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을 먼저 던져본다. ‘제이. 로’ 하면 당신은 누구의 얼굴이 먼저 떠오르나. 만약 제니퍼 로렌스를 연상했다면, 축하한다. 당신은 그래도 늙지 않았다. 그런데 제니퍼 로페즈가 무의식적으로 튀어나왔다면? 역시나 축하한다. 옛날 사람. 옛날 사람. 어쨌든 1990년대 라틴 열풍의 주역이었던 제니퍼 로페즈가 신곡 <Ain’t Your Mama>로 돌아왔다. 곡은 도입부부터 자신이 제니퍼 로페즈산(産)임을 숨기지 않는다. 극도로 절제되었지만 들썩이는 라틴 비트가 딱 제니퍼 로페즈 음악에서 들어왔던 시그니처 사운드임을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미니멀한 신시사이저와 드럼, 퍼커션 연주는 그가 음악도 음악이지만 ‘메시지’를 부각하기 위한 장치로서 이를 설계했음을 말해준다. 기실 사람들(적시해서 말하자면 남성들)은 제니퍼 로페즈의 보험 든 엉덩이로 대표되는, 그의 섹시한 이미지만을 거의 폭력적인 시선으로 소비해왔다. 그는 비욘세의 1990년대 버전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비욘세가 저 유명한 히트곡 <Single Ladies>와 최근에 발표한 신보 《Lemonade》(2016)에 이르기까지, 독립적인 여성상을 강렬한 태도로 밀고 나갔듯 제니퍼 로페즈 역시 페미니즘의 기수 중 한명으로 평가받고 있다. “나는 네 엄마가 아니야”라고 노래하는 이 곡을 통해 제니퍼 로페즈는 2000년대 이후 전개된 제2차 페미니즘 운동을 끌어안는다. 음악적으로도 탁월하면서도 동시대적인 메시지를 놓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지금, 여기, 한국의 현재 상황을 고려해보면, 우리가 다시 그에게 주목할 이유는 충분해 보인다. 뮤직비디오와 함께 감상하면 노래가 전하려는 메시지를 더욱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