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Culture > 비디오 > 비디오 카페
비디오카페 베스트3
2002-02-06

비디오카페/p찍음

‘비디오 카페’ 칼럼을 시작한 지, 어느덧 2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비디오 대여점에서 일주일에 한번씩은 꼭 무슨 일인가 일어나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세월들이었다.

최종회를 쓰는 이 자리에서 ‘비디오 카페’ 칼럼 중 히트작 몇편의 후속담을 소개하려 한다. 첫째, 예술영화를 빌려간 채 반납하지 않은 영화감독 지망생의 <저의 뺨을 치세요> 편. 글이 공개되고 몇 개월 뒤 그를 우연히 볼 기회가 있었다. 나야 비디오테이프 떼였다고 생각하고 아무렇지 않게 그를 대했지만, 어쩔 줄 모르며 애써 그 자리를 피하려던 그를 보면서 절로 ‘죄짓고 살지는 말자’는 다짐을 했다.

둘째, <이거, 제가 봤나요?>의 사진작가 황규태 선생님 편. 글이 나간 며칠 뒤, 선생님은 “여기서 나에 대해 뭐라 글 쓴 적 있나?”라고 물으시는 것이었다. “네, <씨네21>이란 잡진데요. 누가 봤다던가요?” “그 책 꽤 유명한가봐. 주변에서 그 글을 읽고들 노인네 치매에 걸린 거라며 흉보더군.” 아무리 그 글이 소개된 책이 <씨네21>이라 알려드려도 아직도 선생님은 이 잡지의 이름을 정확히 모르신다.

셋째, 최근의 히트작 <에로, 무엇이든지 물어보세요>의 남동생 편. 그 글이 나간 뒤 남동생은 매일매일 “친동생이세요?”라고 조심스럽게 물어오는 여성 고객에게 유명세를 치러야 했다. 영문을 모르던 남동생은 며칠이 지나서야 나의 고백으로 인해 그 글을 읽은 뒤 명예훼손 운운하더니, 이제는 “네, 남동생 맞아요. 그 에로킹!”이라는 대답으로 여유를 부린다.

그동안 ‘비디오 카페’를 성원해주신 독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주현/ 비디오 카페 종로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