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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와 낸시>? 당연히 있죠!
우수 비디오숍 -춘천시 후평동 영스타 비디오, 이정란씨
영스타의 ‘하루’. 오전 9:00 문 열기 30분 전이다. 지난밤에 본 테이프 제자리에 꽂아놓고 매장청소 시작. 어젯밤부터 쌓인 눈 때문에 문이 잘 열리지 않던데, 내친 김에 매장 앞도 비질 한번.
오전 11:00 밤새워 쓴 거라며 서진원님께서 <존 말코비치 되기>에 대한 감상평을 제출해주셨다. 현재 한림대 사학과 영화동아리 ‘무비 매니아’를 운영하고 있어서 그런지 시각이 꽤 날카롭다. 평이랑 시놉이랑 카메오 이야기까지 형식도 good!
오후 1:00 사우동 사시는 김정욱님 요즘 청소년영화제 때문에 많이 말랐다. 근데 빌려갔던 <충열도>를 내놓으며 하는 말이 “테이프가 이상해요. 중간부 화질이….” 아니, 이게 웬 청천벽력인가. <충열도> 서치하며 꺼이꺼이 운다.
오후 3:00 신규 고객님 등장. “여기 <시드와 낸시> 있나요?” 무
2001 우수 비디오숍 콘테스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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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필 참새 모으는 비디오 방앗간
우수비디오숍 - 영화마을 화정점 대표 김진규씨
보통 잘되는 숍은 이렇게들 이야기한다. (손님이 차고 넘치는데) 딱히 비결이랄 게 없다고…. 영화마을 화정점의 강점은 한눈에 보인다. 편안한 휴식공간을 둔 넓고 깨끗하고 잘 정리된 매장이 그것이다. 김진규씨는 하드웨어에 많은 투자를 한다. 재작년에 AV 시스템을 설치하면서 돌비서라운드의 빵빵한 사운드 시스템을 갖추었다. “철지난 비디오라도 이렇게 재생하면 본래의 웅장한 스케일이 살아나니까 구프로와 특선도 많이들 보시더라”고 그는 말한다. 지난해 6월에는 DVD도 들여놓았을 만큼 그는 하드웨어에 아낌없이 투자한다. 강점은 하드웨어에 그치지 않는다. 화정점을 자주 드나드는 학생들은 그를 ‘방앗간 아저씨’라고 부른다. 학생들이 스스로를 방앗간 참새로 여길 만큼 자주 찾는다는 말이다. 그래도 아저씨라니, 올해 32살의 미혼남인데 좀 심했다. 특이하게도 그는 취미로 RC 자동차(Radio Control 흔히
2001 우수 비디오숍 콘테스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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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없는 것이 없다
우수 비디오숍 퇴계원점, 오승현씨
영화마을 퇴계원점으로 향하면서 지금 출발합니다, 전화를 했다. 오승현씨는 영화사에서 돌아오는 중이라고 ‘동업자’인 부인 백송이씨가 알려줬다. 말로만 듣던 영화인의 부업인가? 먼저 도착해서 기다리던 오승현씨는 짐작대로 현역 영화프로듀서였다. 경력을 훑다보니 지금 같은 단편영화 붐이 일기 전, <이상한 영화> 1, 2라는 제목으로 국내외 단편영화모음 비디오 제작사에서 홍보를 담당한 전력도 돌출했다. 10평 남짓, 좁은 숍의 분위기가 독특한 이유가 따로 있었다.
비디오테이프들은 배우별로 정리돼 있었다. 니콜라스 케이지, 줄리아 로버츠, 맷 데이먼, 골디 혼, 수잔 서랜던, 닉 놀테, 이수현, 인달화, 양가휘, 장만옥, 원표, 양조위, 양자경, 공리, 주성치…. 같은 이름이 맞은편 진열장에도 반복되는 게 이상하고 재미있었다. 빨/노/초 관람등급별로 진열해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한 배우를 한칸에 모으지 못한 것
2001 우수 비디오숍 콘테스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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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오타쿠의 신 오시이 마모루, 한국의 오타쿠를 만나다5만. 오시이 마모루가 시나리오를 쓰고 감수한 <인랑>의 한국관객 수다. 작지만, 진지하면서도 소수 취향인 일본 작가주의적 애니메이션의 관람객으로서는 결코 조촐하지 않은 잔치였다. 테크놀러지에 대한 끊임없는 호기심과 도전, 거기에 상응하는 치열한 작가정신으로 알려진 오시이 마모루는 일본에서도 오타쿠의 열렬한 지지를 받아온 감독이다. ‘오타쿠의 신’ 오시이 마모루가 신작 <아바론>을 들고 한국에 왔다. 실사영화와 애니메이션의 교배종인 <아바론>의 개봉은 2월 초. 미리 <아바론>을 본 오시이 마모루의 ‘오타쿠’와 ‘신’이 만났다.그들의 만남은 그리 길지 않았다.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작품세계에 담긴 이미지와 언어들을 시시콜콜 뜯어보며 궁금증을 쌓아뒀던 오타쿠들과, 그들의 물음에 할말이 적잖은 감독에게 1시간은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으니까. 지난 1월10일 저녁 6시. 오시이 감독이 머무
가상과 현실, 경계는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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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준현재 서울애니메이션센터에서 정보자료담당으로 일하는 서른한살 반공무원. 만화로 한글을 깨우치고 애니를 보며 일본어를 배웠다. 만화, 애니와 관계된 서울 및 인근지역에 서식하며, 가끔씩 일본으로 사냥하러 이동하는 시기가 있다. 웬만한 건 가리지 않고 보는 잡식성. 한주 평균 섭취량은 만화책 35∼50권(구매 30%/ 대여 60%/ 기타 10%), 애니메이션 4∼5편(TV방영분·동영상 제외) 정도다. 오시이 감독의 작품은 전원에서 아무 생각없이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해서 좋다. 최근작보다 <우르세이 야쓰라-뷰티풀 드리머> 같은 초기작이 더 맘에 든다.<우르세이 야쯔라 뷰티풀 드리머>(1984)좋아하는 감독들의 작품 중에서도 특히 좋아하는 작품을 고르라고 하면 보통 초기작들을 많이 꼽는다. 그 감독이 막 스타트점에서 긴장하고 열심히 하려는 의지를 보이는 게 좋다고 할까. 이 작품은 사이버펑크라는 포장에 싸인 <공각기동대>나 너무 현실화한 <패
오타쿠 3인방이 뽑은 오시이 마모루 베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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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남자들은 왜? 여자들은 왜?그때 나는 언제나 그러하듯 올 들어 세 번째 지갑을 차에 두고 내린 상태였다. 그 지갑이 어떤 지갑이냐로 말씀드릴 것 같으면, 대학원 후배들을 무료로 스터디해 준 뒤 받은 특별한 보답이었다. “언니는 왜 항상 짧은 지갑을 가지고 다녀요. 여기다 돈 넣고 다녀 보세요. 장지갑이 얼마나 편하다구요.” 항상 지갑을 잃어버리기 때문에 좋은 지갑을 사지 않는 버릇을 귀여운 후배들은 알아차린 모양이다. 이 지갑만큼은 잃어버리고 싶지 않았다. 미루고 미루다 사용한 지 채 한달이 지나지 않았는데 한눈을 팔다 또 잃어버리다니 이러고도 내가 정신이 있는 사람일까?우리, 같은 땅에 사는 사람들 맞아?지갑을 잃어버린 뒤 즉각적인 남편의 반응은 무엇을 잃어버렸는지 알아보고 은행에 신고하는 것이었다. 이것저것 조치를 취한 뒤, 남편은 아주 어이없는 표정으로 “아니 또 지갑을 잃어버렸어? 돈이 얼마 안 들어 있어서 다행이다”라며 가볍게 웃었다. 그에 비해 난 도로변 한가운데
화성과 금성, 화해할 순 없어도 이해할 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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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상처받은 영혼들에게 바친다
1995년 여름
백수 시절. 무명가수 강민규와 연일 음주행각을 벌이던 중. 호프집 주인, 포커 하우스 주인 등과 어울려 가리봉동의 한 지하 단란주점에서 문제의 소년소녀들과 처음 조우하다. 이런 청소년들이 있다는 사실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막상 코앞에서 보니, 장난이 아니다. 흰색 홀복에 맞추어 흰색 고양이테 안경에, 흰색 고무장화를 신은 깜찍한 소녀를 아직 기억한다. 발에 땀이 찬다고 벗은 장화 속에서 나온 그 작은 발이라니! 그 난잡한 술자리가 끝나고 가리봉 오거리 한복판에 주저앉아 토하면서 쓰리라고 다짐하다.
1995년 겨울
영화진흥공사 시나리오 공모에서 탄 돈으로 가리봉동과 화양리를 오가며 취재 시작. 뺀질거리는 아이들에게 접근하기가 만만치 않다. 화양리에서 삐끼의 유혹에 넘어가주다. 퀘퀘한 지하단란주점. 약 한 시간 동안 싸가지 없는 소녀 세명과 노닥거리며 뚜껑이 따진 가짜 양주 두병과 안주 두 접시를 먹다. 술값 시비 끝에 건달들
<눈물> 만들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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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아 눈감아라, 내가 업고 갈게”
임상수 감독 인터뷰건을 부탁받고 <눈물>을 본 뒤 잠시나마 내가 계속해서 편협한 심정에 사로잡혀 있었음을 먼저 고백해야겠다. 일면식도 없는 임상수 감독에 대한 인터뷰 기사라는 것을 쓰기 위해 최근 여러 매체들에 자주 출몰하는 그의 기사들을 뒤적거려보며 두 가지 정도의 패턴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중 하나는 마치 디지털이라는 매체를 선택했다는 이유만으로 새로운 미디어에 재빠르게 발맞춰가는 명석한 테크놀로지의 총아를 말하고 있던가, 아니면 거리의 아이들을 찍기 위해 아이들에게 삥 뜯겨가며 가리봉동에 둥지를 틀어보기까지 했다는, 말하자면 나쁜 아이들에 대한 사랑으로 카메라를 든 채 낮은 곳으로 임하는 천사 같고 투사 같은 이미지였다. 개인이 언론을 통해 대중에게 투사되는 이미지는 사물을 울퉁불퉁한 샤워실 유리를 통해 보는 것과 같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둘 다 지독히 마음에 들지 않았다. 분명히 괜히 그렇고 그런 애들에 대한 감상에
<눈물> 만들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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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16일,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앞두고 쇼핑하는 사람들로 붐비는 긴자 거리에서 새로운 영화제 도쿄 필름엑스(TOKYO FILMeX)가 첫문을 열었다. ‘아시아 신작가주의 영화제’라는 부제가 붙은 이 영화제는 국제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아시아영화를 엄선해 좀더 빨리 일본 관객에게 소개하자는 취지로 올해부터 시작됐다. 사전에 ‘기타노 다케시 감독이 주최하는 영화제’라는 보도가 일부에서 흘러나왔지만 기타노 감독은 영화제의 운영에는 관여하고 있지 않다. 그가 소속돼 있는 오피스 기타노와 그 자회사인 T-MARK가 영화제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과, 기타노 감독 자신이 작가주의적인 작품을 만들어내는 감독이기 때문에 오해가 생긴 것인지도 모른다.작가의, 작가에 의한, 작가를 위한영화제 디렉터인 이치야마 쇼조가 고른 ‘작가주의적’ 상영작품은 경쟁부문과 특별초대작품으로 나뉘어 있다. 24일까지 진행되는 이 영화제의 경쟁부문에는 6개국에서 11편의 작품이 출품되었으며, 이중 최우수작품상과 심사
작가주의의 새 지평선을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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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사탕과 춤을, JSA와 축배를!
2000년 한국영화에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영진위가 12월3일까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한국영화 시장점유율은 32.9%. 제작편수는 56편. 급격한 신장세를 보인 지난해 점유율 35.8%에는 못 미치지만 ‘<쉬리> 같은 영화가 또 나오겠어’ 하는 우려를 잠재울 수치다. 올해의 1등공신은 <쉬리>의 흥행기록을 바짝 뒤쫓고 있는 <공동경비구역 JSA>. 아직 냉전적 사고가 뿌리깊은 한반도에서 이 영화는 대중적 재미와 사회적 의미를 동시에 낚은 보기드문 예로 남게 됐다.
<춘향뎐>이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처음 입성하고 <섬>이 베니스영화제에 나가고 <쉬리>가 일본에서 흥행하는 등 2000년은 한국영화의 해외진출에 청신호를 밝힌 해로도 기록될 전망이다.
<씨네21>은 양적, 질적 성장을 보인 올해 한국영화계를 정리하며 <씨네21>에 기고하는 영화평론가와 기
2000년 한국영화 결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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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도 등수가 있나…
내가 1등을 했다는 이야기인데, 감독의 등수라는 게 어디 있겠나… 면구스러울 따름이다. 벌써 <박하사탕>을 개봉한 지 1년이 됐다. 상도 많이 타겠다고? 그것들은 내게 상이라기보다 트로피다. 그건 많다. 시간이 참 속절없이 빠르다. 영화를 만든 동기도 어떤 의미에서는 시간에 대해 생각해보자는 것이었는데, 나 자신도 시간을 헛되게 보내는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
영화라는 것은 이를테면 거울이다. 현실에서 일탈하기 위한 만화경 같은 영화가 있는 반면에 우리 삶이나 사회를 반영하는 영화가 있다. 내게 영화는 후자의 의미다. 드러나는 것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내면도 비추는 그런 영화. <박하사탕>이 얼마나 투명한 거울이었는지는 몰라도 나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모습과 우리의 내면을 비춰보고 싶었다. 또 나는 우리가 순수함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했다. 삶에 있어 순수함이란 뭐냐. 아주 소박하게 얘기하자면 수줍음 같은 것이라고
2000년 한국영화 결산 [2] - 올해의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