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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벅스 라이프> C.E
2002-04-11

DVD/메인과단신

<A Bug’s Life>: Collector's Edition 1998년, 감독 존 래스터 자막+더빙 영어, 한국어 오디오 DD 5.1 화면포맷 아나모픽 2.35:1 1.33:1 지역코드 3 출시사 브에나 비스타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겠지만, ‘벌레’를 좋아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어보인다. 살아 움직이는 곤충을 사랑스럽게 쓱쓱 만지며, “난 벌레 좋아해”라고 즐겁게 말하는 사람은 만나본 적도 없다. 하지만 가끔은 잘 만들어진 애니메이션 속에 등장하는 곤충 캐릭터들을 보다가, 문득 ‘야- 진짜 귀엽다!’는 느낌을 받을 때도 있다. 그런 느낌을 확실하게 주는 대표적 애니메이션 <벅스 라이프>가 이번엔 Collector’s Edition판 DVD로 다시 출시되었다.

국내에 2년 전에 출시되었던 기존의 <벅스 라이프> DVD는 100% 디지털 작업이라는 태생적 장점을 잘 살린 완벽한 화질과 음질 때문에, 항상 베스트 DVD 타이틀에 꼽혀왔었다. 그러나 코드 1번 지역에서 다양한 서플먼트가 추가된 특별판들이 출시되면서부터, 상대적으로 빈약한 국내판은 점차 그 매력을 상실해가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서플먼트를 확실하게 보강해 출시된 것이 바로 <벅스 라이프> C.E다.

다양한 서플먼트 중에서도 최고로 꼽을 수 있는 것은, 영화제처럼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구경조차 쉽지 않았던 픽사 스튜디오의 단편 디지털 애니메이션 <제리의 게임>(Geri’s Game)이 수록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 작품은 <토이 스토리2>에서 낡은 우디를 수선해주는 인형수리공으로 등장했던 바로 그 할아버지 ‘제리’가 체스를 두는 모습을 아주 코믹하게 그려내 99년도 아카데미 단편애니메이션상을 수상하기까지 한 수작. 무엇보다 ‘제리’의 실사 같은 표정, 특히 컴퓨터그래픽으로 그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섬세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눈썹의 움직임은 압권이다.

또한 서플먼트의 곳곳에 포진한 픽사 특유의 유머도 진가를 발휘하고 있는데, 특히 존 래스터 감독이 직접 등장해 황당한 몸짓으로 포복절도할 수준의 개인기를 보여주는 Pre-Production의 한 코너는 진짜 인상적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싫어하는 곤충을 소재로 삼은 이유와, 곤충들을 관찰하고, 캐릭터화하는 과정을 홈비디오에 어설픈 후시녹음 형식을 빌려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미있기로는 극장에서도 감탄사를 마구 흘리면서 봤던 ‘Outtakes’ 코너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어떻게 그런 NG장면들을 생각해냈는지, 목소리를 연기한 배우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등이 소개되는 부분은 아주 흥미롭다. 더불어 새로운 NG장면들도 상당수 추가되어 있는데, 그 끝없이 이어지는 유머에는 두손두발 다 들 정도.

이렇게 막강한 서플먼트들로 꽉꽉 채워진 <벅스 라이프> C.E는 정말 ‘보고 또 봐도’ 전혀 질리지 않는 또 하나의 베스트 DVD 타이틀이다. 김소연/ DVD 칼럼니스트 [email protected]▶ <벅스 라이프> 자세히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