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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스터스>의 주인공들에게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는 말은 조금 다른 의미로 들릴 것이다. 그들은 재해로부터 도망칠 수 없어 순응하는 척하는 게 아니라 그 불가피한 속성 자체에 매료된다. 토네이도가 새긴 트라우마에 반문하듯, 끝내 돌풍을 길들여보겠다는 패기로 무장한다. 재난물로서 <트위스터스>가 딛고 선 지대는 이렇게 정서적으로 풍요로워진다. 자연을 향한 경외가 드라마를 추동할 뿐 아니라 스펙터클을 지탱하는 감각으로서도 뿌리내렸기 때문이다.
이 특별함에 반응해 정이삭 감독에게 대화를 청한 이가 있다. 지난해 <콘크리트 유토피아>로 한국 재난영화의 새 챕터를 연 엄태화 감독이다. 마침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재밌게 봤다는 정이삭 감독이 내한 일정 중 엄태화 감독과 마주 앉았다. 두 사람은 유사한 소재를 채택했음에도 전혀 다른 방식으로 서사를 쌓아올린 서로에 대한 지지를 바탕으로 질문을 주고받았다. 지진과 토네이도, 대립과 협업, 안티히어로
[Masters’ Talk] <트위스터스> 정이삭 감독에게 <콘크리트 유토피아> 엄태화 감독이 묻다, 정이삭 x 엄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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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의 영화를 만드는 감독의 인상을 떠올리면 우선 자유로운 예술가의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이어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의 격식과 영상을 책임지는 사람의 품위를 상상해볼 수 있다. 하지만 이탈리아의 쌍둥이 형제 감독인 다미아노 딘노첸초와 파비오 딘노첸초는 흔한 영화감독의 이미지와 딴판이다. 이들은 로마 도심에서 변두리로 향해가는 지하철 어느 칸에서 맞닥뜨려도 전혀 어색할 것이 없어 보일 정도로 소탈하고 쉽게 다가갈 수 없는 독특한 아우라를 뿜어낸다. 어부의 아들로 태어난 딘노첸초 형제는 바리스타, 식당 서빙, 제초일 같은 소일거리로 청춘을 보냈고, 가끔 그림을 그리거나 시를 짓는 정도의 창조 활동을 했다. 전문 교육기관의 도움 없이 시나리오를 대필하며 영화를 독학한 두 형제는 어느새 네편의 장편영화를 만들었고 만드는 작품마다 국제영화제에 초대되는 스타 감독이 됐다. 두 감독의 대표작 <배드 테일즈>는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각본상)을 수상한 바 있다. 학벌, 제
[로마] 독특한 아우라의 쌍둥이 감독, 딘노첸초 형제가 연출한 TV시리즈 <도스토옙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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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 3대 흉가는 어디일까. 바로 곤지암 정신병원, 경북 영덕횟집 그리고 갈빗집 늘봄가든이다. 영화 <늘봄가든>은 현실 속 괴담에서부터 출발한다. 언니 혜란(김주령)의 만류에도 남편의 유일한 유산인 시골 저택 늘봄가든으로 이사를 간 소희(조윤희)는 그곳에서 조금씩 불길한 운명을 맞닥뜨린다. 명확한 이유를 알 수 없는 일들이 하나둘 벌어지고 스산한 분위기 속에 막연한 공포감은 커져간다. 저주받은 공간, 어겨선 안되는 규칙, 악의 없는 금지구역 침범 등 <늘봄가든>은 클래식 호러영화가 갖춰야 할 설정을 충실하게 따른다. 배우 조윤희, 김주령의 호러 장르 변주 또한 기대를 키운다. 작품 전반에 균형 있게 포진한 점프 스케어 구간도 넉넉한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절대로 들어가지 마.” 익숙하지만 가장 섬뜩한 공포심을 고양시킨다.
[coming soon] '늘봄가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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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일 앞에서 우리는 얼마나 순수해질 수 있을까. 지난 8월2일 숭실대학교 학생회관 1층 블루큐브에서 한여름만큼 뜨거운 현장이 펼쳐졌다. ‘대학 연기 배틀’은 숭실대학교 영화예술전공이 매년 주관하는 합동 오디션으로 지금까지 한양대학교, 서울예술대학교, 건국대학교 연기전공과 함께했다. 매니지먼트 관계자, 배우, 제작자, 감독 등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참가자들은 현직자에게 자신을 직접 어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계약과 출연의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 올해 ‘2024 대학 연기 배틀’에서 숭실대학교는 건국대학교를 초청했다. 대학마다 30명씩 출전한 참가자들은 1라운드에서는 미리 준비한 2인극을, 2라운드에서는 즉흥극을 선보였다. 심사위원진에는 성현수 눈컴퍼니 대표, 이소영 사람엔터테인먼트 대표, 배우 김옥빈·서지혜, 엄주영 씨네주 대표, 박이웅·이솔희·임오정 감독 등이 이름을 올렸다. 장장 8시간가량 이어진 오디션 동안 박수와 함성이 그칠 줄 몰랐다. 떨리지만 자신 있게 자신
[씨네스코프] 뜨겁게 생각하고 자유롭게 표현하라!, '2024 대학 연기 배틀' 현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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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바다, 별을 품은 축제, 제26회 정동진독립영화제가 막을 올렸다. 8월2일 폭염 경보가 내린 날씨에도 인디밴드 ‘위댄스’의 폭발적인 개막 공연은 록 페스티벌을 방불케 하는 뜨거운 함성을 자아냈다. 선홍색 석양이 점차 어둠으로 바뀌어갈 무렵 강릉씨네마떼끄 권정삼 대표의 힘찬 개막 선언과 함께 본격적인 개막식이 시작됐다. 정동진독립영화제는 올해 1030편이라는 역대 최다 작품이 접수됐다. 이중 강릉시 제작 지원 작품 2편, 공모를 통해 선정된 단편 20편과 장편 2편으로 총 24편의 작품을 3일간 상영한다. 김진유 집행위원장은 “고유의 개성과 재치, 영화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작품 선정 기준이라고 말했다. 프로그램 소개 이후 이어진 내빈 소개는 의미심장한 말들로 가득했다. “올해 영화제의 예산을 지켜준” 강릉시 의원들을 시작으로, “영화 생태계 보전”을 함께 고민하는 여러 영화제의 집행위원장과 프로그래머들은 물론 권해효, 박종환 배우와 권칠인 감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대
이렇게 영화제는 계속된다, 정동진독립영화제, 네마프2024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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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시장에서 TV 운영체제(OS)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모바일 시장에는 구글과 애플이, TV 시장에는 넷플릭스, 아마존, 디즈니+, 유튜브가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지만 TV 제조사들은 자신들만의 OS를 통해 독자적인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따라서 미디어 시장 관계자에겐 각 제조사의 TV OS를 이해하는 일이 필수다. 기술적 이해를 넘어 각 OS가 제공하는 고유의 콘텐츠와 사용자 경험을 분석하고 활용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변화의 중심에는 삼성의 타이젠(TIZEN), 엘지의 웹오에스(WebOS), 하이센스의 비다(VIDAA), 그리고 최근 유럽 필립스 TV에서 지난 2월에 발표한 타이탄(Titan) OS가 있다. 삼성의 타이젠은 삼성 TV 플러스라는 독자적인 캡티브 앱을 통해 다양한 무료 콘텐츠를 제공한다. 또한 FAST 채널뿐만 아니라 AVOD(Advertising Video on Demand) 콘텐츠도 적극적으로 도입해 점점 더 강력한 미디어 플랫폼으로의
[김조한의 OTT 인사이트] TV 플랫폼의 OS 전쟁을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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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1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에서 ‘영화발전기금(이하 영발기금) 2025년 예산안 긴급점검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의 주요 내용은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법률에 따른 영발기금 관리·운용 주체로서 제대로 된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원승환 인디스페이스 관장은 정부가 작성한 ‘2023년 기금존치평가보고서’를 언급했다. 보고서엔 “영발기금의 목적이 유효하고 독립된 기금 형태의 운용이 바람직”하다고 적혀 있지만 실제로는 “기금 관리 주체(영진위)와 기획재정부간의 협의·조정 절차가 무시되고 있다”(원승환)고 주장했다. 영진위 예산 수립 및 운용이 영진위와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의 의견보다 정부 기조에만 좌우되는 상황을 꼬집은 것이다. 백재호 한국독립영화협회 이사장은 “2025년 영진위 예산도 올해와 같이 지역 영화 관련 예산은 0원이고, 영화제 예산도 영화인들의 반발 목소리와 달리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후문을 전하며 “영진위의 영발기금 운용 자율성 확보
“영화진흥위원회의 자율성 확보가 시급하다”, 영화발전기금 2025년 예산안 긴급점검 토론회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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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무더위를 웃음으로 날릴 시원한 코미디영화가 등장했다. 선텅과 마리 주연의 <인형 뽑기>가 개봉 첫주 일요일 하루 관객수 540만명을 기록한 데 이어 상영 일주일 만에 박스오피스 15억위안을 넘어서며 중국 관객들에게 통쾌한 웃음을 선사 중이다. 극 중 선텅과 마리가 분한 부부는 금수저로 태어났다. 어느 날 이들은 문득 자신들이 지닌 막대한 재산으로 아이들을 양육하는 게 진정 그들을 위하는 일이 아닐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부부는 가내 모든 환경을 가난한 집안인 양 위장하는 소동극을 벌인다. 온 가족이 잘 짜인 연극판 위에서 가난을 연기하며 흘러가는 이야기는 흡사 <트루먼 쇼>를 연상케 한다. 하지만 <인형 뽑기>는 <트루먼 쇼>의 구성 안에서 빈부의 양극화와 갈등, 과도한 교육열, 교육의 진정성 등 다양한 문제의식을 담는다. 영화는 코미디로 외피를 두르되 그 속에 현실을 풍자하는 예리한 현실 인식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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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무더위를 날릴 풍자와 현실 인식, <서홍시수부>팀이 재회해 만든 코미디 영화 <인형 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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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42년 기성세대가 거쳐온 고난의 시대에 저항심이 커진 청년들은 더 나은 현재를 찾기 위해 식민지를 떠날 원대한 계획을 세운다. 이들이 도착한 곳은 버려진 우주 정거장 로물루스. 어떠한 생명체도 쉽게 발견할 수 없는 폐허에는 이들의 방문에 반응하는 공포스러운 움직임이 감지된다. 우주에서 가장 두려운 존재, 에일리언의 무자비한 사냥은 폐쇄된 공간에서 압도적인 불안감을 높인다. 이들의 절규를 들어주는 이 없는 우주적 공허함은 누가 생존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생존을 위한 치열한 사투를 불러일으킨다. 각본과 연출을 도맡은 페데 알바레스 감독은 <거미줄에 걸린 소녀> <맨 인 더 다크> <이블 데드> 등을 통해 스릴러의 중심을 탄탄히 이어온 만큼 새로운 <에이리언>의 세계를 확장한다. 세대간 갈등, 우주 식민지 계급, 크리처와의 서바이벌 싸움 등 다양한 각도의 키워드가 담겨 있다. <에이리언> 1편과 2편 사이의 이야기를
[coming soon] '에이리언: 로물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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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22일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 등 의원 46명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의 진상조사와 재발 방지 및 피해자 권리보장을 위한 특별법안’(이하 블랙리스트 피해자 권리 특별법)을 공동 발의했다. 법안 내용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조사위원회 구성, 진상규명 조사, 피해자 실태조사 및 지원 등이 포함됐다. 대표 발의자인 김재원 의원은 “현재 ‘예술인의 지위와 권리의 보장에 관한 법률’(이하 예술인권리보장법)로는 명확한 진상규명과 블랙리스트 재발 방지에 한계가 존재”한다며 “예술인·단체의 피해 구제와 명예 회복 등을 위해 법률을 제정”한다는 입법 취지를 밝혔다. 22대 국회에서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방지를 위한 예술인권리보장법의 일부 개정안이 발의된 적 있지만 관련 특별법을 추진한 사례는 김재원 의원의 발의가 처음이다. 김재원 의원은 “문화예술산업에 대한 정치적 규제가 어떻게 산업을 무너뜨리는지 홍콩영화계 등 과거 해외 사례를 보면 알 수 있”기 때문에 “사상 문제와 무관하게 누구나
현실적인 예술인 지위·권리 보장을 촉구한다, 김재원 의원 등 ‘블랙리스트 피해자 권리 특별법’ 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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숀 레비 우선 축하해요. 이번 여름에 <베테랑2>로 칸영화제에 다녀오셨다고 들었어요. 저는 칸영화제에 가본 적이 없는데 대단하세요!
류승완 저는 한번도 <데드풀> 시리즈를 만들어본 적이 없으니까 감독님이 훨씬 더 대단하죠! <데드풀과 울버린> 예고편을 극장에서 처음 보는 순간 너무 흥분했어요. 특히 그 감독이 제가 너무 좋아하는 영화 <리얼스틸>의 숀 레비라는 것을 크레딧을 통해 확인하고 굉장히 흥분했던 기억이 있어요. (영어로) 아이 러브 <리얼스틸>!
숀 레비 고마워요. 저는 <리얼스틸>을 통해 휴 잭맨을 만났어요. 2010년이었죠. 그전까지 많은 코미디영화를 찍었고, <리얼스틸>로 처음 다른 톤의 영화를 찍을 기회를 얻었죠. 그리고 그게 다른 장르의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갈망이 시작된 시점이었어요. 이제는 제가 만들어온 영화와 전혀 다른 장르의 작품들도 만들게 됐어요. 영화감독으로서 꿈꿔온 것
[Masters’ Talk] 이건 정말 '숀 레비 영화'!, <데드풀과 울버린> 숀 레비×류승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