠올릴 것이다. 국내에 잘 알려지진 않았으나 그에 못지않게 활발히 활동하는 젊은 환경운동가가 있다. 바로 <버드걸>의 저자 마이아로즈 크레이그다. 이 2002년생 청년이 환경에 관해 정치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건 가족을 따라 새를 관찰하는 ‘탐조’ 활동을 다니기 시작하면서부터다. “7살 때 조류 325종을 관찰했고 여전히 세계에서 빅 이어(1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 정해진 지역 안에서 최대한 많은 종류의 새를 보러 다니는 해)를 완수한 유일한 어린이”일 만큼 크레이그는 오랜 기간 가족과 세계를 누벼왔고 탐조 활동은 이제 그의 “삶의 패턴을 이루는 실”과 다름없게 됐다. 크레이그 가족의 열정을 알아챈 가 다큐멘터리 <트위치: 지극히 영국적인 취미>를 통해 이들을 소개하고, 크레이그가 본인이 관찰한 새들을 ‘버드걸
씨네21 추천도서 - <버드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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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칼 키냐르 지음 백선희 옮김 을유문화사 펴냄
<세상의 모든 아침> <은밀한 생>의 파스칼 키냐르 소설. 17세기 음악가들을 중심으로 하는 이야기. 암흑 속에서 더듬어 사물의 위치를 파악하듯 느리고 섬세하게 읽어나가기를 권한다. 파스칼 키냐르는 이전에 소설의 주인공으로 등장시켰던 <세상의 모든 아침>의 생트 콜롱브와 <로마의 테라스>의 조프루아 몸므를 다시 등장시킨다. 산발적인 장면들로부터 서서히, 인물들과 이야기의 윤곽이 선명해진다. 작곡가 생트 콜롱브의 제자 튈린과 조프루아 몸므의 아내 마리에 주목하라. 세상을 등진 그 두 예술가와 연결된 두 여성에게. 17세기 음악가들의 생활사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 음악은 자주 자연에 비유되며 파스칼 키냐르 특유의 풍경을 그려낸다. 때로는 수수께끼처럼 암호처럼 문장이 이어져간다. 문장은 신비할 정도로 이미지를 그려내고 정서를 전달한다. “유령이란 무엇이겠나? 우리 자신 너머를 빙 돌아 다시 자신
씨네21 추천도서 - <사랑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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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호진, 단요 지음 창비 펴냄
학생들을 사교육으로 내모는 ‘주범’으로 지목되는 초고난도 문제를 가리키는 킬러 문항은 보통 공교육 교과과정 밖에서 복잡하게 출제된다. 사교육 시장에서는 ‘킬러 문항 하나가 1조원짜리’라는 말이 나돌 정도다. 2023년 6월 윤석열 대통령이 사교육 부담의 원인으로 지목한 게 바로 이 킬러 문항이다. <수능 해킹: 사교육의 기술자들>은 킬러 문항의 문제를 이렇게 풀이한다. “교과 범위는 줄이고 상위권 변별력은 유지하는 흐름 속에서, 문제풀이 요령이 과도하게 강조되며 시험의 퍼즐화가 진행되었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현직 의사이자 의과대학의 공공성 확보를 위한 활동을 해온 문호진과 소설가 단요가 사교육 현장을 꼼꼼히 취재해 쓴 <수능 해킹: 사교육의 기술자들>은 지금의 수험생들이 상대하는 수능이 초창기 수능과 다르며, 그래서 기성세대의 짐작과는 크게 다른 무엇임을 증명해낸다. 더불어 현재의 수능 문제가 퍼즐화되면서 그 퍼즐을 푸는 공식
씨네21 추천도서 - <수능 해킹: 사교육의 기술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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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까지 3킬로미터> 이요하라 신 지음 홍은주 옮김 비채 펴냄
<8월의 은빛 눈> 이요하라 신 지음 김다미 옮김 비채 펴냄
과학적 지식을 지극히 현실적인 삶의 환경에 녹여내 소설을 쓰는 이요하라 신의 단편집 두권이 나란히 출간됐다. 이 중 <8월의 은빛 눈>은 서점대상과 나오키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는데, 어느 책을 먼저 읽어도 작가의 작품 세계를 만끽할 수 있다.
<8월의 은빛 눈>에 수록된 <아르노와 레몬>의 주인공 마사키는 아파트 관리업체 직원으로, 최근 맡은 업무는 아파트 재건축을 위한 주민 퇴거 교섭이다. 문제는 한 입주인이 갑작스레 비둘기를 기르기 시작했다는 것. 주인이 따로 있는 듯한 비둘기에 대해 조사하던 마사키는 회귀본능이 뛰어난 전서 비둘기에 대해 알아갈수록 집을 떠나와 돌아가지 못하게 된 자신의 상황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8월의 은빛 눈>이라는 제목은 지구 내핵 표면에 눈처럼 떨어지는 철
씨네21 추천도서 - <달까지 3킬로미터>, <8월의 은빛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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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혁, 단요, 서이제, 이희영, 서윤빈, 장강명, 위래, 심완선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문학과지성사의 SF 앤솔러지 시리즈 세 번째 책은 ‘빛’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이 시리즈를 여는 글은 소설가 문지혁이, 닫는 글은 SF 평론가 심완선이 꾸준히 맡고 있는데, 이 두편의 논픽션을 포함해 앤솔러지가 완성되는 구성이다(두 사람의 글은 본문에 수록된 소설의 해설인 동시에 주제어에 대한 독립적인 글이다).
단요의 <어떤 구원도 충분하지 않다>는 31세기를 배경으로 한다. “세계는 음침하고 평화로웠으며, 미래를 상상하긴 어려울지라도 절망할 이유 또한 마땅치 않았다.” 어떻게든 될 것이라는 낙관 아닌 낙관으로 지탱하기는 매한가지라는 의미에서. ‘나’는 송전망을 관리하는 기술직 사무관이다. 어느 날 종교역사학 연구자인 친구에게서 전화가 걸려온다. “빛이란 뭘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마지막 남극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냉동된 원시인이 발견된 일로부터 시작한다. “어쩌
씨네21 추천도서 - 'SF 보다 Vol. 3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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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보다 Vol. 3 빛> - 문지혁, 단요, 서이제, 이희영, 서윤빈, 장강명, 위래, 심완선 지음
<달까지 3킬로미터> 이요하라 신 지음
<8월의 은빛 눈> 이요하라 신 지음
<수능 해킹 : 사교육의 기술자들> 문호진, 단요 지음
<사랑 바다> 파스칼 키냐르 지음
<버드걸> 마이아로즈 크레이그 지음
씨네21 추천도서 - <씨네21>이 추천하는 7월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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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을 미(微) 나아갈 진(進). 조금씩 나아가다 보면 큰 사람이 될 거라는 의미로 지어진 이름. 그러나 96년생 이미진(정은지)은 나아가기는커녕 8년을 꼬박 ‘공시생’으로 지낸다. 그러는 사이 능력은 ‘만렙’이 되었으나, 자신감은 바닥을 쳤다. 그러던 어느 날 또 시험에 떨어진 것도 모자라 사기까지 당한 미진은 우연히 어떤 고양이를 만나게 되고 다음날 아침 ‘50대’의 몸으로 깨어난다. 낮에는 50대 여성으로, 밤에는 20대 여성인 본래 몸으로 살게 된 것이다. 절망하던 미진은 경력 단절자 채용 공고 현수막을 보고 “제대로 된 직장 한번 못 다녀보고 서른을 넘는 거는 고단한 내 20대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며 실종된 이모의 이름을 빌려 서한 지방검찰청 시니어 인턴이 된다. 20대 여성 ‘취준생’은 사회에서 할 수 있는 게 없었고 50대 여성 ‘아줌마’는 쉽게 무시당했지만, 20대의 체력과 지력과 멘털을 가진 50대 여성 임순(이정은)은 달랐다. ‘그 나이답지 않게’ 일을 잘한다는 평
[오수경의 TVIEW] 낮과 밤이 다른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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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미래 서울 메트로폴리탄의 한 아파트. 이곳엔 인간을 돕기 위해 제작됐지만 지금은 주인에게 유기된 로봇 헬퍼봇들이 모여 거주한다. 헬퍼봇 올리버는 자기를 다시 찾으러 오겠다는 옛 주인 제임스의 말을 철석같이 믿으며 일상을 산다. 어느 날 배터리 충전기가 고장난 또 다른 헬퍼봇 입주민 클레어가 올리버의 방문을 두드린다. 기종이 다른 두 로봇은 아옹다옹 다투지만 금세 서로를 궁금해하는 이웃이 된다. 제주도에서 반딧불이를 보는 것이 꿈인 클레어는 올리버 또한 제주도에 사는 제임스를 만나기 위해 돈을 모으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윽고 올리버와 클레어는 함께 제주도로 떠난다.
인간을 찾아 나선 두 로봇이 인간의 전유물이라 여겨지는 감정을 알아간다. 인공지능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에서 숱하게 마주한 로그라인이지만 <어쩌면 해피엔딩>은 특유의 ‘오래된 것들’로 작품을 채우며 극의 분위기와 내러티브를 따스하게 감싼다. 무성영화 상영 극장처럼 무대 위에서 재즈풍 넘버의 라이브 연
[CULTURE 스테이지] 어쩌면 해피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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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커플이 함께 출연하는 <환승연애> 시리즈 이후 연애 프로그램엔 고유의 컨셉이 중요해졌다. 남매의 연애를 응원하는 <연애남매>, 퀴어 리얼리티를 담은 <남의연애>, 동명의 원작 웹툰을 기반한 <좋아하면 울리는 짝!짝!짝!>까지 화제에 오른 프로그램들은 모두 독특한 기획의 힘을 받았다. 이번엔 무속신앙이다. <신들린 연애>는 신점, 타로, 사주 등 다양한 영역의 점술가가 모여 짝을 찾는다. 본래 연애라는 게 불안한 속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미래를 예견하는 점술가들은 한치 앞을 내다보고 각자의 문제에 대비할 수 있을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실제로 신점, 타로 등을 운영하는 곳들이 2030세대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운세 애플, 사주 상담 AI 챗봇 등이 각광받는 현대사회에서 <신들린 연애>는 젊은 세대가 막연한 불안을 해소하는 방식을 정통으로 차용했다. 무당 출연자들이 신내림을 받게 된 과정과 그 과정을
[이자연의 TVIEW] 신들린 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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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 학원강사들의 미드나이트 로맨스”라지만 로맨스는 ‘미끼’일 뿐. tvN 드라마 <졸업>은 ‘대치동’이라는 작은 사회를 통해 인간과 사회의 복잡한 단면을 보여준다. 한국 사회의 교육 현실을 뼈아프게 드러내는가 하면 이해관계와 진정성이 얽힌 관계를 긴장감 있게 묘사한다. 물론 ‘사제지간’이었던 이들의 로맨스도 적절하게 흩뿌렸다. 특히 서혜진(정려원)과 이준호(위하준)의 연애 사실이 까발려진 14회는 이 드라마의 백미다. 두 사람의 연애는 다른 사람의 위기로 기회를 잡으려는 이들에 의해 추문이 된다. 이 상황은 드라마가 그간 강조한 ‘문학적 상상력과 공감’의 필요성을 그 어떤 장면보다 선명하게 드러내는 역할을 한 셈이다. 즉, “지문 너머의 세계”를 상상하고 공감케 하는 “생각의 근육”을 키우지 못한 사회는 자극적 소문에 쉽게 휘둘린다. 인간과 사회를 두텁게 이해하게 하는 근본인 ‘문학’을 그저 명문대 진학을 위한 도구로만 인식하는 이들이 가득한 세계는 납작하고 협소할
[오수경의 TVIEW]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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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시즌3로 돌아온 <여고추리반>은 이전보다 더 커진 규모를 자랑하며 현실성 높은 미스터리를 구축했다. 전학 첫날 학교의 자랑인 양궁부에서 벌어진 피습사건을 목격한 5명의 추리반 친구들은 사건의 숨은 전말을 밝히기 위해 학교 곳곳의 퍼즐을 맞춰나간다. 그 결과 학생들 사이에 뿌리내린 양궁부 스포츠 도박, 온라인 베팅, 교내 불법 대출과 특수혈액 제조 사업 등 어두운 진실을 알게 된다. 기존 <소사이어티 게임> <대탈출> 등 두뇌 싸움을 전공 삼아온 정종연 PD로부터 기틀이 설계된 만큼 <여고추리반>은 추리와 지략을 펼쳐나가는 재미가 무척 중요하다. 하지만 다른 프로그램들과 <여고추리반>이 구분되는 개성은 ‘추리’가 아닌 ‘여고’에 있다. 5명의 출연자가 여고생이라는 정체성은 서로 경계하고 의심하는 여타 서바이벌 예능프로그램과 다른 방향의 분위기를 형성한다. 시즌1 새라여고에서 사이비종교의 비밀을 파헤치려 할 때 이들은 캄캄
[이자연의 TVIEW] <여고추리반> 시즌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