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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투차세대
2001-03-14

홍콩영화는 죽었는가? <신투차세대>는 아니라고 답한다. <신투첩영> <퍼플 스톰> 등 최근의 홍콩영화들은 할리우드 첩보영화에 흔히 나오는 고도의 테크놀로지에 고유의 수공업적인 액션을 섞어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냈다. <신투차세대>도 그런 흐름의 연장선에 서 있다. 살아 있다는 것은 그러나, 그저 존재한다는 것과 다르다. <신투차세대>는 홍콩영화의 숨이 끊어지지는 않았지만, 아직 새로운 돌파구를 찾지 못했음을 방증한다.

<신투차세대>는 단순하다. 초반부는 첨단 테크놀로지의 전시장이다. 삼엄한 경비망을 뚫고 들어가는 맥과 동료들의 테크놀로지는 <종횡사해>와 비교하면 대단한 발전이다. 모든 시청각 정보를 전달하는 반딧불 정탐갑충, 해킹으로 만들어내는 가짜 지문과 동공, 위급할 때 스케이트보드로 쓸 수 있는 배낭 등 기기묘묘한 소도구들이 연이어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하지만 흥미진진한 소도구들은 단지 소도구일 뿐, 이야기를 끌어가지는 못한다. 후반부는 총알과 주먹으로 승부하는 고전적 액션의 장인데, 두 가지가 뒤섞이면서 어설프게 느껴진다.

이야기를 끌어가는 소재인 ‘믿음’도 그렇다. 서기가 연기한 수수께끼의 여인은 죽어가며, 세상에 믿을 수 있는 사람은 누구지, 라고 묻는다. 맥에게 사건을 의뢰한 박사는 이미 죽었고, 맥의 동료들은 서로를 불신한다. 맥은 여인을 믿는다고 말하지만 그건 거짓이다. 그녀를 사랑한다고 말한 남자도 거짓이다. <신투차세대>는 그 ‘거짓’들을 펼쳐가다 한순간 ‘우정’으로 모든 것을 무마해 버린다. 물론 <신투차세대> 같은 오락영화에 철학은 어울리지 않는다. 그보다는 배우들의 매력을 살피는 게 낫다. 특히 여전히 소년처럼 풋풋해 보이는 여명보다 버드 역의 진소춘을.

위정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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