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누아르의 고전이자 원형으로 꼽히는 <말타의 매>를 만든 감독. 배우 안젤리카 휴스턴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동료영화인들이 줄줄이 블랙리스트에 오르는 상황을 보다 못한 그는 캐서린 햅번, 제임스 캐그니 등과 함께 국회의사당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끔찍한 현실을 견디기 힘들었던 그는 결국 미국을 떠났다.
험프리 보가트할리우드 고전기를 대표하는 배우. 그가 없었다면 필름누아르를 생각할 수 없을 만큼 그가 구축한 탐정의 이미지는 독보적인 것이었다. 존 휴스턴이 이끄는 국회 앞 시위에 참여하기도 했던 그는 출연작 <케인호의 반란>을 연출했던 에드워드 드미트릭처럼 애초의 태도를 바꾸었다. 조사위원회에서 그는 `공산당에 가까운 사람과는 앞으로 절대 만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엘리야 카잔
<에덴의 동쪽> <워터프론트> 등 냉정한 시선으로 미국사회를 리얼하게 해부한 `사회파 감독`의 대표주자. 1999년 카잔은 논란 속에 아카데미 공로상을 수상했는데, 시상식장 앞에는 그를 지지하는 시위대와 수상반대 시위대가 맞서는 이색적인 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그는 사과는커녕, 동료영화인 8명을 밀고한 것은 여전히 정의로운 일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로널드 레이건
전직 미국 대통령이자 배우. 그는 할리우드 배우연합의 회장이던 당시 연방수사원을 도와 공산당원 색출에 앞장섰다. 이같은 그의 성향은 대통령 재직 기간인 1980년대에 ‘만개’했는데, 그는 70년대 거세게 일었던 반항의 기운을 잠재우고 미국사회를 극도로 보수화시켰다.
게리 쿠퍼
할리우드 고전기를 대표하는 또 하나의 배우. <디즈씨, 뉴욕에 가다> <존 도우를 만나요> 등 미국적 인민주의를 긍정했던 프랭크 카프라의 영화에서 `보통 사람들의 영웅`으로 출연해 미국적 가치와 이상을 구현했다. 카프라의 영화에서 정치가들의 사악한 뒷거래에 크게 한방 먹이는 선량한 시민을 그려냈던 그는, 그러나 현실에서는 조사위원회에 과잉충성을 바침으로써 출세의 기회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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