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에서 개봉한 스릴러영화 <한니발>의 주연배우 앤서니 홉킨스가 평론가들의 비판에 불만을 터뜨렸다. 이 영화를 홍보하기 위해 베를린영화제에 들른 그는 <한니발>이 “별 근거도 없이 역겨운 폭력 장면으로 가득하다”며 영화의 유해성을 주장한 미국 평론가들에 대해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고 불쾌하고 무서워했다면 그럴 수 있다고 본다. 그 점은 나도 이해한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는 사람이 모두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는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91년작 <양들의 침묵>의 속편인 이 영화에서 10년 만에 다시 렉터 박사 역할을 맡아 관객의 뒷덜미를 섬뜩하게 한 그는 이어 “당신은 극장에 편히 앉아 몇분 동안 다른 누군가의 악몽을 경험할 수 있다. 영화를 찍으면서 우리는 자신의 내면에 있는 어둠과 그림자, 악마성에 매료됐다”며 자신의 캐릭터가 대중성을 획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그는 토머스 해리스의 <렉터 박사 3부작> 중 첫 번째에 해당하는 <레드 드래곤>에 참여할 의사를 밝혔다. 해리스의 소설 <레드 드래곤:렉터박사의 목적>을 원작으로 한 작품은 이미 1986년 마이클 만 감독에 의해 <맨헌터>라는 제목으로 만들어진 바 있지만 당시 렉터 박사 역은 브라이언 콕스가 맡았었다. 그는 “현재 논의중인 이 작품에 꼭 참여하고 싶다. 빨리 시작했으면 좋겠다. 잘 모르지만 아마 내년쯤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같은 논쟁과 관계없이 관객은 10년 만에 돌아온 렉터 박사를 맞이하기 위해 극장으로 몰려나갔다. <한니발>은 지난 주말 5800만달러를 벌어들여 <쥬라기 공원2: 잃어버린 세계>(7200만달러), <스타워즈 에피소드Ⅰ>(6480만달러)에 이어 역대 주말흥행 3위를 기록했다. 이 기록은 홀리데이 시즌이 아닌 기간의 흥행으로는 <스타워즈…>에 이어 2위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