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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 주는 심리적인 안정감이 있다”, 박인제 감독
박인제 감독은 스펙트럼이 넓은 감독이다. <모비딕> <특별시민>을 통해 한국 사회의 권력층을 해부하더니 <킹덤> 시즌2에서는 전 시즌보다 더 파격적인 비주얼을 선보이며 좀비 장르물 마니아로서 면모를 뽐냈다. 강풀 작가의 동명 원작을 영상화한 <무빙>은 TV드라마였다면 불가능한 수위의 슈퍼히어로물이면서 따뜻한 가족드라마, 복고적인 멜로이기도 하다. 박인제 감독은 부모와 자식 세대, 등장인물 수가 많은 만큼 장르 변화 역시 드라마틱한 이 대형 프로젝트를 책임질 수 있는 적임자였다. 그리고 그는 <무빙>의 많은 분량을 부산 지역에서 촬영했다. 청룡어워즈시리즈 대상 수상 후 3일 뒤, “<무빙>으로 하는 진짜 마지막 스케줄”이라며 홀가분한 모습을 보여줬던 그를 만나 부산 촬영에 관한 비하인드를 들었다.
- <무빙>은 부모 세대와 자식 세대의 이야기를 아우르
[연속기획 6] 부산영상위원회 아카이브 총서 <부산의 장면들> #1, ‘드라마’, <무빙> 박인제 감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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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빙> 부산에서 촬영한 ‘한국형 슈퍼히어로물’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은 2015년 동명의 웹툰을 영상화한 프로젝트다. 원작을 쓴 강풀 작가가 직접 드라마 대본도 집필했다. 비행, 오감, 치유, 괴력 등 다양한 초능력을 가진 인물들의 서사가 세대를 관통하며 전개된다. 특히 1990년대 격동기를 배경으로 한 부모 세대의 이야기는 ‘한국형 슈퍼히어로물’을 표방한 <무빙>만의 독보적인 색깔을 완성했다. 이중 치유 능력을 가진 주원(류승룡)의 에피소드는 대부분 부산시에서 촬영했다. 거친 조폭이었던 그가 지희(곽선영)를 만나 순애보를 바치는 스토리가 부산 특유의 정서와 잘 어울렸기 때문이다. 그 밖에 두식(조인성)과 미현(한효주)의 일부 장면 역시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에서 찍었다. 따뜻한 가족드라마이면서 에둘러 가지 않는 슈퍼히어로물이었던 <무빙>의 부산 촬영 제작기를 전한다.
90년대, 누아르, 정감을 모두 담은 곳
가장 많은
[연속기획 6] 부산영상위원회 아카이브 총서 <부산의 장면들> #1, ‘드라마’, <무빙> 부산 제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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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관에서 OTT까지, 부산에서 펼쳐진 드라마
시리즈 제작에서도 부산에서의 촬영이 일상화되고 있다. 그중 4편의 대표작을 소개한다. “호천마을의 관광 코스를 소개하는 지도가 세워졌을 정도”로 부산의 정감 넘치는 풍경을 담아낸 <쌈, 마이웨이>부터 한국형 대규모 히어로물, 크리처물의 배경으로 부산을 택한 <무빙>과 <스위트홈>, 그리고 “늘 가던 헌팅지가 아니라 숨겨진 보석 같은”(배준수 미술감독) 촬영지로 부산을 회상한 <D.P.> 시리즈까지 부산의 장대한 드라마는 계속된다.
<스위트홈> 시즌2 디스토피아, 도심, 자연, 모든 게 있는 곳
2020년 넷플릭스에서 K크리처 장르의 신기원을 열었던 <스위트홈> 시리즈가 더 확장되고 거대한 규모의 시즌2, 시즌3를 촬영하기 위해 부산을 찾았다. 시즌1이 주인공 현수(송강)를 비롯한 특정 인물들의 사연이 엮이고 엮인 ‘그린홈’ 아파트, 그 한정된 공간에서 펼쳐지는
[연속기획 6] 부산영상위원회 아카이브 총서 <부산의 장면들> #1, ‘드라마’, <스위트홈> 시즌2 부산 제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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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문화콘텐츠페스티벌(TCCF)의 열기가 한창인 11월7일 오후, 프랑스, 미국, 태국 등을 넘나들며 활약해온 네명의 대만 배우- 에스더 리우, 커시 우, 가진동, JC 린- 가 모여 다국적 프로젝트가 남긴 유의미한 경험, 자국 현장 문화를 향한 제언 등을 공유했다.
2019년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된 <니나 우>의 각본과 주연을 맡았던 커시 우는 “2017년 미투운동을 지켜보면서 내 자전적 경험과 공명할 수 있었고 이에 힘입어 각본을 집필했다. 이후 다양한 미국 프로덕션의 연락을 받았다. 특히 감독이 직접 SNS 메시지로 캐스팅 제의를 해 출연하게 된 작품이 <블루 선 팰리스>(2024)”라고 밝혔다. 그는 <블루 선 팰리스>를 통해 미국 영화산업에 정착한 인티머시 코디네이터의 중요성을 실감했다. “계약서상에서 동의했다고 하더라도 막상 배우가 현장에서 후회하거나 부끄러움을 느낄 수도 있는데, 바로 그런 지점을 중립적이고 공정한 매
[인터뷰] 배우의 역할은 국경 너머에도 있다 TCCF 포럼 참석한 네명의 대만 배우 - 에스더 리우, 커시 우, 가진동, JC 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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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계와 라틴계의 존재감이 두드러졌던 올해 에미상 시상식에서 단연 발군의 성과를 보여준 작품은 18개 부문에서 수상해 역대 최다 수상작으로 등극한 <쇼군>이다. 디즈니+의 일본 에도시대 역사극에서 일본인 프로듀서 미야가와 에리코가 보여준 활약은 특정 문화권을 다루는 작품에서 이를 진정으로 이해하는 현지 프로듀서가 “가능한 한 높은 직위에서 권한을 가지고” 참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짚어준다. “문화적 다양성과 대표성(representation) 측면에서 많은 발전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나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말하는 그가 올해 대만문화콘텐츠페스티벌(TCCF) 피칭워크숍의 멘토로 참가해 아시아 창작자들과 열띤 워크숍을 갖고 피칭 준비를 도왔다. 낭보 이후, 생애 첫 대만을 찾은 미야가와 에리코와 밝은 미래의 입구 앞에서 나눈 대화를 전한다.
- 미국, 대만 등 국제적인 프로덕션에서 폭넓은 작업을 해왔지만 <쇼군>은 처음으로 미국 제작사와 메인
[인터뷰] ‘할리우드에는 더 많은 아시아계 프로듀서들이 필요하다’, TCCF 피칭워크숍 멘토로 대만 찾은 미야가와 에리코 <쇼군>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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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회 5년차를 맞이한 대만문화콘텐츠페스티벌(Taiwan Creative Content Fest, TCCF)은 올해도 순항했다. 대만 내 문화예술산업을 전담하는 문화부 산하 대만콘텐츠진흥원(TAICCA)의 막강한 지원 아래, 영화·방송을 아우르는 대규모 콘텐츠 교섭의 장을 꿈꾸는 TCCF는 마켓과 피칭 프로그램에 더불어 양질의 포럼이 종일 열리는 독특한 성격의 행사다. 11월5일부터 8일까지 나흘간 진행된 이번 행사에 관해 수에왕 대만 문화부 차관, 홈차이 TAICCA 이사장은 유망한 IP를 국제 투자자들과 연결하고 전세계 콘텐츠 전문가들간의 네트워킹을 도모하며, 산업 트렌드를 담론화하는 TCCF가 아시아 콘텐츠 산업의 허브로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음을 역설했다. 분주했던 피칭, 마켓, 포럼 등 세개의 주요 섹션을 아울러 2024 TCCF의 현지 리포트를 전한다. 피칭 워크숍을 위해 대만을 찾은 <쇼군> 프로듀서 미야가와 에리코로부터 에미상 시상식 18개 부문 수상에 달하는
[기획] 대만 콘텐츠의 현주소, 아시아 영상산업의 허브로 거듭나는 TCCF - 김소미 기자의 TCCF, 대만문화콘텐츠페스티벌 방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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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노라>의 첫 장면은 인상 깊다. 이곳은 스트립 클럽. 춤추는 댄서를 차례로 지나치던 카메라는 문득 한곳에서 걸음을 멈춘다. 거기에는 애니(마이키 매디슨)가 있다. 카메라는 천천히 그녀를 향해 다가간다. 여태 댄서의 외설적인 몸을 담아내던 카메라는 춤추는 애니의 몸을 지나쳐, 어느덧 그녀의 얼굴 앞에 친근하게 다가선다. 이 클로즈업은 우리에게 두 가지를 선사한다. 먼저 그녀의 표정을 우리에게 자세히 보여주고, 다음으로 그녀의 얼굴에 집중하는 데 방해가 되는 외설적인 이미지를 스크린 바깥으로 추방한다. 통상 우리에게 익숙한 클로즈업의 기능은 무언가를 크게 보여주는 것이다. 그런데 이 장면에서 스크린을 가득 채운 애니의 얼굴만큼이나 인상 깊은 것은, 프레임 바깥으로 밀려나는 성적인 이미지다. 다른 것을 내보내고, 자세히 들여다보는 일. 이 순간의 묘한 클로즈업을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첫 장면을 기억해주기 바란다. 우리는 이 장면으로 다시 돌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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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 춤추는 몸 뒤의 포옹, <아노라> 환상을 파는 대신 인간의 물성을 보여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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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경기를 보고 있으면 깜짝깜짝 놀란다. 도대체 미국은 얼마나 잘살기에, 운동선수에게 저렇게나 큰돈을 줄 수 있단 말인가. 투수, 타자 다 잘해서 연봉이 980억원(7천만달러)이나 된다는 오타니만 고액 연봉자이겠는가. 1년에 400억~500억원 정도를 받는 선수들이 수두룩하다. 한국에서 야구로 돈을 제일 많이 번다는 최정 선수가 14년간 받는 총액이 302억원임을 생각한다면 미국은 어떤 나라인지 가늠이 안된다. 농구와 미식축구는 더하다. 1년에 162게임이나 하는 야구와 달리 정규리그가 82경기인 미국프로농구(NBA)와 고작(?) 17경기인 내셔널 풋볼 리그(NFL)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의 최고 연봉은 700억~800억원 수준이다. 그런 부자 나라 미국에, 한번쯤은 가보고 싶은 생각도 든다.
그래서인지 미국과 빈곤은 어울리지 않은 조합이면서도 양극화의 교본 같기도 하다. 매슈 데즈먼드 프린스턴대학교 사회학 교수는 저서 <미국이 만든 가난: 가장 부유한 국가에 존재하는
[비평] 돌에 맞으면 아프다, <아노라>가 미국 성 노동자를 다루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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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스토리를 비튼 <아노라>는 의도된 문제작이다. 단지 성 노동자를 전면에 내세웠기 때문이 아니다. 숀 베이커 감독은 언제나 사회 외곽에서 안을 들여다보며 구조적인 모순을 들춰내온 창작자였고 자신의 관점을 끝까지 밀어붙인 끝에 결국 유리 구두마저 박살내버렸다. 얼핏 가벼워 보이지만 무섭도록 논쟁적인 이 영화를 두고 여러 방향의 리액션이 감지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이에 <씨네21>에서는 <아노라>를 이해하기 위한 두개의 경로를 준비했다. 우선 오찬호 사회학자는 <아노라>가 미국 성 노동자를 다루는 방식에 대한 날카로운 글을 보내왔다. 미국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경유하는 글을 통해 <아노라>의 문제의식이 한층 선명히 보일 것이다. 이어 홍수정 영화평론가는 숀 베이커 감독이 ‘아노라’를 폭력으로부터 보호하는 방식을 고찰했다. 영화를 둘러싼 말들이 늘어가고 시끄러워질수록 <아노라>의 빛은 점점 더 강렬해진다.
*이어
[기획] 깊이, 옆에서, 다르게 <아노라> 읽기 - 사회학자와 영화평론가가 <아노라>를 보는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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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앳워터 캐피털은 다소 낯선 이름이지만 할리우드에선 약 7천억원에 달하는 자산을 관리하는 콘텐츠 전문 투자사다. ‘유녹(U-KNOCK) 2024 인 라스베이거스’(이하 유녹) 콘퍼런스를 여는 기조 세션에서 ‘자산 아닌 사람과 스토리에 투자’라는 주제로 발표한 바니아 슐로겔 앳워터 캐피털 창립자이자 대표를 만났다.
- 앳워터 캐피털에 대한 소개부터 부탁드린다.
지난 2017년 1월 앳워터를 설립해 약 5억달러의 자산을 관리하고 있다. LA에 위치한 앳워터 빌리지에 본사를 두고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스포츠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에 투자만 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골드만삭스와 글로벌 콘텐츠 투자사인 KPR이라는 큰 유한 파트너사가 있다. 우리는 전문성과 운영 철학을 기반으로 떳떳하게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 기조 세션에서 어떤 얘기를 할 생각인가.
앞으로 콘텐츠 산업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 말해보려 한다. 절반은 한국인이자 한국에 가족이 있는 사람으로서 한
[인터뷰] 투자 관점으로 ‘사람’과 ‘이야기’를 본다는 것 - 바니아 슐로겔 앳워터 캐피털 창립자·대표 단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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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으로 영화를 사고 파는 플랫폼에서 드라마, 웹툰, AI 등 다양한 장르의 한국 콘텐츠에 대한 해외 투자를 끌어내겠다는 야심은 무모할 정도로 도전적이었다. 아메리칸필름마켓(AFM) 한복판에서 열린 ‘유녹(U-KNOCK) 2024 인 라스베이거스’(이하 유녹)는 이곳에 모여든 콘텐츠 제작자, 제1금융권, 창투사, 북미 투자자들의 관심으로 열기가 뜨거웠다. 유녹이 열리기 하루 전이었던 11월6일에 만난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 유윤옥 콘텐츠기반본부 본부장은 벌써 다음 스텝을 고민하고 있었다.
- 해외투자유치 지원 프로그램을 준비한 목적이 무엇인가. 투자는 시장 질서에 맡겨야 하지 않나.
콘텐츠 산업은 민간 부문에서 자율적으로 움직일 때 가장 폭발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산업이라고 생각한다. 시장 논리에 따르면 콘텐츠 산업에 성공 가능성이 보일 때 민간 부문에서 자금이 몰려야 한다. 하지만 민간 부문에서 콘텐츠 산업 특성을 잘 모른다면 투자할 수 있는 경로와 기회가 없거나
[인터뷰] 가능성, 잠재력, 글로벌 전망에 투자한다, 유윤옥 한국콘텐츠진흥원 콘텐츠기반본부 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