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ory
2005년,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스포츠는 모터사이클과 인라인스케이트와 폴로를 결합한 롤러볼. 별볼일 없는 아이스하키 선수 조나단(크리스 클레인)은 새로운 자극을 찾던 중 친구인 마쿠스(엘엘 쿨 제이)와 함께 롤러볼의 본고장 카자흐스탄으로 날아간다. 스타 플레이어가 된 조나단은 롤러볼의 프로모터 페트로비치(장 르노)가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선수간에 격투를 조장하고 위험한 사고를 연출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조나단은 죽음의 게임 롤러볼을 그만두려 하지만, 페트로비치에게서 벗어나는 건 불가능하다.■ Review 존 맥티어넌의 옛 액션영화에는 색깔이 있었다. <다이하드>와 <붉은 10월>은 제한된 실내공간에서의 액션연출이 그의 장기임을 보여준 작품들. 현실과 환상세계를 뒤섞으며 액션장르를 풍자한 <라스트 액션 히어로>나 이야기의 무대를 열린 시가지로 옮긴 <다이하드3> 등의 시도가 신통치 않았다는 사실도 존 맥티어넌의 그런 장점을 방증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뭔가 다른 경험, 새로운 도전을 끊임없이 원하는 것 같다. 의 과거에서 <롤러볼>의 미래로, 이번엔 무사히 안착했을까.
<롤러볼>은 노먼 주이슨의 1975년작을 리메이크한 작품. 원작은 강도 높은 폭력과 정치적 알레고리를 곁들인 B급영화라는 판정을 받은 데 반해, 리메이크판은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그리고 ‘SF판 <글래디에이터>’를 표방하고 있다. 실제로 롤러볼이라는 가상의 스포츠가 열리는 공간은 고대로마의 원형콜로세움과 여러모로 유사하다. 이곳에서 일부는 모터사이클을 몰고 일부는 스케이트를 타며 금속 공을 패스해 골인시키고 득점하면 되는데, 문제는 게임에 어떤 규칙이나 제한이 없다는 것. 과열되는 게임, 악덕 프로모터(KGB요원 출신의 러시아 마피아)의 농간으로 선수들은 죽어나간다. 원형경기장에 던져진 이상, 살아남아야 한다. 이 서바이벌 스토리가 얼마나 박진감 넘치게 펼쳐지느냐가 성패의 관건일 듯.
존 맥티어넌은 전공 무대인 폐소공간으로 옮겨왔지만, 야심이 너무 컸던지, 미국에선 반응이 썩 좋지는 않은 편. <롤러볼>은 서너 차례 개봉일을 미뤄 적잖은 루머를 낳았고, 올 2월 미국개봉 당시 평단의 맹공을 받았다. “스포츠, 액션, 탈주, 음모, 코스튬 드라마의 요소가 뒤섞여있지만, 뭐 하나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다”는 것이 비판의 요지. 하지만 시각디자인은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았다. 국내개봉 일주일 전까지 시사회가 열리지 않았다. 박은영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