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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26회를 맞이한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BIAF)이 10월25일부터 닷새간의 여정을 안정적으로 마쳤다. 아카데미 공식 지정 국제영화제로서 애니메이션 장르를 관객에게 소개하고, 애니메이션 작품의 힘과 재미를 대중에게 연결하겠다는 목표를 바탕으로 올해에도 다채로운 작품을 선정하여 스크린에 올렸다. 먼저 동명의 웹툰 원작으로 시작한 <연의 편지>는 한국 장편애니메이션 사상 최초로 개막작에 선정되었다. 이외에도 한국-캐나다 상호 문화교류의 해를 맞이해 ‘캐나다 특별전: 다정한 캐나다’, 셀애니메이션 전성기 작품을 모은 ‘순수의 시대: SF 애니메이션(4K)’을 진행하며 관객의 관심을 모았다.
올해의 BIAF는 어떤 사람들의 이야기로 가득 채워졌을까. 먼저 애니메이션 콘텐츠마켓에서 학술포럼 ‘세계로 도약하는 애니메이션: 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의 전략적 홍보 방안 모색’을 진행한 로시오 아우소 평론가와 입문자와 청소년을 위한 애니 특강을 진행한 라울 가르시아 감독을 만났다.
[기획] 무엇을 상상하든 진짜가 되는 세상!, 2024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 만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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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성 노동자에게 이 상을 바친다.” 숀 베이커 감독은 최근 다섯편의 연출작에서 성 노동자를 다뤘고, 올해 칸영화제에서 <아노라>로 황금종려상을 받으면서 어느덧 그의 영화 세계를 설명하는 핵심이 된 이들에게 영광을 돌렸다. 앞서 영화제 기자회견에서는 “현대 자본주의사회에서 성 노동은 직업이고, 생계이고, 커리어이기 때문에 존중받아야 한다. 성 노동자가 그들의 생계를 위해 신체를 어떻게 사용할지 결정하는 것은 그들의 몫이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규제되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숀 베이커의 영화가 아직 첨예하게 논쟁 중인 성 노동 합법화 문제를 직접 담는 것은 아니지만 <스타렛> <탠저린> 그리고 최근 <아노라>에 이르기까지 성매매의 순간을 직접 묘사하는 연출은 불필요하다는 지적도 종종 제기된다. 하지만 ‘성 노동자 한 우물’로 윤리의 회색 지대를 집요하게 파고든 숀 베이커가 미국 독립영화 감독으로서, 작
숀 베이커식의 정치성, 숀 베이커 감독론- 그가 차별화되는 첨예한 계급 문제를 드러내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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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작에서부터 성 노동자와 그들이 마주하는 사회에 관심을 가져왔다. 왜 이 주제를 관객에게 연결하고 싶었나.
성 노동자에 관한 리서치를 진행하면서 실제 성 노동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친구들을 만났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과 가까워졌고, 이들로부터 무수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성 노동에도 얼마나 많은 양상이 다르게 드러나는지 깨달았다. 그런데 세상은 정작 그것에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이들에겐 아직 다뤄지지 않은 이야기들이 너무 많다. 성 노동 산업엔 오직 낙인만 있을 뿐, 이들의 삶엔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 그래서 세상에 남아 있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으로 일어나고 있는 낙인에 관하여 인간적이고 구체적인 이야기를 빌려 보여주고 싶었다. 그러면 많은 사람들이 이들의 진정한 정체성을 이해하고, 이들과 더 연결될 수 있을 거라 믿었다. 그렇게 만들고 싶다.
- 아노라(마이키 매디슨)는 이반(마르크 예이델시테인)의 시한부 섹스 파트너이자 연인으로 지낼 때까지만 해도 무척 여유롭고
[인터뷰] 날카로운 현실, 섬세한 여백, <아노라> 숀 베이커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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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자기 딸을 닮았다며 댄스 쿠폰 5장을 사갔어.” 스트립 클럽에서 스트립 댄서로 일하는 아노라는 휴식 시간마다 동료와 그날 만난 손님에 대해 이야기한다. 시종일관 사람들에게 온화한 미소와 느긋한 말투로 말을 건네는 그는 사실 자신에게 주어진 궁색한 현실을 명확하게 알고 있다. 시나리오로 아노라를 처음 만난 마이키 매디슨은 다양한 층위로 자신을 자유분방하게 드러내는 여자를 그려내기 위해 가장 먼저 현실적인 탐색을 시작했다. “아노라가 맞닥뜨리는 기쁨과 슬픔, 고통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실재적 풍경을 먼저 알아야만 했다. 아노라를 위한 가장 중요한 단계이기도 하다. 그래서 성 노동에 경험이 있거나 그 분야를 오랫동안 공부한 조언자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그들과 실제 스트립 클럽에 가서 춤을 추고, 이 산업에 관한 다큐멘터리와 회고록을 참고했다. 아노라의 미묘한 감정 변화와 뉘앙스는 모두 여기서 생겨났다. 영화가 말하려는 메시지를 명확하게 드러내기 위해서는 성 산업과 주인공에 관
[인터뷰] 자유분방함과 광기 사이에 얽힌 슬픔, <아노라> 배우 마이키 매디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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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가족들은 너 이러는 거 알아?” 뉴욕 스트립 클럽의 댄서 아노라(마이키 매디슨)는 많은 손님이 찾는 에이스로서 환호를 받는 한편 그들로부터 멸시의 언어도 자주 듣는다. 하지만 이런 말들이 아노라를 상처입히진 못한다. 그는 이미 이런 부류의 사람들을 잘 알고 있다. 자기가 클럽에 온 사실을 가족이 알면 큰일 난다며 웃는 손님이나, 스트립 댄서가 자신의 딸을 닮았다는 말을 한 뒤에 다음 방문을 예약하는 남성들. “그 아저씨 이상하다”는 동료의 말에 “왜? 살인마 같아?”라고 되묻는 대화 등에서 아노라가 거쳐온 남성들이 공통적으로 어떤 모순을 지녔는지, 댄서들에게 어떤 태도를 취하는지 충분히 가늠할 수 있다. 그러나 아노라가 러시아인 이반(마르크 예이델시테인)을 만난 건 그가 인기 많은 댄서일 뿐만 아니라 러시아어를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다른 여자들은 잘 모르는, 아노라만이 할 수 있는 것. 비록 말하기보다 듣기를 더 잘하고, 그것조차도 다소 어눌하지만 러시아어
<아노라>가 성 노동자를 외면하지 않는 방식, 마지막 성냥불을 켠 신데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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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 보기에 예쁘고 정갈하게 포장된 이야기 안으로 몹시 불편하고 음습한 현실을 비집어넣는다. 달콤한 디저트 속에 작은 알약을 몰래 숨겨넣는 전략처럼, 숀 베이커 감독은 비밀스럽고 교묘한 방식으로 관객이 현실을 직면하도록 한다. 뉴욕 스트립 클럽의 댄서로 일하는 아노라(마이키 매디슨)는 손님으로 온 러시아인 이반(마르크 예이델시테인)을 만난다. 첫 만남의 느낌이 나쁘지 않았던 아노라는 클럽 밖, 이반의 집에서 그와의 만남을 일주일간 이어간다. 2층짜리 궁전만 한 넓은 집, 화려하고 역동적인 라스베이거스로의 여행, 과시적이고 사치스러운 소비 패턴. 지금까지 자신의 삶과 전혀 다른 형태, 향기, 빛깔을 띠는 이반의 품속에서 아노라는 새로운 경험을 축적해간다. 그러다 약속한 일주일이 다다랐을 때, 브레이크 없는 커플은 감미롭고 충동적인 결정에 넘어가고 만다. 바로 결혼이다.
<아노라>는 이 혼인 관계를 지키고 싶은 아노라와 결혼을 무효화하려는 이반 집안 사람들의 충돌을 주요
[기획] 어둠에서 벗어난 애처로운 ‘빛’, <아노라>와 감독 숀 베이커 세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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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젠더 여성의 험난하고 신랄한 병역판정검사 과정을 그린 <신의 딸은 춤을 춘다>로 2020~21년 클레르몽페랑국제단편영화제 관객상, 미쟝센단편영화제 희극지왕 최우수작품상 등을 받았던 변성빈 감독, 배우 해준이 <공작새>로 다시 뭉쳤다. 왁킹댄서로 치열하게 사는 신명(해준)은 군 입대를 앞두고 목돈을 모아 성전환수술을 받으려 한다. 이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사실상 연을 끊고 지냈던 아버지 덕길(기주봉)의 유언을 수행한다. 그것은 바로 신명이 직접 농악 명인 덕길을 위한 추모굿을 올리는 일이다. 자신의 정체성을 따가운 눈으로 바라보는 고향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신명은 자신의 정체성을 굳건하게 드러내고, 비슷한 상황에 놓인 이들을 돌보게 된다. 이처럼 한국 독립영화계에서 퀴어영화의 저변을 넓힐 <공작새>가 지난 10월23일 극장 개봉했다. <씨네21>이 변성빈 감독과 배우 해준을 만나 그들의 오랜 인연부터 <공작새>의 화려한 완성까
[인터뷰] ‘나 다움으로, 진솔하게, 용기있게’, <공작새> 변성빈 감독, 배우 해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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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엔에스엔컴퍼니는 스튜디오 제작을 담당하는 ‘남아미술센터’, 프로덕션디자인을 담당하는 ‘상상공작소’, 그리고 버추얼 프로덕션과 미디어테크를 담당하는 ‘네이티브’를 주축으로 구성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프로덕션디자인 스튜디오다.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에 위치한 더엔에스엔컴퍼니의 스튜디오는 “1946년 대한민국 최초의 디자인 회사 ‘도선장치’에서부터 시작됐다”.(노승국 더엔에스엔컴퍼니 대표) 노인택 대표가 ‘도선장치’를 승계하는 ‘남아세트’를 설립하고, 노승국 대표에 이르러 ‘남아세트’를 잇는 ‘더엔에스엔컴퍼니’가 설립됐다. 더엔에스엔컴퍼니의 스튜디오가 남양주에 자리 잡게 된 이유는 “과거에는 남양주가 대부분의 촬영 제작 시스템이 자리한 지금의 파주와 같은 역할을 했” (노호태 이사)기 때문이다. 이는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더엔에스엔컴퍼니의 역사와도 연결된다. 남양주에 남아 있는 스튜디오는 많지 않지만, 지리적 특성상 서울에서의 접근성이 여전히 좋다는 것이 더엔에스엔컴퍼니 스튜디오가 갖
[기획] 이어지는 전통, 흉내낼 수 없는 노하우로 승부한다, 더엔에스엔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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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캐슬은 남성주 대표의 정수가 담긴 집약체다. 현재 18년차 세트디자이너 겸 제작자이기도 한 남 대표는 오랫동안 현장에서 쌓은 안목과 연륜을 스튜디오에 고스란히 녹여냈다. 꿈을 실현한 공간이 널리 이용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부지 선택 시 높은 접근성을 최우선으로 삼았다. 숙고 끝에 스튜디오 캐슬은 방송사와 제작사가 즐비한 상암에서 차량으로 1시간 거리인 경기도 연천군 청산면에 자리 잡았다. 남성주 대표는 “강남도 70분 내로 이동 가능하고 포천 고속도로가 뚫리면서 일산도 멀지 않게 됐다”라며 교통적으로 유망해 접근성은 더 높아질 거라고 강조했다. 4개 동으로 구성된 스튜디오 캐슬은 우수한 방음력과 이용자 중심의 배턴 설치를 자랑한다. 스튜디오 A·B·C·D의 모든 내부와 지붕에 고품질의 방음·흡음재를 시공하여 소음으로 촬영이 지장을 받는 일을 최소화했고, 전동 배턴을 3m 간격으로 2열 배치해 규격화함으로써 효율성을 꾀했다. “자체적인 표준 배턴 규격을 만들어 사설 스튜
[기획] 세트 제작자의 손길로 차별화된 작품을, 스튜디오 캐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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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오 박(김윤석), 뽀빠이(이정재), 팹시(김혜수), 예니콜(전지현), 잠파노(김수현), 씹던껌(김혜숙). 이런 독특한 이름이 친숙할 정도로 <도둑들>은 큰 성공을 거뒀다. 2012년에 개봉해 관객 1298만명을 모으며 2010년대 들어 처음으로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로 기록됐다.
<도둑들>은 <범죄의 재구성> <타짜> <전우치>를 만든 최동훈의 네 번째 장편영화로 한·중 도둑 10명이 활개치는 경쾌한 범죄영화다. 탄탄한 팀워크를 자랑하는 한국팀의 뽀빠이, 예니콜, 씹던껌, 잠파노 그리고 감옥에서 막 출소한 팹시는 뽀빠이의 옛 파트너 마카오 박에게 군침 도는 제안을 받는다. 마카오 카지노에 숨겨진 전설의 다이아몬드 ‘태양의 눈물’을 훔치는 것. 막대한 돈이 걸린 작전을 마다할 수 없었던 이들은 위험천만한 작전을 벌이기 시작한다 <도둑들>은 서울, 홍콩, 마카오, 부산 등 국내외 4개 도시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
[연속기획 3] 부산영상위원회 아카이브 총서 <부산의 장면들> #1, ‘천만영화’, <도둑들> 부산 제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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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영상위원회와 함께하는 기획임을 밝히자마자 양우석 감독이 꺼낸 말은 “두 섹션으로 나누어 말씀드리고 싶다”였다. 첫 번째는 제작 당시 부산영상위원회로부터 받은 제작 지원에 대한 감사함, 두 번째는 이 지원에 대한 생각으로부터 뻗어나온 작금의 국가 시스템 전반에 대한 고민이라고 한다. 이는 <변호인>이 1981년에 대한 영화임과 동시에 2013년에 대한, 다시 2024년에 대한 영화임을 깨닫는 과정과도 같다. 데뷔작인 <변호인>에서 출발해 한국 사회의 다음 ‘지금’으로서 천착한 <강철비>와 <강철비2: 정상회담>을 거쳐, 양우석 감독이 꿈꾸는 미래와 나란히 놓인 차기작까지 이어지는 긴 이야기를 소개한다. 대화의 시작점에서 멀리도 떠나왔다 싶기도 했지만, 돌이켜보면 그 항로는 결코 <변호인>의 너른 해역을 떠나는 일이 없었다.
- 2013년 <변호인>이 개봉하고 12년이 흘렀다. 지금 <변호인>을 바라보
[연속기획 3] 부산영상위원회 아카이브 총서 <부산의 장면들> #1, ‘천만영화’, <변호인> 양우석 감독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