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실종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오형제가 모이는 데서 이야기가 시작되는 <덕수리 5형제>는 미스터리 코미디다. 이들 덕수리 5형제는 부모의 재혼으로 형제가 되었는데 막내만 재혼 이후 출생했다. 오형제는 실종된 부모를 찾기 위해 방안을 모색하고 동분서주하는데, 성격이 딴판인 큰아들 수교(윤상현)와 둘째아들 동수(송새벽)는 의견충돌을 빚는다. 범죄없는 마을에서 명예퇴직하고 싶은 파출소장은 사건을 조용히 마무리하려 들지만, 파출소 구성원 중 유일하게 박 순경(이광수)만 적극적으로 수사에 뛰어든다.
<덕수리 5형제>의 줄기는 섬뜩한 범죄서사이지만 표면적으로 풀어가는 방식은 코믹하다. 가령, 어마어마한 문신을 하고 나타나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한 동수가 조폭이 아니라 조폭 전문 타투이스트라는 자잘한 반전이 웃음을 유발한다. 발랑 까진 듯 보이던 큰딸 현정(이아이)이 알고 보면 순정과 효심을 갖고 있으며, 샌님 같은 윤리 선생 큰아들이 의외의 기개를 발휘하는 등 캐릭터 자체가 주는 재미가 쏠쏠한 영화다. 미궁으로 빠지던 사건은 달력에 작게 표시된 ‘용팔이 3천만원’이라는 글씨에서 실마리가 풀려나간다. <덕수리 5형제>는 미스터리를 푸는 묘미보다 구석구석 마련된 웃음 포인트와 우리 사회의 문제를 포섭하는 주제의식이 돋보이는 영화다. 다양한 가족의 형태, 외국인 이주노동자, 흉악범죄의 증가 등 우리 사회는 여러 변화와 진통을 겪고 있고 <덕수리 5형제>는 이를 부담스럽지 않게 관객 앞에 펼쳐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