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이 CJ제일제당과 CJ대한통운 등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를 대거 교체하고 78명의 임원을 승진시키는 내용의 2021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신임 임원은 지난해보다 2배 늘었고 역대 최대인 8명의 여성 임원이 탄생했다. 세대교체를 통해 조직 내 활력을 불어넣고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나서겠다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뉴스1> 12월 10일자 “CJ그룹 대표이사 9명 ‘세대교체’… 이재현 회장 ‘포스트코로나 대비’ 포석” 중)
CJ그룹이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주요 계열사 14개 가운데 약 60%인 8곳의 수장이 바뀔 만큼 예년에 비해 대표이사들의 인사이동이 많다. 투자·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가 속한 CJ ENM과 CJ CGV도 이번 인사 대상에 포함됐다. 일단 허민회 CJ ENM대표는 CJ CGV 대표로 이동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극장이 위축되고 OTT플랫폼이 급성장하는 등 급변하는 콘텐츠 산업 환경 속에서 영화 부문은 실적이 감소했지만 티빙, 방송 등 미디어 부문이 선전하면서 올해 3분기 매출 7986억원, 영업 이익 710억원을 기록한 허 대표에게 침체기에 빠진 CGV를 살려야 하는 중책이 주어졌다.
허민회 대표가 빠져나간 CJ ENM 대표에는 강호성 CJ그룹 총괄부사장이 선임됐다. 검사 출신인 강 부사장은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2013년 CJ그룹 법무실장으로 합류했다. 엔터테인먼트나 커머스에 정통한 사람 대신 법무팀 출신인 그를 ENM 대표로 앉힌 건 대법원으로 가는 <프로듀스X101> 시리즈 투표 조작 사건으로 실추된 CJ의 이미지를 쇄신하고 최종심을 적극 대응하라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프로듀스X101> 시즌1~4 생방송 경연에서 시청자들의 유료 문자 투표 결과를 조작해 특정 후보에게 혜택을 준 혐의다.
이번 인사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이경후 CJ ENM 상무가 부사장대우로 승진했다는 사실이다. 이경후 신임 부사장은 이재현 CJ그룹의 장녀다. 이외에 CJ ENM 조직은 큰 변화가 없다. 최진희 스튜디오드래곤 대표가 지난 7월 신설된 영화·드라마 총괄 겸 영화사업본부장을 그대로 맡고 있다. CJ그룹은 “코로나19로 인한 급격한 산업 환경 변화 등 대내외 위기상황에 대처하고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CEO들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종합 콘텐츠 스튜디오로서 CJ ENM이 어떤 방향으로 진화할지, CGV는 현재 위기를 어떻게 돌파할지가 내년 CJ를 바라보는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