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친구 사이인 영우(허준호)와 태주(신현준)는 한명은 경찰로 한명은 살인죄를 지은 무기수로 재회한다. 두 사람이 다시 만나게 된 계기는 영우의 딸 세희(조수민)의 병 때문이다. 간질환을 앓고 있는 세희는 시급히 이식을 받아야 하고 공교롭게도 태주와 세희의 조직검사 결과가 일치한다. 태주는 세희에게 간을 떼어주기 위해 10일간의 귀휴를 받아 교도소를 나오게 되고 영우의 집에 머문다. 그러나 애정이나 인정을 잊고 살아간 지 오래된 태주에게 간 이식은 바깥세상을 구경할 좋은 핑계일 뿐이어서 나오자마자 술과 담배에 손을 대고 제멋대로 행동한다. 태주는 오로지 탈출하려는 목표 외에는 안중에도 없다. 그러나 이렇게 비정한 태주의 걸음을 머뭇거리게 하는 사람이 바로 세희다. 태주는 몰래 도망치는 자신의 손을 잡아끄는 세희를 차마 뿌리치지 못하고 이들 부녀의 삶에 얽혀들게 된다.
지난해 유독 부성애를 다룬 영화들이 많이 나왔다. <눈부신 날에> <날아라 허동구> <아들> 같은 영화들의 공통점은 좀 모자란 아버지들이 나온다는 것이다. 삼류 건달 혹은 무기수라는 신분이나 직업 때문이 아니라 이들에게는 결정적으로 아내가 없다. <마지막 선물>에서도 여전히 아내는 부재하지만 대신 아버지가 둘이다. 이 영화는 낳은 정과 기른 정이라는 1960년대 ‘미워도 다시 한번’식 설정을 살짝 비틀어 모정이 아닌 부정에 이입시키고 있다. 한 아이를 위해 희생하는 두 남자의 애절한 부정은 어떤 모정보다도 강렬하다. 사실 세희에 대한 두 남자의 헌신은 죽은 세희 엄마(하지원)를 향한 한치의 양보도 없었던 애정의 반복이다. 무조건적으로 한 여자를 사랑하는 두 남자의 낭만적 삼각관계는 오래 되풀이된 익숙한 것이긴 하나 이 영화에서 그다지 현실적으로 느껴지진 않는다. 그것은 세희에 대한 헌신을 합리화하기 위한 배경처럼 과거가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장기이식’과 ‘귀휴’라는 모티브는 이미 사용되어서 덜 신선하다. 하지만 자신의 패를 보여줬음에도 불구하고 눈물은 흐른다. 단, 그 눈물이 반사작용이 아닌 성찰의 눈물이 되기에는 이 영화의 스토리가 너무 낯익은 것들이다. 이미 우리가 사유하는 가족이라는 개념과 아버지의 의미는 훨씬 앞서고 있는 것 같다. 그럼에도 무언가 있는 척하기 위해 억지로 이야기를 비틀지 않았다는 건 이 영화가 가진 장점이다. 순박한 가족의 의미와 가족애를 느끼고 싶다면 추천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