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징
1. 와이파이 환경이 아니더라도 전용 앱만 설치하면 스마트폰, PC 등과 바로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무선 스피커. 2. 다양한 색상의 캐시미어 커버를 씌운 디자인이 독특하다. 커버는 취향에 따라 얼마든지 교체 가능. 3. 스피커 방향에 상관없이 동일한 출력을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된 제품이다. 벽에 소리를 반사시켜 안정적인 사운드 시스템을 구축하는 리브라톤의 독자적인 기술력 덕분. 4. 가장 ‘저렴한’ 소형 모델이 59만원이다. 무게(1.8kg)보다는 가격이 부담스럽게 느껴져서 선뜻 집어들기가 어렵다.
북유럽을 여행해보진 못했다. 하지만 북유럽 이야기라면 대략 이틀에 한번꼴로 들으며 산다. 스티그 라르손이나 헤닝 만켈, 요 네스뵈 같은 작가들의 스릴러는 이미 한국에서 스테디셀러 대접을 받는 눈치다. 스칸디나비아 디자인 역시 일시적 유행을 넘어 하나의 장르로 자리를 잡은 지 오래다. 그러니까 내가 직접 가보지도 않은 채 상상한 북유럽이란 용 문신을 한 소녀와 변태적인 연쇄 살인범이 아르네 야콥슨과 핀 율의 소파에 몸을 묻은 채 귀여운 이케아 찻잔으로 홍차를 나누어 마시는 곳에 가깝다. 만약 티타임의 어색한 분위기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밀레니엄: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의 주인공인) 리스베트가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새 앨범이라도 오디오에 집어넣는다면? 스피커는 뱅앤드올룹슨일까? 어쩌면 리브라톤일지도 모르겠다. 최근 한국에도 정식 소개된 이 프리미엄 스피커 브랜드는 흉기 디자인마저도 허투루 하지 않을 것 같은 스칸디나비아적 미감을 여실히 보여준다.
국내에 출시된 건 무선 스피커 3종이다. 집(ZIPP)은 가장 작은 크기의 원통형 제품이며 라이브(LIVE)는 실내용 포터블 스피커, 그리고 라운지(LOUNGE)는 TV 크기의 사운드바다. 2013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의 혁신 디자인 및 엔지니어링 부문에서 최고의 혁신상을 수상했으니 전문가의 검증은 제대로 거쳤다고 봐도 좋다. 가장 먼저 언급하게 되는 건 디자인이다. 외관에 다양한 색상의 캐시미어 커버를 씌운 발상이 고정관념의 허를 찌른다. 즉, 대부분의 오디오 기기에서 기대하기 마련인 차갑고 매끈한 질감에 의외의 대안을 제시한 셈이다. 물론 가벼운 충격으로부터 제품을 보호하는 실용적인 기능도 있다.
이른바 ‘북유럽 감성’은 커버 색상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원색 대신 블루베리 블랙, 바닐라 베이지, 라임 그린, 블러드 오렌지 등 은근한 색들을 사용했기 때문에 다양한 공간에 오래된 가구처럼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취향에 따라 커버를 교체할 수 있도록 한 점도 눈에 띈다.
물론 스피커 선택의 첫 번째 기준은 음질이다. 리브라톤은 이용자가 스피커 설치 방향에 상관없이 동일한 출력을 즐길 수 있도록 360도 풀룸(Full Room) 사운드 시스템을 적용했다. 벽에 소리를 반사시켜 공간 안에서 충만하게 맴돌도록 하는, 이 브랜드만의 자체 기술이다. 와이파이 환경이 아니더라도 전용 앱만 설치하면 스마트폰 및 PC와 바로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무선 스피커라는 건 가장 중요한 특징이다. ‘프리미엄’이라는 수식어에서 이미 눈치를 챘겠지만 가격은 그리 가볍지 않다. 집, 라이브, 라운지가 각각 59만원, 110만원, 그리고 17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