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자로 말해봐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범죄를 예측해 단죄하는 완벽한 치안의 미래사회. 이 시스템에 오류란 있을 수 없다. 자기 자신이 표적이 되기 전까지는. 어느 날 갑자기 사냥꾼에게서 사냥감으로 전락한 미래 범죄 단속반의 형사 톰 크루즈는 동료들의 추적으로부터 필사의 탈주를 꾀한다.
** 볼거리 필립 K. 딕의 단편을 각색한 근접 미래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블레이드 러너>를 숭배하며 성장한 프로덕션 디자이너의 꿈. 1950년대식 풍경에 광택을 낸 듯한 병적으로 청결한 교외와 폐쇄된 암흑가의 이중 공간으로 이뤄진 ‘네오-패스트’(Neo-Past)의 세계가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를 동시 구현한다. 미래사회가 이미지를 퍼붓는 방식을 보여줄 각종 모니터, 광고, 홀로그램도 주목할 것. 예고편에 등장한 망막 스캐너, 거미형 검시로봇, 자기부상형 이동수단은 첨단 메커닉 디자인들의 화려한 전람회를 예고한다. 이 영화를 위해 80여종의 미래형 컨셉 카를 그려낸 디자이너는 메르세데스 M-클래스, S-클래스 승용차, <아마겟돈>의 월면차, <배트맨>의 배트 모빌을 창조한 황금손의 주인 헤롤드 벨커다.
** 만들어지기까지 톰 크루즈 동료 역으로 맷 데이먼이 거론됐고 케이트 블란쳇도 캐스팅 물망에 올랐지만 스필버그가 <A.I.>를 먼저 찍기로 결심하면서 콜린 파렐, 사만다 모튼으로 대체됐다. 스필버그는 <마이너리티 리포트> 촬영을 서두르느라 <A.I.>의 프로모션 행사에 결석하기도 했다. 477개 숏에 들어간 특수효과는 <미지와의 조우> 이후 스필버그 영화로서는 최다를 기록했다. 스필버그가 밝히는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조리법은 ‘<말타의 매>+<레이더스>+미량의 광기’다.
** 흥행예보 맑음: 영화가 어떻게 나와도 감독과 주연 이름만으로도 첫주 빅뱅은 따놓은 당상.
흐림: 해리슨 포드도 브래드 피트도 암울한 미래를 관객에게 팔지는 못했다. 2주 앞서 개봉하는 <에피소드2>의 고공 액션과 CG스펙터클이 관객의 미각을 마비시킨다면?
** 참고 <미션 임파서블>(1996년 6월15일 개봉)은 서울에서 62만2237명, <미션 임파서블2> (2000년 6월16일 개봉) 123만633명, <A.I.>(2001년 8월10일 개봉)는 52만7500명을 동원했다.
이러쿵저러쿵
양순 스티븐 스필버그와 톰 크루즈라니, 이건 완전 박스오피스의 여신이 중매를 선 한쌍이네. 하긴 <탑 건>부터 20년간 블록버스터계 왕자였던 톰 크루즈가 여태 스필버그랑 영화를 안 찍은 게 더 놀랍다. 그래서 <바닐라 스카이>에 스필버그가 카메오로 나왔나?
기태 글쎄, 꼭 그럴까? <A.I.>가 블록버스터답지 않은 흥행에 그친 걸 생각해 봐. 예고편 비주얼로 봐서는 오히려 <A.I.>보다 더 스탠리 큐브릭의 영화를 닮았다고. 적어도 <쥬라기 공원> 같은 오락성을 바라면 안 될걸.
양순 그래도 액션이 있어. <A.I.>와는 대중적 호소력을 비교할 수 없지. 트레일러만 봐도 비밀스런 <A.I.> 예고편과 달리 스펙터클과 스피드를 확실히 부각시켰어. 각막 스캐닝으로 신원 확인하는 장면이나 동물 촉수처럼 보이는 기계장치는 눈이 흐뭇하더라. 도주극이니 스릴은 기본이고 심혈을 기울인 결투 신도 한두번 있겠지.
기태 윤리적 물음도 끼어들겠지. 범죄를 예고하는 시스템이란 것도 실은 예지력을 지닌 돌연변이 인간이라니까. 톰 크루즈는 일껏 봉사했던 체제에 쫓기게 된 셈이고.
양순 폼잡는 질문만 잔뜩 늘어놓고 답은 없다고 비난하는 평도 어째 수월찮이 나올 것 같네. 관객 동원이 미지근하면 <영혼은 그대 곁에>와 <후크> 이후 스필버그 생애 두번째 연속 흥행 부진으로 기록될 거고. 뭐, 스필버그야 언제든 저만 좋다면 <해리 포터> 시리즈에 도중 승차할 수 있겠지만.
기태 걱정은. 스필버그 왈, “이젠 관객보다 나 자신을 즐겁게 해주고 싶다”고 했어. 김혜리 [email protected] ▶ 블록버스터 빅 4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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