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영화학과 출신의 영화감독이라는 타이틀은 이제 고전적인 흐름이 된 지 오래다. 물론 대학교에서 영화를 전공한 소위 ‘출신’들이 영화감독으로 데뷔하는 경우도 많지만 꼭 영화감독이 아니더라도 할 수 있는 일은 많다. 영화, 영상 혹은 미디어 전반에 걸친 학문을 공부한 전공생들이 취업 전선에서 선택할 수 있는 여러 옵션들을 살펴봤다.
● 비평가 대신 ‘영화 유튜버’는?
이동진 영화평론가의 글을 읽은 적 없는 사람보다 김스카이의 하늘담 리뷰 영상을 본 적 없는 사람을 찾기가 더 어려운 시대가 됐다. 혹은 마블 슈퍼히어로영화가 개봉하면 습관적으로 삐맨의 관련 소개 영상을 보게 되는 시대다. 영화 연출 외에 유튜버들은 누가 어떻게 만드는 걸까. 꼭 영화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영화 리뷰를 글 대신 영상으로 만드는 영화 유튜버는 누구나 당장 시작할 수 있다. 기본적인 편집 센스와 영화에 대한 어떤 정보가 있다면 그것을 토대로 나만의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 현재 활동 중인 수많은 영화 유튜버들 가운데 몇몇은 전업을 하기도 하고 회사 형태로 여러 명이 팀을 꾸리기도 한다. 그만큼 시장 규모가 커졌다. 영화 만들기보다 영화에 관해 이야기하길 좋아하고 적성에 맞다면 이제 유튜버 시장도 새로운 ‘진로’가 됐다.
● 소셜 커머스, 웹드라마 등 방송과 CF로
영화와 드라마 외에 정말 다양한 형태의 내러티브 콘텐츠가 만들어진다. 광고 시장에서도 짧은 단편 분량의 이야기로 광고를 만들기도 하는데 과거 영화전공생들이 뮤직비디오, CF 연출로 상당수 진출했다면 이제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영역이 확실히 넓어진 셈이다. SNS에서 접하는 광고 콘텐츠 역시 기본적으로 내러티브를 가진 완결 구조를 지녔다. 이러한 영상을 만들어내는 어느 곳이든 연출이 필요한 법이다. 조금 확장해서 생각해보면 영화 예고편을 만드는 직업 또한 광고 영역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직업이다.
● 감독과 프로듀서
영화전공생이 가장 많이 진출하는 분야는 시나리오작가, 영화감독, 프로듀서, 촬영감독 등을 꼽을 수 있다. 이 직업군이 필요한 덕목에 대해서는 학창 시절 귀가 닳도록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시나리오작가나 영화감독은 아무래도 자신만의 뚜렷한 이야기가 있는 사람들이다. 흔히 창작자의 진로만을 바라보느라 프로듀서의 역할을 간과하기 쉬운데 한편의 영화를 위해서는 프로듀서의 역량이 중요하다. 일례로 이지원 감독의 <미쓰백>은 기획, 투자, 배급 단계에서 왜 이 영화가 ‘미쓰백’이 주인공이어야 하는지에 대해 방향을 잡을 때 프로듀서의 역량이 중요했다. 나의 성향이 프로듀서쪽일지 감독쪽일지 판단해보자.
● 기획, 투자, 배급, 홍보하는 영화인
감독이나 프로듀서처럼 직접적으로 영화를 만들어가는 위치의 사람은 아니지만 영화가 관객과 만나는 데 있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직업도 많다. 대표적인 회사들로는 CJ ENM, NEW, 쇼박스, 롯데엔터테인먼트 등 굵직한 대형 배급사들이 있고 기획, 개발을 맡는 영화사와 파이낸싱 전반을 다루는 투자사도 영화와 관련된 기본 지식을 요구하는 직종이기에 대학생활의 학업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마케팅에 관심이 많은 전공생이라면 홍보마케팅 회사나 관련 부서로의 취업을 노려볼 수도 있다. 작품을 직접 만드는 창작자에 못지 않는 다양한 크리에이티브 능력을 요구하는 직종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