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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고질라와 콩이 벌이는 거대한 전투’, 실망시키지 않는다 - <고질라 × 콩: 뉴 엠파이어> 애덤 윈가드 감독, 배우 리베카 홀, 댄 스티븐스, 케일리 하틀
최현수 2024-03-28

<고질라 VS. 콩>에서 혈투를 벌이던 고질라와 콩은 공동의 적 메가 기도라 앞에서 휴전을 선언했다. 두 괴수의 일시적인 연대는 새로운 빌런 ‘스카 킹’의 등장으로 완벽한 팀을 형성한다. 몬스터버스의 두 아이콘의 빅 매치에 집중했던 전작을 넘어 <고질라 ×콩: 뉴 엠파이어>는 콩과 고질라의 환상적인 팀워크를 선보인다. 두 작품을 연이어 감독한 애덤 윈가드, 앤드루스 박사 역의 리베카 홀, 지아 역의 케일리 하틀 그리고 몬스터버스에 새로 합류한 트래퍼 역의 댄 스티븐스를 화상으로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 케일리 하틀과 리베카 홀은 전편에 이어 다시 호흡을 맞춘다.

리베카 홀 <고질라 VS. 콩> 촬영 당시 출산한 지 6개월밖에 되지 않았다. 그래서 앤드루스 박사의 다양한 면모를 발견하지 못했었다. 다시 촬영에 임하면서 그녀가 강인한 커리어우먼이면서 동시에 부드럽고 강한 엄마라는 점을 새삼 깨달았다. 케일리와는 촬영 중 특별한 시간을 많이 보냈다. 케일리는 재능 있고 똑똑한 배우다. 영화 촬영장과 프레임 속에서 주어진 일을 당차게 해낼 줄 안다. 케일리의 어머니는 최고의 수어 선생님이기도 했다. (웃음)

케일리 하틀 부모님과 리베카는 손을 맞잡고 수화를 배웠다. 내가 보기엔 꽤 잘 소화한 것 같다. (웃음) 처음 영화에 출연했을 때만 해도 난 어렸다. 부모님이 지아에 관해 설명해주면 그저 주어진 역할을 잘 수행했을 뿐이다. 지금은 지아에 대해 나만의 해석을 덧붙일 수 있고, 연기를 통해 나만의 지아를 선보이게 된 것 같다.

- 댄 스티븐스는 몬스터버스 시리즈에 새롭게 합류했다. 출연을 결심한 계기가 있나.

댄 스티븐스 애덤 윈가드 감독과는 10년 전 <더 게스트>에 함께했다. 애덤과 함께 <더 게스트>의 각본을 쓴 사이먼 배럿이 새로운 캐릭터인 ‘트래퍼’를 창작할 때 나를 염두에 두었다고 말했다. 배우가 한 캐릭터를 형성하는 데 일조했다는 사실은 언제나 큰 영광이다. 오랜 친구인 리베카 홀과 연기할 기회도 매력적이었다.

- 트레일러 속에는 핑크빛 고질라와 건틀릿을 낀 콩이 등장한다. 티탄들의 외형에 큰 변화가 있다.

애덤 윈가드 시간이 지날 때마다 다양한 작품에서 고질라의 외형이 미묘하게 변해가는 점이 흥미로웠다. 이번 작품으로 나만의 특별한 인장을 더하고 싶었다. 다만 서사의 완결성 안에서 이뤄져야 했다. 그래서 이 영화의 주된 줄기 중 하나가 바로 고질라가 성장을 거듭하며 새로운 능력을 갖추게 되는 과정이다. <고질라 VS. 콩>을 만들었을 때, <콩: 스컬 아일랜드>의 감독 조던 보트로버츠는 내게 콩에게 플라즈마 권총을 쥐여주는 것은 어떠냐는 농담을 했었는데, 생각보다 멋있을 것 같았다. 물론 총은 아니었지만 이번 작품에서 기계 팔을 장착하면서 콩이 훨씬 더 강력해졌다.

- 트레일러 속 앤드루스와 지아의 모습도 전작과는 다른 인물처럼 보인다. 트래퍼도 이전 시리즈에선 볼 수 없는 유형의 인물 같다.

케일리 하틀 지아는 잃어버렸던 가족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콩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부족의 여왕을 만나 그 부족의 언어로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준다. 이번 작품에서 더 거대한 모습으로 등장한 콩처럼 지아도 성장을 거듭하여 중요한 임무를 수행한다.

댄 스티븐스 트래퍼는 타이탄들의 전문 수의사다. 트래퍼의 유머와 여유는 지금껏 등장했던 박사 캐릭터들과 완전히 다르다. 진지하기보단 낙관적이며 새로운 세계에 경이로움을 느끼면서도 동요하지 않는다. 위험한 상황에도 유연하게 대처하는 순발력도 있다. 할로우 어스로 향하는 탐사선에서 즐거움을 주는 동료다.

- 메인 빌런으로 등장하는 스카 킹도 이전의 타이탄과는 다른 유형처럼 보인다. <혹성탈출> 시리즈를 떠오르게 한다.

애덤 윈가드 새로운 빌런 스카 킹은 인간처럼 악의를 지닌 최초의 괴수라는 점이 독특한 캐릭터다. 기도라처럼 막대한 피해를 주는 빌런들은 많았지만 그들은 본능에 따라 행동했다. 반면 스카 킹은 유인원처럼 인간과 유사하다. 마치 독재자처럼 본능을 넘어서 통제와 권력에 대한 욕구를 가감 없이 드러낸다. 감정과 생각을 표출하는 콩의 대척점에 있는 존재다.

- 인간보다는 괴수들에 집중하는 장르 특성상 기존과는 다른 방식의 연기가 요구되었을 것 같다.

댄 스티븐스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러 오는 이유는 고질라와 콩이 벌이는 거대한 전투 때문이다. 인간은 큰 퍼즐의 작은 조각일 뿐이다. 괴수들의 전투는 폭발적인 에너지를 동반한다. 그래서 인간들의 서사는 유쾌한 면을 부각하고 싶었다. 물론 지아와 앤드루스 박사의 이야기는 인류애를 다루지만, 브라이언 타이리 헨리가 연기하는 버니와 나는 극에 가벼운 위트를 더하려 했다.

리베카 홀 거대한 타이탄들을 상상해서 연기하는 경험은 배우에게는 매우 흥미로운 훈련이다. 무형의 대상을 향해 배우가 어떻게 반응할지를 예측해보는 것도 재밌는 경험이었다. 영화를 연출할 때도 이 점에 유의했다.

- 전작에선 콩과 고질라는 대립각을 세웠고, 이젠 협력을 도모해야 한다. 비언어적인 방식으로 감정을 표현하기란 꽤 어려운 작업이었을 것 같다.

애덤 윈가드 난 어렸을 때부터 고질라 영화를 봤었다. 고질라와 모스라 혹은 안기라스가 함께 등장하는 장면이 나오면 누가 설명해주지 않아도 그들이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처음부터 괴수들이 내레이션의 도움 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몬스터버스 속 콩이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방식이나 고질라의 금욕적인 태도는 대사가 없어도 관객들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물론 한 시간이 넘도록 괴수의 시퀀스로만 가득 채워진 이 영화가 가끔은 실험영화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말이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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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워너브러더스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