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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치용 생활ESG영화제 집행위원장, 영화를 통해 환경과 사회를 고민한다
김소미 사진 최성열 2021-08-26

생활ESG영화제 in 남양주가 ‘그린으로 달린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프리 시즌 형태로 올해 첫선을 보인다.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거버넌스(Governance)의 약자로 기업경영과 투자 영역에서 고려되는 비재무적 요소를 뜻하는 ESG는 기후 위기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정치권과 생활 속으로 점차 확산되고 있다. 시민, 국가, 시장이 모두 참여해 생활 속에서 ESG를 실현하는 사회를 꿈꾸는 ESG연구소의 안치용 소장은 ESG에 대한 시민사회의 인식 고양을 목표로 올해 영화제를 조직했고, 집행위원장을 맡았다.

<경향신문> 사회책임 전문기자를 거쳐 영화평론가로 활동 중인 그는 “영화라는 대중적인 창구를 통해 ESG 의제가 사회적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마련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영화제는 9월에 이석영 뉴미디어도서관, 다산아트홀 등 남양주 일대에서 열리며, ‘세상을 바꿀 1.5분 생활ESG영상 공모전’은 8월 31일까지 생활ESG행동 공식 홈페이지(lifeesg.org)에서 접수를 받는다.

-올해 프리 시즌을 내걸고 영화제를 열었는데 창단 배경이 궁금하다.

=지자체 중심의 영화제와는 다르게 ESG연구소, 생활ESG행동, 유엔환경계획(UNEP), 소비자기후행동, 국제영화비평가연맹 등 ESG 의제를 지향하는 기관들이 모여 공동 주최하는 형태로 꾸려가는 영화제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사회적 의제를 더 효과적으로 확산하기 위해서 올해 꼭 영화제를 선보이고 싶었다. 올해 초부터 준비했지만 현실적으로 시간이 촉박했던 건 사실이다. 관객과 영화에 대한 예의 차원에서 프리 시즌 타이틀을 걸었다. 온전히 영화를 위한 영화제라기보다는 세상을 향한 영화제라고 봐주시길 바란다.

-경쟁과 시상이 없는 페스티벌 방식의 영화제다. ‘세상을 바꿀 1.5분 생활ESG영상 공모전’이 영화제의 핵심 프로그램으로 보인다.

=상영작 프로그래밍은 ESG 의제를 비롯해 환경, 사회 위기 등을 담은 영화, 다큐멘터리, TV 방송 프로그램 등을 남양주 일대에서 공개할 계획으로 꾸리고 있다. 세상을 바꿀 1.5분 생활ESG영상 공모전은 영상 길이로 설정한 ‘1.5분’이 중요한데, 이는 21세기 지표면 평균온도 상승제한 목표인 1.5도를 넘지 않도록 노력하자는 취지다. 지구 온도 상승의 마지노선을 상기하면서 우리가 저지른 실수로 생겨난 임박한 위기를 체감해볼 수 있도록 설정했다. 모든 출품 동영상은 생활ESG영화제의 네이버TV 채널, 유튜브 채널에 게재되고 생활ESG에 관한 홍보 동영상과 함께 소개된다.

-ESG가 사회 이슈로 부각되는 요즘이지만 일반 시민에겐 아직 생소한 개념이다.

=ESG는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개념이 아니다. 지금의 관심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CEO 래리 핑크가 2020년에 공개 서한을 통해 앞으로는 기업이 환경, 사회, 지배구조, 즉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문제를 해결할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말하면서 점화됐다. 따지고 보면 1960년대에 환경 운동가 레이철 칼슨이 지속가능한 발전이란 개념을 제시하면서부터 점차 확장돼왔다. 국제표준기구(ISO)에서 제정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관한 기준 ISO 26000,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교토의정서, 파리협정 등 우리는 이미 ESG 개념에 대해 꾸준히 논의하고 동의해왔다. 경각심의 풍선이 커지고 커지다 터져버린 지점이 지금의 ESG 열풍이 아닐까 한다.

-미래에 닥칠 더 극심한 환경 위기의 실질적 당사자인 청소년층의 참여도 중요해 보인다. 청년ESG 플랫폼 소속의 청년 리더들과 대학생 기자단이 서포터스로 합류한 점이 인상적이다.

=‘지속가능바람 대학생기자단’ 50여명과 지난 3월에 발족한 청년ESG플랫폼 소속 청년ESG리더 150여명이 매달 청년ESG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영화제 기간 중에는 서울, 경기 인근에서 ‘캠퍼스 작은 영화제’와 청년ESG아카데미를 연다. 이들이 모여 생활ESG콘텐츠 대상 후보작을 심사하며 프로그램 기획과 진행도 도맡을 예정이다. 청년의 시선으로 직접 ESG 의제가 잘 담긴 작품을 심사하는 것이다.

-기자로 활동할 당시에 사회책임 전문기자라는 독특한 타이틀로 활동했고, 지금은 영화평론가로 활동하며 두 관심사의 접점을 찾고 있다.

=<경향신문>에서 사회책임 전문기자로 일할 때부터 ESG 행동을 시민사회 영역에서 실천하는 데 관심을 가졌다. 3년 전 영화평론가협회의 추천을 받아 영화평론가 활동을 시작하면서 두 관심사의 접점을 찾다보니 영화제도 기획하게 됐다. 언론인으로서 사회적 의제를 발굴하는 데 뜻을 두었고 ESG연구소를 통해 그 활동을 이어왔는데, 앞으로는 영화평론을 더 열심히 해보고 싶다. 코로나19 이후 SNS 운영을 시작하면서 블로그, 유튜브에 꾸준히 콘텐츠를 올리고 있다. 이번 영화제를 통해 기대하는 건, 영화라는 대중적인 창구를 통해 시민들이 그동안 다소 어렵게 느끼던 사회적 의제에 보다 친숙하게 다가가는 것이다. ESG의 가치와 정확한 의미가 확산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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