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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거 중인 레즈비언 커플 선우(손수현)와 희서(박가영)에게 몇겹의 시련이 닥친다. 아래층 집에선 이상한 악취가 올라와 신경을 건드리고, 선우의 불안정한 경제력은 언제나 둘 사이의 나쁜 긴장감을 초래한다. 자신들의 상황을 가족들에게조차 숨겨야 하는 동성 커플의 곤란함 역시 좀처럼 나아지질 않는다. 즉 이 커플은 대개의 연인이 겪는 보편적인 심리적 갈등에 더하여 한국 사회가 가하는 구조적 문제까지 버텨내야 한다. <시국페미> <우리는 매일매일> 등 화제의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온 강유가람 감독의 첫 번째 극영화 <럭키, 아파트>는 어느 연인의 일대기를 통해 섬세한 감정선을 부여하는 동시에 감독이 꾸준히 주목해왔던 사회적 문제를 적절히 결부한다. ‘불편하다’라는 단어를 오용하며 사회 소수자를 혐오하고 불평등을 조장하는 사람들의 민낯을 표면에 드러내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에도 손을 잡고 나아가려는 선우와 희서, 주변 인물들의 모습은 더욱더 귀해 보인다.
[리뷰] 다분히 언러키한 이 세상, 그럼에도 행운을 심으려는 귀한 연애, <럭키,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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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교사 희연(장윤주)은 난임으로 힘든 나날을 보낸다. 거듭되는 실패에 지칠 대로 지친 그녀는 정신 건강을 위해 줄곧 맡아오던 고3 담임을 내려놓는다. 하지만 반 학생 유미(최수인)의 임신 소식으로 정신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학교는 ‘학생답지 않은’ 행실을 보인 유미를 내쫓으려 한다. 그녀의 유일한 보호자는 넉넉하지 않은 형편으로 학교 방문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출산예정일이 점점 가까워지면서 희연은 제자를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선의를 고민한다. <최소한의 선의>는 여성의 관점에서 일상의 작은 순간들을 섬세하게 포착해온 김현정 감독의 신작이다. 영화는 한순간 학교에서 쫓겨나게 된 고등학생과 그를 바라보는 교사의 양가적인 감정선에 주목한다. 어른과 아이, 교사와 학생, 난임 환자와 10대 미혼모. 잉태를 둘러싼 기쁨과 절망이 교차하는 곳엔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조차 불가능한 사회가 불편한 민낯을 드러낸다.
[리뷰] 교사, 학교, 그리고 국가의 정당한 역할은 무엇인가?, <최소한의 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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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해저보다 달의 표면에 대해 더 잘 알고 있다.” 광활한 우주보다 더 많은 비밀을 숨기고 있는 바다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SBS 창사 특집 다큐멘터리로 제작된 <고래와 나>가 극장판으로 새로 개봉한다. 지구에서 가장 크고 가장 오래 사는 포유류인 고래를 좇기 시작한 <극장판 고래와 나>는 자연스레 바다의 현재, 생태계 파괴, 종다양성의 획일화, 불법 포경 등 다양한 문제로 드넓게 뻗어나간다. 이 과정에서 <극장판 고래와 나>는 잔혹한 현장을 비추기보다 바다의 아름다움을 조명하는 방식을 택한다. 대양을 유유히 탐험하는 물살이들과 그 주변에서 삶을 유지하는 동물들의 평온한 모습은 자연보호의 근본적인 목적이 어디에 있는지 명확하게 설명한다. 고래의 자유로운 질주를 보다보면 해양 생명에게 환경문제로부터의 해방을 선사하고 싶어지고, 매일 다른 표정을 짓는 장엄한 바다는 모든 해양쓰레기를 소거하고 싶은 마음을 키운다. 그렇다고 영화가 순진무구
[리뷰] “바다가 고래를 위해 푸르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아직 사랑을 모르지”(<고래를 위하여>), <극장판 고래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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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양궁 국가대표 메달리스트지만 지금은 평범한 회사원인 진봉(류승룡)은 성과 부실을 이유로 구조조정 대상 1순위가 된다. 그가 회사에서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 탈출구는 아마존 볼레도르(가상의 국가)로 가 양궁 감독이 되는 것이다. 진봉이 메달을 획득하는 데 성공하면 볼레도르 정부는 그의 회사에 금광 개발권을 주고, 회사는 그에게 승진을 보장하겠다는 것이 사측의 제안이다. 우여곡절 끝에 볼레도르에 도착하지만 현지인과 언어가 통하지 않아 죽을 위기에 처한 진봉에게 한국계 볼레도르인 통역사 빵식(진선규)이 기적처럼 나타난다. 그가 떨어진 타가우리 마을은 최근 금광이 발견된 이후 지속적으로 정부의 공격을 받고 있다. 진봉은 빵식의 도움을 받아 세계 선수권 양궁 대회에서 메달을 따는 데 성공하면 마을의 안전을 보장하게끔 정부를 설득하겠다고 협상을 시도한다. 하지만 금광 개발과 아마존 보호는 양립할 수 없다. 활쏘기에 재능 있는 시카, 이바, 왈부 원주민 3인방을 발탁해 훈련시킨 진봉에게 위기가
[리뷰] 한시도 눈 뗄 수 없는 구성이란 이런 것, <아마존 활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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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 브룩(톰 하디)과 베놈은 패트릭 멀리건을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지명수배된다. 둘은 멕시코까지 도망치지만 심비오트를 추적하는 특수부대의 집념 어린 추적을 피하지는 못한다. 결국 누명을 벗기 위해 자발적으로 뉴욕으로 가기로 결심한 순간 에디와 베놈은 정체불명의 외계 생명체 제노페이지에게 습격당한다. 심비오트 사냥꾼 제노페이지는 심비오트를 만든, 심비오트들의 신 널(앤디 서키스)의 명령에 따라 지구에 왔다. 널은 심비오트들에게 배신당해 안드로메다의 감옥 클린타르에 갇혀 있는데 거기서 풀려나기 위해선 에디와 베놈의 몸에 이식된 열쇠 코덱스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에디와 베놈은 온 우주를 위협할 널의 해방을 막고자 다시 의기투합한다. <베놈: 라스트 댄스>는 톰 하디가 각본에 참여한 <베놈> 시리즈의 마지막 편이다. 개봉 전부터 베놈이 등장했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쿠키영상과 이어질 영화라는 기대감으로 팬을 들뜨
[리뷰] B급 매력을 즐기는 관객에게 선사하는 소니의 최상급 롤러코스터, <베놈: 라스트 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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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미국, FBI 특수요원 리 하커(마이카 먼로)는 첫 탐문 수사에서 초능력에 가까운 육감을 발휘해 문제를 해결한다. 이를 눈여겨본 리의 상사 카터(블레어 언더우드)와 브라우닝은 리에게 ‘롱레그스’라는 서명을 남기는 연쇄살인마가 30년간 자행한 일가족 연쇄살인 사건을 배정하는데, 사건의 공통점이란 생일이 14일인 여자아이가 있는 가족이 희생자라는 것과 아버지가 가족을 모두 살해했다는 것이다. 리는 오래된 사건 파일을 읽고 분석해 나가는 한편 롱레그스가 작성한 편지 속 암호 해독에 밤낮으로 매달린다. 마침내 리가 암호를 해독하고 연이은 살인사건에 숨겨진 법칙을 발견하게 되면서 조사에 진척을 보이고, 이어 카터와 리는 롱레그스가 과거에 일으킨 살인사건의 생존자를 찾아 나선다. 그러나 여전히 희생자를 물색 중인 롱레그스가 한발 앞서 남기고 간 흔적으로 인해 카터는 리가 무언가 숨기고 있다고 의심하게 되고, 리는 카터가 단독범이라 믿는 롱레그스에게 공범이 있을 것이라는 새로운 주장
[리뷰] 스타일리시하게 묶고 꼬은 장르의 매듭들, <롱레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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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영화 <메리 마이 데드 바디> <괴짜들의 로맨스>, 시리즈 <차시차각> <화신적안루: 불의 눈물> 등 출연
<파묘>
한국의 스릴러, 호러 영화는 무조건 개봉관을 찾아 관람할 정도로 사랑한다. <파묘>는 굿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김고은 배우가 얼굴에 경문을 새긴 채 춤추는 장면을 보며 소름이 돋았다. <곡성>의 굿 장면도 좋아하는데, 굿 특유의 괴이함에 관해 나와 한국인들이 어떻게 달리 반응하는지 이야기해보고 싶다.
삼계탕
올해 9월, 인생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았다. 대만에서도 소갈비 등 한식을 즐겼는데 한국에 가면 한식을 원 없이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이 출장길을 기쁘게 했다. 지난 방한 당시 먹은 삼계탕이 지금껏 먹은 한식 중 최고다.
테니스
운동을 좋아한다. 특히 구기종목을 좋아해 한동안 배드민턴에 꽂혀 있었다. 요즘 나를 설레게 하는 운동은 테니스다. 테니스 경기는 어릴
[LIST] 임백굉이 말하는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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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거나 나쁜 동재>
티빙/10부작/연출 박건호/ 출연 이준혁, 박성웅, 현봉식 / 공개 10월14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자기만을 위한 무대에서 주인공 노릇 제대로 하는 ‘우리 동재’.
서동재 검사(이준혁)가 돌아왔다. <비밀의 숲> 시리즈의 스핀오프 <좋거나 나쁜 동재>에서 그는 청주지방검찰청 형사1부 소속 부부장으로, 스폰서 검사란 꼬리표가 붙어 번번이 승진에서 밀리는 처지다. 진퇴양난의 상황에서도 유들유들한 처세술과 악바리 근성으로 살아남아 인생에 해 뜰 날만 기다리던 어느 날, 자신에게 떨어진 단순 교통사고에서 재기의 실마리를 발견한다. 피해자인 주정기(정희태)가 일부러 사고를 내기 위해 가해자 이경학(김상호)이 운영하는 식당 근처를 맴돌았던 정황이 포착된 것. 여기에 대기업 이홍건설의 남완성 대표(박성웅)가 연루됐고 이경학이 살인범이라는 사실까지 밝혀지면서 서동재는 소용돌이 속에 휩싸인다.
확실한 팬 서비스다.
[OTT 리뷰] <좋거나 나쁜 동재>, <마지막 해녀>, <정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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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이동휘)와 우정(한지은)은 마땅한 보금자리와 수입이 없는 처지임에도 서로에 대한 사랑을 근거 삼아 결혼을 마음먹는다. 하지만 선우의 아버지 철구(강신일)가 쓰러지면서 둘의 결혼 계획에 차질이 생긴다. 선우는 철구의 막대한 병원비를 감당하기 위해 바삐 돌아다니고, 여유로운 만남의 시간을 가지지 못하게 된 선우와 우정은 결혼을 차일피일 미루게 된다. 이러한 위기가 계속되는 와중에 선우는 그간 멀리했던 부모와의 감정적 거리를 좁히는 동시에 우정과의 사랑을 더 단단하게 만들려 한다. 전작 <운동회>에서 다소 못난 가족구성원들의 좌충우돌 소동과 화합을 그렸던 김진태 감독의 신작이다. 이번에도 영화의 중심 주제는 가족이다. 아무리 다투고 미워하며 잠시 떨어져 있다 해도 결국엔 살을 부딪치며 살아가게 되는 우리네 가족의 삶을 보여준다. 2023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모라동>이란 제목으로 상영됐다.
[리뷰] 이 시대의 결혼 이야기에 편히 공감케 하는 안정적 연출의 묘, <결혼, 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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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안(한해인)과 설이(한소희)는 강원도 소재의 한 예술고등학교 연극영화과 동기생이다. 아역배우 출신인 설이는 지금껏 연기만 하고 사느라 자신을 제대로 몰라 혼란스럽고, 배우 지망생인 수안은 불투명한 미래가 암담하기만 하다. 고민투성이의 삶이래도 수안과 설이는 근처 바다로, 서울로 함께 떠돌며 둘만의 천국을 만들어간다. 그러다 두 소녀는 서로에게 이끌리는 감정이 사랑임을 자각한다. 하지만 수안은 이 관계가 우정이라 선을 긋는다. 수안과 설이는 모두 배우라 타인을 가장하는 연기엔 능숙해도 정작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고 설명하는 데엔 자신이 없다. 영화는 명확한 서사구조나 적확한 감정선을 세우는 대신, 몽환적인 촬영과 조명, 사변적인 대사를 활용해 수안과 설아의 내러티브를 의미 불명의 모호한 대상으로 남겨둔다. 이 전략이 두 청춘의 방황을 외현하는 데엔 효과적이나 작품의 밀도를 채우는 데까지는 기능하지 못한다.
[리뷰] 물기 어린 몽환으로 스케치한 청춘의 예쁜 혼돈, <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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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가 한뼘만 한 엠마(정해은)는 동물 마을의 유일한 인간 소녀다. 라마 부모가 온 정성을 다해 보살피는데도 체구가 작은 탓에 언제나 친구들에게 무시당한다. 소외감을 느낀 엠마는 자신의 진짜 뿌리를 찾아 고향을 떠나기로 마음먹는다. 멸종된 동물을 연구하는 늑대 에드워드(김다올)와 천재 발명가 거북이 뉴턴(박시윤)이 그녀 곁을 지킨다. 한바탕 우여곡절 끝에 숲속 친구들은 서쪽 바다 너머에 소인들이 살고 있다는 소문을 듣게 된다. 자신감을 얻은 엠마 일행은 열기구를 타고 지도에도 없는 섬을 향해 모험을 떠난다. <리틀 엠마>는 <신데렐라: 마법 반지의 비밀>로 작품성을 인정받은 레오 루이스 랴오 감독의 신작이다. 주인공 엠마의 내레이션이 이야기 전반을 이끌며 한편의 잠자리 동화를 듣는 듯한 포근함을 준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디자인만큼이나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전복시킨 발칙한 세계관이 눈길을 끈다.
[리뷰]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뒤집는 발칙함, <리틀 엠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