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 3월20일-4월8일 장소: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문의: 02-758-2150
오래전 탄광에서 일어난 폭발 사고. 17년이 흐른 지금, 탄광이 없어진 자리엔 화려한 불빛의 카지노가 사람들을 유혹한다. 남산예술센터가 2012년 두 번째 시즌작으로 무대에 올리는 연극 <878미터의 봄>은 탄광과 카지노, 그리고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주검마저 확인하지 못한 광산 사고의 진실들을 하나씩, 천천히 벗겨낸다. 카지노로 변해버린 정선 폐광촌에서 삶을 이어가는 막장 인생들과 타워크레인에서 농성 중인 노동자들의 현실을 오버랩하며 사회의 구조적 모순에 대해 묵직한 비판을 던지는 작품이다. 제목 <878미터의 봄>의 숫자 ‘878’은 작품의 주된 배경인 탄광 막장의 깊이를 상징하기도 하고, 카지노의 잭팟이 터지는 21에 2가 더해져 이루지 못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주인공 ‘우영’이 딜러로 일하는 카지노는 과거 자신의 아버지가 광부로 일했던 탄광이었다. 개발로 인해 끊임없이 변해가는 마을에서 폐광촌의 잔해인 아버지를 모시고 살아가는 그녀의 삶은 고단하기만 하다. 그런 그녀의 삶에 과연 희망의 봄은 찾아올까.
<878미터의 봄>은 ‘제1회 벽산희곡상’ 당선작으로, <우릴 봤을까>로 이미 남산예술센터 무대에 작품을 올린 바 있는 한현주 작가의 신작이다. “탄탄한 플롯과 사회현실에 대한 예리한 시선, 그리고 유려한 언어적 감각과 연극적 무대 감각을 두루 갖춘 작품”이라는 것이 심사평. 연출은 <기묘여행> <바람이 분다> 등의 작품을 선보이며 2010 동아연극상 신인연출상을 수상한 류주연 연출이 맡는다. 동아연극상과 한국뮤지컬대상에서 무대미술상을 수상한 여신동 디자이너의 무대 디자인도 주목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