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 지산 밸리록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에 내한하는 디스클로저는 최근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최근 송라이팅보다 샘플링을 이용한 몇 가지 클럽 트랙들을 작업 중이다.” 무슨 얘기냐면 보컬 위주의 대중적 하우스 말고 그루브 위주의 클럽용 하우스를 만들겠다는 뜻이다. 디스클로저는 샘 스미스, 위켄드 등의 팝 슈퍼스타들과 콜라보해 인지도와 대중성을 높여왔다. 그들이 점차 클럽쪽으로 비중을 옮기겠다는 뜻이다.
고르곤 시티의 신곡 <Blue Parrot>도 같은 맥락이다. 고르곤 시티는 디스클로저와 마찬가지로 팝 하우스로 성공한 팀이다. 제니퍼 허드슨 같은 주류 스타와 콜라보해 영국 싱글 차트 상위권에 올랐다. 그런 그들이 이번에 보컬이 아닌 그루브 중심의 음악을 발표했다. 어쩌면 얼마 뒤 발표될 앨범 《Kingdom》은 더 ‘클럽’ 지향의 앨범이 될 수도 있겠다. <Blue Parrot> 같은 곡이 빌보드에서 먹힐 가능성은 전혀 없다. 주류 음악계는 비트와 베이스 위주의 인스트루멘털 음악을 환영하지 않는다. 특히 심플함을 강조하는 이런 테크하우스 장르는 주류 내 성공 가능성이 제로에 가깝다. 하지만 고르곤 시티는 이걸 다음 행보로 내걸었다. 왜일까. 그들도 깨달은 것이다. 신의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것을 말이다.
상당수 디제이와 프로듀서들이 다시 마니아들쪽을 바라보고 있다. 대중성을 높여 주류로부터 인정받겠다는 분위기가 약해지고, 신에서 인정받는 음악을 만드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조만간 일렉트로닉 댄스는 기로에 설지도 모르겠다. 계속 주류 언저리에 머물든가, 아니면 다시 언더그라운드가 되든가. <Blue Parrot>은 그런 과도기의 산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