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기부 봉사단 '터치' 회장, 의상디자인과 08학번 김주영
-재능기부 프로젝트 봉사단 ‘터치’의 활동에 대해 소개해달라. =2011년부터 시작된 프로젝트다. 독거노인들을 위해 패딩점퍼를 만들어 전달했던 것이 시작이었다. 지난해에는 청각 장애우 클라리넷 합주단 ‘사랑의 달팽이’ 어린이들에게 연주용 셔츠를, 올해는 ‘행복나무소년소녀합창단’을 위한 맞춤형 단복을 제작했다.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의상디자인을 하다보면 남는 원단들이 생기는데 그 원단으로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작은 발상에서 시작했다. 우리에겐 작은 일이고 한번 수고하면 되는 일이다. 단순한 재능기부가 아니라 대학생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다보니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터치’의 뜻은. =우리의 작은 손짓(터치)이 파동처럼 울려 퍼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지은 이름이다. 앞으로의 활동들이 한번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퍼져나가길 소망하고 있다. 참고로 우리는 동아리가 아니다. 그때그때마다 새로운 멤버와 새로운 기획으로 진행되는 프로젝트다. 처음엔 의상디자인학과만의 활동이었으나 지금은 교내 타학과 학우들과 연계해서 점점 시스템을 갖춰나가고 있다. 터치가 건대를 대표하는 문화의 아이콘이 되면 좋겠다.
-터치가 바라보는 목표는. =대학 내 기부문화를 정착시키고 싶다. 사실 우리가 고생해서 옷을 만들어주는 것보다 사서주는 것이 더 쉽고 싸고 편하다. 우리는 의식을 전달하고 싶다. 우리가 주는 것은 옷이 아니라 마음이 담긴 선물이다. 대학문화 속에 우리의 배움과 재능을 통해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들이 계속해서 만들어지기를 바란다.
-활동하면서 어려움도 많을 텐데. =학생으로 활동하며 가장 어려운 점은 금전적인 문제다. 처음에는 회비로 운영했으나 이번부터 외부의 지원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태광산업은 천만원 상당의 원단을 제공해주었고, 신한은행이 운영하는 S20 프로젝트에 선정되어 지원금도 받았다. 최근에는 루트임팩트로부터 프로젝트마다 300만원씩 지속적으로 지원해주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기업들의 이런 후원이 우리에게는 정말 큰 힘이 된다.
-다음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안녕?! 오케스트라>를 보고 들었던 생각인데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하는 웨딩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다. 이런저런 문제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다문화가정 부부의 결혼식을 도와주는 일이다. 하지만 나혼자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음 회장의 의견과 프로젝트에 모일 구성원들의 생각을 듣고 결정해야 하니까.
-의상디자인 학과로 진학하게 된 계기는. =사실 이과 출신이다. 이공계열로 진학을 확정짓고 타대학에 합격했었다. 진로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갈매기의 꿈>이라는 책을 만났고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고민하게 되었다. 결국 대학 입학을 취소하고 1년 더 공부해서 이쪽으로 진학했다.
-지금은 어떤 꿈을 꾸고 있나. =의류업계에서 마케터로 성장하고 싶다. 사실 의상디자인을 전공한 모든 학생이 디자이너가 되는 것이 아니다. 유통이나 마케팅,머천다이저(MD) 쪽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스스로도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일에 더 흥미를 느끼고 있다. “훌륭한 마케터는 아름다운 눈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다양한 시각을 가진 사람이다.” <유티나스브랜드> 편집장 권민씨의 말이다. 다양한 시각을 가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학생으로서 한번쯤은 해봐야 하는 일이 있다면? =도전. 평가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예술학과다보니 다른 전공과 조금 다를 수 있겠지만 각자의 전공만이 할 수 있는 일들을 해나갔으면 좋겠다. 찾아보면 대학생들만이 할 수 있는 일들이 굉장히 많다. 술 먹고 노는 건 언제든지 할 수 있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