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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회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수상작 <사울의 아들>

당신은 1944년의 아우슈비츠를 생생하게 목격하게 될 것이다. <사울의 아들>의 독창적인 형식이 그 체험을 가능케 한다. 라슬로 네메시 감독은 시각적인 측면에서 카메라의 시선을 수용소에 수감된 사울(게자 뢰리히)에게로 제한하고, 청각적인 측면에서 사운드의 사실감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취한다. 4:3 화면비와 얕은 심도는 사울의 시야에서 벗어난 것은 관객도 보지 못하게 만들지만, 정교하게 재현된 사운드가 사울의 눈길이 닿지 않는 곳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짐작하게 만든다. 형식의 제약이 관객으로 하여금 현장의 모습을 재구성해 상상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를 통해 관객은 사울이 느끼는 아우슈비츠의 공기와 감촉, 혼란과 광기의 기운을 고스란히 느끼게 된다.

영화의 스토리는 간단하지만 문제적이다. 아우슈비츠에 수감된 사울은 시체처리반에서 일하는 ‘존더코만도’다. 사울은 가스실에서 아들로 추정되는 시체를 발견한 뒤 랍비를 찾아 아들의 장례를 치르는 일에 사활을 건다. 이로 인해 사울뿐 아니라 동료들까지 위험해진다. 그의 계획을 미친 짓이라며 반대하는 동료들에게 사울은 “우리 모두 이미 죽은 것 아닌가”라고 반문한다. 영화는 사울을 통해 비이성과 광기의 산물과도 같은 아우슈비츠에서 이성적인 선택이란 무엇인가에 관해 질문한다.

라슬로 네메시와 공동 각본가 클라라 로이어는 문헌 기록과 생존자의 증언을 토대로 아우슈비츠를 최대한 정확하게 묘사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와 관련해 네메시는 역사학자 앙투안 드 베크와의 인터뷰에서 “4개월 동안 가스실에서 일했던 사울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반사적으로 더이상 참혹하고 끔찍한 것에는 눈길을 주지 않게 되었다”고 말한다. 영화는 이를 촬영 원칙으로 삼아 시각 정보를 제한한다. 이것은 끝내 어떤 사태는 이미지로 옮겨질 수 없다는 명제에 네메시가 부분적으로 동의함을 의미한다. 아우슈비츠를 재현하되 사울을 좇아 이미지를 제한하는 형식을 통해 <사울의 아들>은 이미지의 증언(불)가능성이라는 오래된 문제에 새로운 답을 제시한다. 벨라 타르의 조감독이었던 라슬로 네메시의 데뷔작으로 제68회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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