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만난 사계절> Four Seasons in a Day
애너벨 버베크 / 벨기에, 노르웨이, 크로아티아, 리투아니아 / 2021년 / 78분 / 기프 신작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로 인해 EU 소속국인 아일랜드와 국경이 인접한 영국령 북아일랜드의 보이지 않는 경계선이 더욱 선명해진다. 벨기에 출신의 다큐멘터리스트인 애너벨 버베크 감독은 브렉시트가 야기한 일상과 미래의 변화를 포착하기 위해 아일랜드의 칼링포드만에서 북아일랜드로 향하는 정기 여객선 승객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일반인과 관광 객이 뒤섞인 여객선 안 풍경은 그리 특별할 것이 없지만 그들의 일상 속으로 카메라가 깊이 다가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바다 위로 보이지 않는 국경선을 매일 넘나드는 이들의 일상 속에서 정치·경제적 이권이 가져온 국가 정체 성에 대한 고찰과 미래를 향한 사람들의 막연한 불안을 읽어낼 수 있다.
<하루에 만난 사계절>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어른들이 만든 룰에 따라 살아야 하는 아이들의 해맑은 표정을 아름다운 자연 풍광의 일부처럼 보여준다는 점이 다. 어려서부터 가톨릭 신자들과 어울려 놀 수없었던 북아일랜드인 아버지에게 “그들도 나랑 똑같이 생겼다”고 말하는 소년의 대답이 가슴을 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