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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색> 우린, 다시 만나게 될 거야

료(후루카와 유우키)는 연인 유리가 죽은 뒤 무의미하게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밥을 먹기 위해 들른 가게의 사장은 100일 전에 료 자신이 맡기고 간 것이라며 마술 도구가 든 가방을 건네준다. 료는 무언가에 이끌리듯 마술을 배우기 시작하고 얼마 전에 죽은, 자신과 똑같이 생긴 홋카이도의 마술사 류를 알게 된다. 료는 자신과 똑같이 생겼지만 자신보다 더 행복한 도플갱어가 홋카이도에 살고 있다는 유리의 말을 기억하고 홋카이도로 떠난다. 홋카이도에 간 료는 유리와 똑같이 생긴 아야(후지이 다케미)를 만나는데, 아야는 류의 연인이며 료를 류라고 생각한다. 료는 아야의 격한 반응에 자신이 류가 아니라는 사실을 말하지 못한다. 료는 아야가 자신을 류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자신도 아야를 유리라고 생각하며 아야의 연인으로 홋카이도에 머무르기로 결심한다.

<엽기적인 그녀> <클래식>의 곽재용 감독의 신작이다. 감독 자신이 직접 원안을 쓴 동명의 웹툰이 원작이다. 도플갱어가 주요한 모티브로 활용되며 마술이라는 소재가 부차적으로 활용된다. 영화는 미스터리한 분위기 속에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 하지만 운명적인 사랑을 강조하는 바람에 개연성이 떨어져서 마치 이야기를 위한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흥미를 유발하는 소재를 너무 많이 차용한 탓에 산만하고, 영화의 절정이 느껴지지 않는다. 무엇보다 관습적인 숏과 클리셰가 지나치게 많다. 로맨스물이 재미있는 이유는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순간 자체가 이미 마술과 같은 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 영화에는 이런 진짜 마술 같은 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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