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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모델로 활동하다 스콧 힉스 감독의 <삼나무에 내리는 눈>에 출연했던 릭윤이 국내 개봉을 앞두고 한국을 찾았다. 데뷔작이기도 한 이번 영화에서 릭윤은 2차 세계대전중 살인혐의를 받는 일본인 가츠오 미야모토 역을 맡았다. “일본인 역이지만 자신에겐 오히려 서구의 아시아인에 대한 전형화된 이미지들 대신 기득권에 도전하는 강인한 인상을 심어주고 싶었다”고. 현재 2편의 액션영화 제의를 받은 그는 자신이 프로듀싱할 독립영화도 차근차근 준비해나갈 생각이다.
<삼나무에 내리는 눈>의 배우 릭 윤 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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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굴까? 6개월 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비밀>의 초능력 소녀 역에 신인 윤미조(15)가 캐스팅됐다. 일상에 지친 30대 남자(김승우)와 신비한 교감을 나눌 소녀 역을 찾기 위해 제작사쪽은 지난 여름부터 사이버 캐스팅, 오디션 등을 동원했지만 가느다란 목에 맑고 큰눈을 가진 신비로운 분위기의 소녀를 만나지 못했다. <러브 레터>를 보러 극장에 갔다가 박기형 감독의 눈을 끌어 데뷔하게 된 윤미조는 요즘 대본연습에다 스쿠버 훈련까지 받는 강행군을 하고 있다고.
신인 윤미조, <비밀>의 초능력 소녀로 캐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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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사 사고로 결론내려진 1981년 여배우 내털리 우드의 죽음을 놓고 할리우드가 다시 떠들썩하다. 잡지 <베니티 페어>는 당시 발표되지 않은 경찰조사 기록을 추적해서 사고 당일 내털리 우드와 남편인 로버트 와그너 사이에 심한 다툼이 있었음을 확인했다. 86년에도 물을 무서워하는 우드가 가운을 입은 채 양말을 신고 익사했을 리 없다면서 타살 의혹이 제기되자 문제의 그날 싸우지도 화를 낸 적도 없다 했던 와그너는 이번 보도에 대해서는 일절 함구하고 있는 상태.
내털리 우드, 누가 그녀를 죽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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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따지자면 50줄에 들어선 준 할아버지. 그래도 헐렁한 차림보다는 근사한 양복이 몸에 더 달라붙는 남자 리처드 기어가 이제서야 아버지가 됐다. 1994년 신디 크로퍼드와 헤어진 뒤 오랫동안 사귀어 온 여자친구 캐리 로웰(38)이 2월6일 뉴욕에서 4kg의 건강한 아들을 순산했다. <007 살인면허>에 출연한 적 있는 캐리 로웰은 전 남편이었던 <프랙티컬 매직>의 감독 그리핀 듄과의 사이에서 9살된 딸이 있다.
리처드 기어, 아버지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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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7’이 항상 행운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청춘이 공포로 변하는 영화 <가위>(안병기 감독)에 캐스팅된 여기 7명의 인물들은 고통의 순간들을 행운이라 여길 만한 준비가 기꺼이 되어 있다. 기존의 도회적이고 통통 튀는 느낌 대신 청순하면서도 맑은 이미지를 전해줄 혜진 역은 김규리, 직선적인 성격에 자신감이 넘치는 선애 역은 최정윤, 인기를 몰고 다니는 대학 야구선수 현준 역은 유지태, 냉정하면서도 촉망받는 변호사 역은 유준상이 맡는다. 성인 연기를 보여줄 정준이 영화감독 지망생 세훈, 스크린 앞에 처음 서게 되는 미스코리아 출신 조혜영이 탤런트 미령을 연기하고, 베일에 싸인 채 죽음을 부르는 매혹적인 경아 역에는 하지원이 캐스팅됐다. <가위>는 젊은 영화를 추구하는 만큼 세련되고 모던한 영상에도 공을 들일 생각이다. 2월9일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간 <가위>는 5월쯤 관객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가위>에 캐스팅 된 7명의 배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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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V에서 뮤직비디오 감독과 가수로 처음 만난 나카노 히로유키(中野裕之·42)와 호테이 도모야스(布袋寅泰·38)는, 아무래도 그들의 ‘출신성분’을 속이지 못한다. 영화감독과 배우로 재회한 두 사람의 합작품 <사무라이 픽션>만 봐도 그렇다. 이들은 가장 고전적인 이야기인 사무라이극을, 영상과 음악이 랑데부한 세련된 현대극으로 탈바꿈시켰다.
나카노 히로유키는 일본 최초로 뮤직비디오 전문 프로덕션을 설립한 영상작가. 국경을 넘나들며 유명 뮤지션의 비디오 클립을 만들어왔고, 인터넷과 공연예술에도 남다른 관심을 보여왔다. 호테이 도모야스는 일본 최고의 록 기타리스트로, ‘X-재팬’의 큰형격인 그룹 바우위 출신. 현재 음반 프로듀서로도 활동중이며, <사무라이 픽션>에서 연기와 영화음악을 동시에 소화해냈다. 두 사람 다 영락없는 사무라이의 후예지만, 각자 한국과 묘한 인연의 끈으로 이어져 있다. 나카노 히로유키 감독은 <사무라이 픽션>으로 지난 2회 부천국
<사무라이 픽션> 감독 나가노 히로유키·배우 호테이 도모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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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방진 꼬마 녀석.” 참을 만큼 참았다. 손목만 남은 손이 허공에서 덮쳤을 때도, 음산한 여자가 공동묘지를 돌며 사지가 찢기거나 생매장당해 죽은 조상들의 사연을 읊어댈 때도, 페스터는 엄마와 황금을 위해 모든 고난을 감수했다. 그러나 웬스데이 앞에서만큼은 사기꾼의 조심성을 유지할 수가 없다. 정신나간 어른들 틈에서 혼자 냉랭한 눈빛을 보내는 아이. 항상 검은 상복 차림이지만, 오히려 나이보다 한참 어려보이는 젖살이 도드라지는 <아담스 패밀리>의 크리스티나 리치. 순진한 어린아이에 대한 환상을 여지없이 깨뜨리던 그 아이가 조금씩 나이를 먹어 이제 열아홉살이 되었다. 성장이 순탄했을 리 없다. <귀여운 바람둥이>로 영화를 시작한 열살짜리 반항아는 한번도 어른들이 기대하는 천진함을 보여준 적이 없으니까. 심지어 순도 100%의 아동용 영화 <캐스퍼>에서조차 아빠에게 훈계하기를 그치지 않았다. 도대체 이런 아이가 어디에 있을까.
“‘담배를 피우는 10대
“순진함은 애초부터 없었어”, <슬리피 할로우>의 크리스티나 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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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자 행복하다? 요즘 좋으시겠다고 말문을 열었더니 그저 얼굴에 엷은 웃음기만 슬쩍 피운다. 그동안 은행원 겸 반칙 레슬러로 살면서 귀밑으로 꽤 길었던 머리를 어느새 <공동경비구역>의 ‘북한군답게’ 잘라 올린 채 쌀쌀한 겨울 오후의 스튜디오에 나타난 송강호. 지난 설 연휴에 개봉한 <반칙왕>이 벌써 서울에서만 20만명이 넘는 관객을 끌어들이면서 그는 다시 한번 독특한 웃음의 파장을 일으키는 중이다. <넘버.3><조용한 가족>의 전력이 한층 무르익은 코미디 연기는, 일상의 틈에서 기발한 리듬과 뉘앙스로 웃음의 묘를 끄집어낸다.
지리멸렬한 일상에 찌든 은행원 임대호가 레슬링을 배우면서 조금씩 자신감을 회복해가는 <반칙왕>은 송강호가 가장 많이 나온 영화. 57회 쯤 되는 전체 촬영분 가운데 그가 빠진 장면이 약 2회 정도 밖에 안 되는, ‘첫 주연작’이란 수사가 부담스러웠던 작품이다. 그에게 대호는 ‘나 자신일 수도 있고, 주변
“안 되면 운명이야, 하하”, <반칙왕>의 송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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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살려. 사람 살려요.” 고립무원 무인도에서 외롭지만 꿋꿋이 살아온 팀 로빈슨 크루소. 무인도 생활 7주년을 기념한 자축 파티를 벌이던 중, 모닥불의 불티가 야자수에 옮겨 붙으면서 섬 전체를 태워버릴 만큼의 엄청난 화재를 일으키고 만다. 불을 피해 바닷가로 도망 나온 로빈슨은 때마침 이 불기둥을 보고 찾아온 선박에 의해 구조를 받게 된다. 허겁지겁 배에 오르기는 했지만, 멀리 사라져 가는 붉은 섬을 바라보는 로빈슨의 마음은 착잡하기만 하다. 그동안 살고 있던 이층집은 물론이고, 힘겹게 가꾸어놓은 논과 밭도 송두리째 날아가버렸다. 품종 개량으로 일곱 가지 맛을 내는 야자수도 이제 생산 단계에 이르렀는데. 그리고 무엇보다도 절벽 위에 설치한 전용 번지 점프대는 어떻게 하나?
“그래 그 섬에서 혼자 살았다고?” 뱃사람들에 이끌려 선실로 내려간 로빈슨은 외눈박이에 외다리에 갈고리 손을 가진 선장을 만나게 된다. “네, 육지에서 살았는데. 집 사서 대출금 갚고 나니까 마누라가 이혼하
[이명석의 씨네콜라주] 노땡큐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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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우동>에 대한 집착이 강했던 만큼 김원두 사장의 간섭 또한 지나쳤다. 각색에서 특히 심했는데 많이 다투기도 했지만 우선은 그가 원하는 대로 끌려갔다. 그 대신 나는 과거의 사극과 달리 근래에 들어와 복식사 연구가 활발해진 만큼 소도구와 의상에 대해선 새로운 고증을 하고 싶었다. 전통복식 연구가인 석주선 교수에게 자문을 구했다. 단국대학교 석주선 박물관엔 아주 예쁜 기생전모가 전시되어 있었는데 아직까지 사극에서 기생전모는 한번도 등장하지 않았다. 그것 하나만으로도 어서 빨리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나는 기생전모가 깜찍하게 어울리는 신인을 찾아 <어우동>의 역할을 맡기고 싶었다. 여러 차례의 카메라 테스트를 하던 중, 어느 날 여배우 김보연에게서 한복이 아주 잘 어울리는 후배가 있으니 한번 만나보라는 전갈이 왔다. 탤런트 조진원이라고 했고 본명은 조영숙이었다. 그녀를 만나던 날 우연히 쌍무지개가 뜨는 것을 보았다. 강북강변대로 위에서였다. 나는 말만 들었던 쌍무
이장호 [43] - 아, 끔직한 대작영화여, <어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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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난 죽은 놈들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통통하고 싱싱한 뺨을 가진 놈을 가장 좋아하지요. 송장이 찾아올라치면 난 대문을 걸어버리지요. 고양이가 죽은 쥐를 싫어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슬리피 할로우>를 보던 중에 메피스토펠레스가 파우스트를 놓고 주님하고 내기를 하면서 했던 말이 뜬금없이 떠올랐는데, 악마조차 이런 실정인 걸 사람들은 왜 귀신이야기를 좋아할까 싶어서였다. 귀신 입장에선 자존심 상할 얘기지만, 심지어 무서워하지도 않으면서 말이다. 대체 왜 무서워하겠나.
그들이 더이상 우리 삶에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뻔히 아는데. 누가 저승 문턱을 넘으면 이젠 관계의 안전거리가 충분히 확보됐다 싶어, 비로소 긴장 풀고 덕담을 베풀기 시작하는 게 사람인데. 죽은 이들이 무서워지는 순간은, 산 사람들이 욕심탱천한 저의로 그들을 불러냈을 때뿐인데.
예를 들어 박정희의 유령이 무서운 건, 그를 무덤에서 불러일으킨 살아 있는 자들이 있기 때문이고, <슬리피
[아줌마, 극장가다] 진짜는 따로 있어, <슬리피 할로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