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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성못>을 본 관객이라면 차기작으로 <나의 피투성이 연인>을 내놓은 유지영 감독의 행보가 신선하게 다가올 것이다. 온전히 자기 경험에서 출발한 것은 아니지만 유지영 감독은 일과 임신, 출산에 대한 고민을 재이(한해인)과 건우(이한주)에게 솔직하게 투영했다. 두 사람은 가족을 이루기로 어렵게 합의했으나 아이를 위해 많은 것을 품으려 할수록 더 많은 것이 둘의 손아귀에서 빠져나간다. 이토록 불안정한 두 연인의 관계가 각자의 성장으로 이어지게끔 유지영 감독은 섬세한 연출에 심혈을 기울였다.
- 오랜만의 장편 연출작이다.
= 항상 힘든 시기를 지날 때 이 시간을 글로 쓰고 영화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불안과 두려움이 해결됐거나 혹은 이것을 글로 풀어내 정리하고 싶을 때 말이다.
- <나의 피투성이 연인>에 자전적 요소가 많이 반영됐나.
임신과 같은 사건은 전부 픽션이다. 아주 오래 만난 연인과의 관계에서 불안을 느낀 적이 있다. 이대
[인터뷰] 타인과의 여정을 고민하며, ‘나의 피투성이 연인’ 유지영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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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드려요. 12주 되셨네요.” 재이(한해인)와 건우(이한주)가 떨떠름한 표정으로 산부인과 의사의 인사를 받는다. 신인 소설가인 재이가 새 소설의 출간을 앞뒀고, 건우가 학원 원장의 신임을 얻어 차근히 강사로서 경력을 쌓아가던 시기에 바란 적 없는 아이가 찾아온 것이다. 아이를 낳을 것인가, 낳지 않을 것인가. 가족을 이루고 싶어 하는 건우와 자기희생을 원치 않는 재이의 관계에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한다. <나의 피투성이 연인>은 <수성못>에 이어 유지영 감독이 내놓은 두 번째 장편으로 일과 육아의 병행 가능성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시의적절한 주제로 작품 밖까지 논의를 확장하며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시민평론가상을 수상했다. 재이와 건우가 거쳐온 여정에 관해 유지영 감독, 배우 한해인, 이한주와 나눈 대화를 전한다.
*이어지는 기사에서 <나의 피투성이 연인> 유지영 감독, 배우 한해인, 이한주 인터뷰가 계속됩니다.
[커버] 우리, 함께할 수 있을까, ‘나의 피투성이 연인’ 유지영 감독, 배우 한해인, 이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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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Nee’s back”이라는, 샤이니월드(팬클럽 명, 이하 ‘샤월’ )를 매혹하는 주문으로 시작하는 영화를 팬들이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마이 샤이니 월드>는 올해로 데뷔 15주년을 맞은 아이돌 그룹 샤이니의 역사를 콘서트 실황을 중심으로 돌아보는 다큐멘터리다. 그동안 열린 6번의 단독 콘서트를 한눈에 담고 멤버들의 진심 어린 소회를 듣는 즐거움도 크지만 이 영화의 진정 빛나는 점은 팬을 주인공으로 한 스토리텔링으로 ‘샤이니와 함께해온 나’를 추억하게 한다는 것이다. 직접 만난 이후빈 감독은 <마이 샤이니 월드>를 단순히 팬들을 위한 영상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했다고 전했다.
- 넷플릭스 시리즈 <택배기사>(2023)의 B팀 감독에 이어 이색적인 행보다. 원래 다큐멘터리에도 관심이 있었나.
= 평소 <내셔널지오그래픽>이나 관심 있는 주제의 다큐멘터리를 챙겨 보는 편이다. 다른 작업으로 인연을 맺은 플러
[인터뷰] ‘마이 샤이니 월드’ 이후빈 감독, 그 시절의 우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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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 동성애자가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할리우드영화는 없었다. 그러나 조너선 드미(감독)와 나는 눈먼 파리처럼 용감하게 달려들었다.” 에이즈를 이유로 자신을 해고한 회사를 상대로 소송에 나선 게이 변호사의 투쟁기인 <필라델피아>(1994)는 “내 인생의 가장 중요한 시기는 에이즈의 시대였던 1980년대이고 가장 중요한 이야기는 성소수자의 삶”이라고 말하는 작가 론 니스워너의 손끝에서 태어났다. 30년 후, 작가는 파라마운트+의 8부작 시리즈 <길 위의 연인들>(10월28일 티빙 공개)에서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를 가로지르며 <필라델피아>의 시대보다 더욱 엄혹했던 미국 역사의 환란기로 사랑하는 두 남자를 데려간다. 영화 <더 노멀 하트>로 2015년 제72회 골든글로브 TV미니시리즈 부문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맷 보머가 야망 강한 워싱턴의 정치 공작원 호킨스를, <브리저튼>의 조너선 베일리가 종교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인터뷰] ‘길 위의 연인들’ 론 니스워너 작가, 못다 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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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부터 7시까지의 주희>는 장건재 감독의 5번째 장편영화이자 배우 김주령이 그와 함께한 세 번째 작품이다. 김주령은 2013년 <잠 못 드는 밤> 이후, 시리즈 <괴이>에 특별 출연한 데 이어 <5시부터 7시까지의 주희>로 장 감독과 10여년이 넘는 인연을 이어왔다. 누벨바그의 유일한 여성감독, 아녜스 바르다의 <5시부터 7시까지의 클레오>를 오마주한 이번 작품은 더이상 배우 일을 하지 않는, 중년에 접어든 주희의 시선을 보여준다. 클레오가 젊은 여성배우의 이야기를 대변했다면 주희는 생애 전성기로부터 살짝 멀어진 시점에서 삶을 반추한다. 유방암 가능성을 진단받은 날, 주희는 홀로 대학 연구실에 돌아와 짐을 싼다. 5시부터 7시까지, 연구실에서 만난 사람들 눈동자를 통해 그는 자신의 얼굴을 바라본다. 짧은 시간 동안 주희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부지런히 그의 삶을 짚어낸 배우 김주령에게 질문을 건넸다.
- <잠 못 드
[인터뷰] ‘5시부터 7시까지의 주희’ 배우 김주령, 경험해야만 아는 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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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팀의 <씨네21> 표지 촬영 날이었다. 단체 컷을 찍기 위해 가죽 재킷을 입은 김동휘가 분장실 밖으로 나서자, 유수빈이 대뜸 그를 붙잡고 농을 걸었다. “오토바이 타러 가세요?” 김동휘는 이에 질세라 (재효의 무표정한 얼굴로) 오토바이의 시동을 거는 몸짓을 흉내내며 스튜디오로 향했다. 김동휘는 <거래>뿐 아니라 단편영화 <노마드> <피터팬의 꿈> 그리고 장편영화 <크리스마스 캐럴>에서도 동년배 남성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다. 김동휘는 또래 배우들과 연기하며 얻는 깨달음이 크다고 전해주었다. “승호 형은 몰입력이, 수빈 형은 샘솟는 아이디어가 상당하다. <크리스마스 캐럴>에서 만난 (박)진영 형은 매사에 진중하면서도 주변 모든 이를 살뜰하게 챙긴다. 이들은 앞으로 또 만날, 연기 경력 내내 함께 한길을 걸어갈 사람들이다. 동료들로부터 많은 걸 배운다.”
드라마 <거래>의 원작 웹툰 속 재효는
[인터뷰] ‘거래’ 김동휘, 못다 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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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분의 일초>의 황태수는 영화 시작 후 4분의 1이 지나서야 처음 얼굴을 비춘다. 그전까지 황태수는 명성만으로 김재우(주종혁)를 과민하게 만드는 대상이다. 마침내 둘이 붙은 첫 대련, 태수는 돌진하며 맹공을 펼치는 재우의 수를 간파했다는 듯이 함묵하며 버티다 단 한번의 치명타로 상대를 압살한다. 태수를 연기한 배우 문진승은 줄곧 ‘고수’의 풍모를 내뿜으며 영화 속에 서 있다. 문진승은 행여 각본과 연출, 촬영과 편집이 세공해 만들어준 일인자의 포스가 자신으로 인해 흩어질세라 끊임없이 전문가의 자문을 구하며 겨눔세가 요구하는 미묘한 선, 고수처럼 보이는 손짓과 발짓을 치열하게 갖추어갔다. 어느새 문진승은 최고 기량을 갖춘 검도 선수 태수가 되어 있었다.
- 작품에 합류하게 된 과정이 궁금하다.
= 오디션에 가까운 미팅을 했다. 처음엔 정해진 배역 없이 시나리오를 읽었고, 다음날 작품을 쓰고 연출한 김성환 감독님을 만나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영화에 관한 감
[인터뷰] 백지 같은 일인자, ‘만분의 일초’ 문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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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감독이 그린 <만분의 일초> 콘티를 처음 보았을 때, 주종혁은 자신의 눈을 떠올렸다. 콘티 속 상대방을 응시하는 재우의 눈이 본인의 것과 몹시 닮아 있었기 때문이다. 형을 죽인 사람과 나란히 대련해야 하는 다소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재우는 침묵을 선택한다. 외면이 아닌 인내. 주저함이 아닌 묵묵한 질주. 황태수(문진승)를 이겨내겠다는 승부욕엔 그만의 복잡한 역사가 점철돼 있다. 이제 재우는 자신을 억눌러온 것들을 직면해야 한다. 약점을 여유 있게 읽어내는 황태수를 이겨내고, 이기적이라 믿어온 아버지의 그림자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혼자만의 싸움을 시작한 재우를 위해 주종혁은 그의 외로움을 들여다보았다.
-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김재우를 어떤 유형의 인물로 분석했나.
= 재우는 굉장히 안쓰러운 인물이다. 단 한번도 자신의 감정을 자유롭게 표출하지 못한다. 그게 <만분의 일초>의 핵심이다. 실제로 재우를 연기하면서 숨도 제대로 못 쉬었다. 숨을
[인터뷰] 즐기며 나아가기, ‘만분의 일초’ 주종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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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도 국가대표 최종 선발대회에 참가하게 된 김재우(주종혁)는 어릴 적 자신의 형을 죽인 황태수(문진승)를 마주한다. 친분 있는 코치의 선의로 선발대회에 오게 됐다는 오명과 함께 김재우는 자신을 증명해 보여야 할 수많은 이유를 지니게 된다. <만분의 일초>는 김재우의 싸움을 다각도로 보여준다. 자기와의 싸움, 공기 중에 떠다니는 소문과의 싸움, 오랫동안 얽매인 아버지의 그림자와의 싸움, 그리고 아무리 발버둥쳐도 앞으로 치고 나갈 수 없는 황태수와의 싸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무기한의 분투는 극렬하고 비참한 한편 외롭게만 보인다. IT 기업의 개발자로 일하다 독일 유학길에서 영화에 출연하게 된 독특한 이력을 지닌 배우 문진승은 황태수 특유의 여유로움을 탁월하게 그려내며 갈등을 고조시킨다. 드라마 <D.P.>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으로 대중에게 가까워진 주종혁 또한 김재우의 이글거리는 인정욕구를, 그가 채 드러내지 못한 진실된 감정을 밀도 있게
[커버] 조용한 일격, <만분의 일초> 배우 주종혁, 문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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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노래가 있는 곳으로 내가 갈게.” 노래와 얽힌 네명의 청춘의 방황과 여정을 그린 <키리에의 노래>는 이와이 슌지의 감성이 응축된 결과물이다. 이와이 슌지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이야기 속에 인물들을 밀어넣는 대신 그들이 각자의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적절한 무대를 마련한다. 저절로 흥얼거리게 되는 노래처럼 자연스러운 <키리에의 노래> 속 음악 여정에는 <스왈로우테일 버터플라이>(1996)의 어두운 감성, <릴리 슈슈의 모든 것>(2001)의 잊을 수 없는 멜로디, <하나와 앨리스>(2004)의 애틋한 관계까지 이와이 슌지 감독이 걸어온 길이 묻어 있다. 한결 홀가분한 표정으로 진심을 전해온 이와이 슌지 감독의 이야기를 전한다.
- 네 남녀의 13년에 걸친 이야기다.
= 계기는 전작 <라스트 레터>에 나오는 소설이었다. 여자아이가 찍은 8mm 영상이 나오는데 그게 이번 영화의 원형이었다. 시골에서 도쿄로 상경한
[인터뷰] ‘키리에의 노래’ 이와이 슌지 감독, 노래가 데려가는 세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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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판빙빙과 이주영의 만남만으로 화제를 불러일으킨 <녹야>는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를 순회하며 기분 좋은 항해를 마쳤다. 두 배우의 뜻밖의 만남은 영화에서도 비슷한 상황으로 펼쳐진다. 인천 여객항 보안검색대에서 일하는 중국인 진샤(판빙빙)는 마약 밀매업에 몸담고 있는 초록 머리 여자(이주영)를 우연히 만난다. 너무도 다른 환경에 성격, 나이, 국적마저 다르지만, 그들은 거부할 수 없는 감정적 이끌림을 느낀다. 이내 둘은 우연을 넘어 운명에 가까운 동행 길에 오른다. 마약 밀매에 얽힌 일련의 장애물을 돌파하며 더 깊은 관계로 발전하고, 서로의 삶을 구해낸다. 영화엔 국경도, 언어의 경계도 없다는 만고불변의 진리가 두 배우의 진정 어린 연기로 되살아났다.
- 판빙빙 배우가 이주영 배우에게 직접 캐스팅 제의를 한 것으로 안다.
판빙빙 예전에 드라마 <역도요정 김복주>를 보고 주영이를 알게 됐다. 정말 개성 넘치고 연기를 잘하더라. 그래서 한슈
[인터뷰] ‘녹야’ 판빙빙, 이주영, 경계 너머로 번지는 감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