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의 행복한 만남은 게스트와 관객의 대화를 통해 완성된다.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는 다양한 오픈 토크 행사를 통해 관객과 영화인들의 만남의 장을 제공했다. 10월8일 영화의전당 야외무대는 영화인들과 관객의 만남으로 하루 종일 빌 틈이 없었다. 개막작 <행복의 나라로>와 왓챠 오리지널 프로젝트 <언프레임드>, 넷플릭스 시리즈 <마이 네임>과 <지옥>까지 풍성한 대화로 넘쳐났던 오픈 토크의 현장으로 초대한다.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최민식 선배님, 보고 계시죠?"(박해일)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진행된 첫 번째 오픈토크 <
행복의 나라로>. 올해 개막작 <
행복의 나라로>는 시한부 인생의 탈옥범과 난치병을 앓고 있는 청년의 우연한 동행을 따라가는 따뜻하고 행복한 로드무비다.
(왼쪽부터) 임상수감독, 박해일배우, 조한철배우, 임성재배우
임상수 감독과 박해일, 조한철, 임성재 배우는 인간미 흠뻑 묻어나는 영화 제작과정의 비하인드를 전했다. 자리에 함께 하지 않았음에도 최민식 배우에 대한 존경과 애정 어린 이야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현장에서의 행복했던 경험담이 이어졌다.
임상수감독
임상수 감독. "<
행복의 나라로>는 내 작품 중 가장 사랑스럽다. 드라이하고 냉소적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고, 아마도 다시 드라이한 세계로 돌아가겠지만 이번엔 위로를 전하고 싶었다."
임성재배우
임성재 배우. "잔인한 인물이지만 누군가에겐 귀여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내 외모도 한 몫 한 것 같다.(웃음)" 자신이 맡은 인물이 '별 생각 없는 잔인한 사이코패스'였다는 임상수 감독의 말을 듣고.
두 번째 오픈 토크에는 이제훈, 최희서, 손석구, 박정민 감독과 배우 박소이, 변중희, 임성재, 강지석, 김담호가 참석해 <
언프레임드>에 얽힌 기억들을 풀어놓았다. <
언프레임드>는 이제훈 배우가 김유경 대표, 양경모 감독과 함께 설립한 제작사 하드컷 제작의 왓챠 오리지널 프로젝트로 박정민 감독의 <반장선거>, 손석구 감독의 <재방송>, 최희서 감독의 <반디>, 이제훈 감독의 <블루 해피니스> 4편의 단편을 묶은 옴니버스 영화다.
이제훈 배우
<블루 해피니스>의 이제훈 감독. “요즘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다. 키워드를 나열해보니 코인, 주식, 중고거래, 데이트 어플 등이 떠올랐다. 처음부터 정해인 배우의 말투나 행동을 생각하고 시나리오를 썼다. 다행히 (정해인 배우가) 재미있게 보고 함께 하자고 해서 뛸 듯이 기뻤다. 이번 작업을 통해 내가 정말 영화를 사랑한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
(왼쪽부터) 변중희배우, 손석구 감독, 임성재배우
<재방송>의 변중희 배우, 손석구 감독, 임성재 배우. 연출을 맡고 나서 달라진 점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손석구 배우는 "배우로서 현장에 갔을 때 감독님은 다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직접 해보니 이제 알겠더라. 아, 감독님도 모르는 구나"라고 답했다.
(왼쪽부터)최희서 감독, 박소이 배우
<반디>의 최희서 감독과 박소이 배우.(왼쪽부터) "싱글맘 역할을 연달아 한 적이 있는데 그들의 이야기가 좀 주변적으로 그려지는 것 같았고 좀 더 면밀하게 그려보고 싶어 시작했다. 직접 출연까지 한 이유는 내가 아는 성인배우 중에 그나마 내가 박소이 배우와 친하다고 생각해서다. 소이와 놀듯이 찍을 수 있어서 좋았다."
(왼쪽부터) 김담호 배우, 박정민 감독, 강지석 배우
<반장선거>의 김담호 배우와 박정민 감독, 강지석 배우.(왼쪽부터) 박정민 감독은 행사 와중에도 이 순간을 선물하고 싶은 듯 두 배우를 카메라에 계속 담았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반장선거에 진심인 친구들의 모습이 기억 속에 남아있다. 어느 날 TV를 보는데 어른들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시나리오를 썼고, 아이들의 세상을 조금 비틀어서 바라보았다."
오픈토크 <마이 네임>
세 번째 오픈토크 무대는 온 스크린 섹션의 <마이 네임>이다. 스트리밍 서비스의 시리즈를 극장에서 상영하는 온 스크린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가 야심차게 준비한 부문으로 영화의 경계가 확장되는 시점에 관객들을 위해 적극적인 체험을 제공한다. <마이 네임>은 아버지를 죽인 범인을 찾기 위해 조직에 들어간 지우(한소희)가 경찰에 잠입하며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다. 10월15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될 예정으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8부작 중 3부까지 공개했다. 이날 오픈토크에는 김진민 감독과 김바다 작가, 한소희, 박희순, 안보현, 김상호, 장률 배우가 참석하여 시리즈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덧붙였다.
한소희 배우
한소희 배우. "몸을 전혀 쓰지 않던 사람이라서 시간 나는 대로 액션 연습을 했다. 사실 액션도 액션이지만 1부 초반에 나오는 아버지의 죽음으로 극이 이어진다. 그 순간 지우라는 캐릭터에 관객들이 몰입하지 못하면 끝까지 볼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초반 복수의 시작을 알리는 장면이 내게는 숙제였다." 김진민 감독은 대역 없이 직접 연습과 훈련을 하겠다고 동의한 한소희 배우에게 '"한소희가 한소희 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진민 감독
김진민 감독. "캐스팅이 이뤄지는 순간 연출로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선택은 끝났다고 생각한다. 현장에서 배우들이 앙상블을 할 수 있는 상황만 만들어주면 그걸 완성하는 것은 배우 자신이다. 배우들을 믿었고 김상호, 박희순 배우가 양 축을 잡아주면 네 분의 젊은 배우들이 많은 것을 스스로 만들어낼 것이라 생각했다."
오픈토크 <지옥>
8일 마지막 오픈토크는 연상호 감독의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이다. 최규석 작가와 연상호 감독이 함께 만든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지옥>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총 6부작 중 3부까지 상영했다. 이날 오픈토크에는 연상호 감독, 유아인, 김현주, 박정민, 원진아, 양익준, 김도윤 배우가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지옥>은 10월7일 첫 상영 후 연상호 감독이 펼쳐낸 상상력에 배우들의 실감 나는 연기가 더해져 충격적인 체험을 선사한다는 평을 얻었다. 오픈토크에서는 스포일러를 피해가면서도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연상호 감독
연상호 감독. "<
돼지의 왕>(2011 )으로 부산에서 상을 받으며 영화일을 시작했다. 한동안 부산에 오지 못했었는데, 오랜만에 오니 내가 영화인이었지 하는 생각이 든다. <지옥>은 딱 내가 원했던 캐스팅이었다. 드래곤볼 모으듯 한 명씩 모아 용신을 부를 수 있겠다는 마음이었고, 미팅 갈 때마다 어떻게 더 매력적으로 보일지 고민했다. 여러분이 보신 모습은 각각 맞춤형이었다.(웃음)"
(왼쪽부터)원진아 배우, 유아인 배우
원진아, 유아인 배우.(왼쪽부터) "이런 장르는 처음이라 괴물의 형상이 어떻게 표현될지 궁금했다. 중간중간 감독님에게 물어보기도 했는데, 그 때 설명해주신 대로 작품에 잘 표현된 것 같다. 무섭지만 희열을 느꼈다."(원진아)
유아인 배우
유아인 배우. "도발적이고 공격적인 제목이 좋았다. 지옥과 천국, 선과 악을 다루는 작품은 많지만 이렇게 지옥을 내세우는 작품은 없었다. 제안 받았을 때 사이비 종교의 대장 역할이라고 며칠 고민하는 척 했지만 사실 그 자리에서 출연을 이미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