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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의 스타' 정병식 감독, 혐오를 딛고 자신을 마주할 계기가 되길
조현나 사진 최성열 2021-08-15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미영(황미영)은 어릴 적 트라우마와 타인의 시선으로 인해 배우의 꿈에 쉽게 도전하지 못한다. 대현(이대현)도 미영과 마찬가지로 외모로 인해 어린 시절부터 놀림을 받아왔다. 어느 날, 미영과 대현의 영상이 그들 모르게 유튜브에 업로드 되면서 두 사람은 비웃음의 대상이 된다.

<혐오의 스타>는 <우린 액션배우다>와 <악녀>의 각본을 쓰고 <몽키즈>를 연출한 정병식 감독의 신작이다. 정병식 감독은 “외연 상 영화엔 혐오라는 감정이 강하게 드러나지만, 미영이 일련의 사건을 겪으면서 스스로를 마주하게 되는 과정을 드러내고자 했다. 관객들 또한 이 영화를 본 뒤 자신을 마주할 수 있길 바란다”며 인터뷰를 이어갔다.

-사회적 이슈인 ‘혐오’를 영화의 주제로 삼았다.

=<혐오의 스타>는 친하게 지내는 배우들과 함께 영화를 만들고 싶어서 시작했다.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람들이라 어떤 역할을 맡기면 좋을지 곧바로 떠올랐다. 배우들이 대부분 젊은 세대다 보니 자연스레 ‘혐오’라는 키워드가 떠올랐고, 유튜버도 곧바로 연상됐다.

-굉장히 다양한 유튜버를 참고한 것 같던데. 자료 조사는 어떤 식으로 진행했나.

=원래 유튜브에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혐오’를 주제를 택한 뒤로 유튜버와 그들의 문화에 관해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정말 많은 영상을 보면서 유튜버들에게 래퍼들처럼 서로를 디스하는 문화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그걸 영화 안으로 가져오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정 사건을 한 유튜버가 리뷰하고, 그 리뷰 영상을 또 다른 유튜버가 다시 리뷰하는 구조로 영화가 진행된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미영과 대현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가지만 유튜버들도 또 다른 주인공이라고 생각하며 연출했다. 처음 시나리오를 쓸 때는 이런 구성은 한두 번 나오고 마는 거였는데, 막판에 편집해놓고 보니 내가 느낀 것만큼 전달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미영과 대현이 보는 유튜버의 영상에 맞춰 영화를 진행하면 재밌을 것 같았고 그게 지금의 형태가 됐다.

-영화 <악녀>의 감독이자 동생인 정병길 감독이 <혐오의 스타> 프로듀싱을 맡았다.

=동생은 제대 이후 계속 같이 영화를 만들어 온 작업 메이트다. 서로 의견도 주고 잔소리도 한다. (웃음) 이번에도 동생이 아이디어를 내는 등 여러모로 도움을 줬지만, 영화에 참여한 배우들에게 더 많은 도움을 받았다.

-배우들이 낸 의견 중 가장 재밌었던 걸 이야기해준다면.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인물들이 파티를 하던 도중에 윤주(도윤주)가 정체를 드러내지 않나. 도윤주 배우가 어깨에 문신을 그려뒀다가 그 장면에서 보여주면 어떻겠냐고 했다. 처음에는 너무 노골적이라고 생각해서 반대했는데 촬영을 하고 보니 재밌더라. (웃음) 그 때 쓴 교정기도 예전에 자기가 쓰던 걸 직접 가져와 활용한 거다.

-영화 후반부에 인물들이 모두 모여 뮤지컬 형식으로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른다. 감정적으로 가장 고조되는 신이었다.

=처음 시나리오를 쓸 때는 없는 신이었다. 그러다 미영이 자신의 과거를 들여다보는 장면인 만큼, 좀 더 미영이란 인물과 맞닿아있는 노래를 부르면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곧바로 음악 감독과 함께 곡을 만들었고 작사는 내가 직접 했다. 그 곡에 맞는 안무를 따로 연습해 후반부의 해당 신을 다시 찍었다. 춤은 극중 대현의 건물주로 나오는 이인화 배우의 도움을 받았다. 원래 뮤지컬을 했던 배우라 전체적인 구성 등 여러모로 크게 도움을 줬다.

-배우들이 스텝까지 겸하며 영화에 참여했다. 배우들의 애정이 크겠다.

=그렇다. 신에 관한 아이디어를 내는 건 물론이고 카메라 밖에 있을 때는 세팅도 도와줄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여대현 배우는 <혐오의 스타> 최종 편집본도 본 유일한 배우인데 본인이 나와서 그런지 재밌다고 이야기를 해주더라. (웃음) 이번 영화제에서 다 같이 영화를 볼 예정이다.

-<가족사진>이라는 웹툰을 연재한 바 있다. 영화와 웹툰이라는 매체의 매력은 어떻게 다르게 다가오나.

=만화는 혼자 하는 작업이지만 영화는 같이 하는 작업이라는 것, 이게 가장 큰 차이다. 이야기는 같지만, 이걸 만들고 소개하는 방식이 다른 점이 매력이자 장점이다.

-이다음엔 어떤 이야기를, 어떤 매체를 통해 보여주고 싶나.

=영화를 기획 중이다. 지금 준비하는 작품을 계획대로 찍게 된다면 가족 이야기가 될 것 같다. 현재로선 한 가족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재미있는 이야기라고까지 말씀드릴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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