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소용돌이처럼 격렬하게 기타와 드럼 연주가 몰아친다. 여기에 두두두두두두거리는 베이스가 합세하고, 스네어가 터지면서 곡은 절정을 향해 듣는 이들을 마치 타임 리프처럼 단숨에 이동시킨다. 이후 변박을 통해 곡은 후렴구로 전환되고, 공간감 있는 사운드 연출과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연주로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는다. 과연 이 밴드의 전성기가 바로 이 곡과 함께 열렸던 것이로구나, 다시금 실감케 하는 곡이 아닐까 싶다. 뮤즈의 <Stockholm Syndrome>은 2003년 공개된 그들의 3집 《Absolution》을 통틀어 가장 강렬한 순간을 완성하는 노래다. 굳이 13년 전의 이 곡을 지금 추억하는 이유는 다름 아닌 ‘스톡홀름 증후군’이라는 제목 때문이었다. 인질이 인질범에게 동화 혹은 동조하는 비합리적인 현상을 뜻하는 스톡홀름 증후군은 1973년 스톡홀름의 한 은행에서 인질로 잡혔던 사람들이 인질범이 자신들을 죽이지 않았다는 사실에 심지어 고마움을 느꼈고, 법정에서 불리한 증언을 거절한 것은 물론 인질범들을 옹호하기까지 했다는 일화에서 만들어졌다. 이 곡을 정말 오랜만에 꺼내 들으면서 나는 지난 몇년간 대한민국의 꼴이 이와 유사한 형태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국민 10명 중 최소 2, 3명은 자신이 인질로 잡혀 있는데도 인질범들이 아무리 나쁜 짓을 해도 이 증후군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이 끝내주는 곡의 다음 가사를 꼭 들려주고 싶다. “바로 지금이 내가 너를 버릴 시간이기를/ 그리고 마지막으로 너를 잊게 될 시간이기를/ 부디 내가 그렇게 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