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기: 278 x 176 x 9.8mm(W x H x D) 무게: 약 420g 특징: 1. 압도적인 가격대 성능비. 2. 필수 소프트웨어인 ‘오픈캔버스 라이트’ 한글버전 무료 제공. 3. 무선 기능 지원과 경량화로 책상과 소파를 가리지 않는 활용성.
5년 전쯤과 비교했을 때 내 일상의 가장 큰 변화는 아무래도 만화방에 가는 횟수가 현저하게 줄었다는 것이다. 그 당시만 해도 매일은 아니라도 주기적으로 만화방에 가곤 했는데, 웹툰 시장이 워낙 급성장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만화방에 가는 횟수가 줄어든 것이다. 집에서도 얼마든지 양질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데 굳이 칼바람을 뚫고 만화방을 찾아갈 이유가 적어진 것이다. 개인적으로 오랫동안 좋아했던 <생활의 참견>이나 <가우스 전자>는 물론이고 최근 즐겨보는 <S라인>이나 <산송장> 같은 웹툰들은 인쇄 만화는 아니지만 그 이상의 퀄리티와 재미를 준다. 그러면서 드는 한 가지 허황하고 치사한 생각. ‘나도 왕년에 그림 잘 그린다는 말을 꽤 들었는데. 몇년만 젊었으면 나도 한번 작가로 데뷔해보는 건데.’
범람하는 웹툰들을 보면서 ‘도전 만화가’를 꿈꿔본 사람들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과거 잉크와 펜으로 만화를 그리던 세상과는 다르게 이제 는 좋은 아이디어 하나만 있어도 얼마든지 만화가가 될 수 있는 세상이 됐으니까 말이다(과거의 만화가들이 오랜 세월 고생을 감내하며 도제식으로 데뷔하던 걸 감안하면 얼마나 편리해졌는지).
펜 태블릿이라는 캔버스와 물감만 있으면 성공 여부는 몰라도, 데뷔 자체는 어렵지 않은 일이 됐다는 말. 태블릿 전문 기업 와콤이 내놓은 ‘뱀부 코믹’이라는 제품은 이런 예비 만화가들을 위한 제품이다. 전자 펜으로 그린 그림은 그대로 모니터에 나타나고, 편집과 수정도 용이하다. 모든 웹툰 작가들이 이런 펜 태블릿을 이용해 작업을 한다.
뱀부 코믹은 보급용 제품으로 출시됐지만 기능은 전문가용 못지않다. 제일 맘에 드는 건 건전지를 쓰지 않는 무선펜을 사용한다는 것. 기존의 펜 태블릿 제품들은 건전지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게 생각보다 단점이 많았다. 한참 작업하고 있는 동안 갑자기 전력 공급이 중단되면 작품의 흐름을 망치기 일쑤였고, 오류도 자주 있었다. 하지만 이 무건전지 방식의 펜은 전문가용과 맞먹는 1024압력레벨(쉽게 설명하면 얼마나 얇은 선까지 인식할 수 있는가 하는 정도. 수치가 높을수록 좋다)을 지원하고, 터치감도 훌륭한 편이라 일반인이 사용하기에는 전혀 무리가 없다. 다행스럽게도 하드웨어만 좋은 게 아니라 소프트웨어도 함께 제공한다. 많은 웹툰 작가들이 이용하는 ‘오픈캔버스 라이트’(만화를 그리는 데 필수적인 소프트웨어)의 한글판이 무료로 제공되고 있어 당신의 창작욕을 곧바로 불사를 수 있다. 가격 17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