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여름 성수기에 개봉된 '최종병기 활'과 '7광구'의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최종병기 활'이 사극으로는 첫주 역대 최다 관객을 모으며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7광구'는 혹평에 시달리며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1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10일 개봉된 '최종병기 활'은 일주일 만에 196만명의 관객을 끌어모았다.
특히 개봉 첫 주 4일간 111만명을 모아, '왕의남자'(약 101만명),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약 75만명)을 제치고 사극으로는 개봉 첫주 최다 관객을 동원했다.
총제작비 90억원을 투입한 '최종병기 활'의 이러한 선전은 기대 이상이다. 올 초부터 마케팅에 열을 올리던 '퀵' '고지전' '7광구'에 비해 영화가 잘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사 후 언론의 호평이 이어지는 데다가 네티즌 평점도 높아 여름 시장 최대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특히 '활'이라는 친숙하지만, 영화적으로는 낯선 도구를 주요 소재로 내세우면서 긴박감 넘치는 추격전과 '활' 액션을 선보임으로써 관객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제작진은 사실적인 추격전을 담고자 핸드헬드로 촬영했고, 국내 최초로 고속카메라인 '펜템 플렉스 카메라'를 사용하기도 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날아가는 활의 움직임을 담기 위해서다.
롯데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이번 주 안에 손익분기점인 3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영화 가운데 특별한 경쟁작이 없어 추석까지는 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업계 1위 CJ E&M 영화사업부문이 야심 차게 내세운 '7광구'의 성적은 초라하다.
지난 4일 개봉된 이래로 이날까지 215만명의 관객이 봤다. 손익분기점에 이르려면 아직 200만명가량의 관객이 더 들어야 하는데 당장 주말 예매점유율도 1.3%(17일 오전 기준)에 불과하다. 약 30.5%에 이르는 '최종병기 활'의 예매점유율과 현격한 격차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영화와 TV드라마에서 흥행불패였던 하지원이 각종 인터뷰를 통해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으나 '백약이 무효'한 상황이다. 헐거운 드라마와 '아바타' 등 할리우드 작품과 비교해 차이가 벌어지는 3D 효과 탓이 크다는 분석이다.
네티즌 평점도 밑바닥 수준이다. 급기야 4년 전 개봉한 '디 워'(2007)와 그래픽 기술을 비교하는 네티즌의 글이 주목받을 정도로 영화는 혹평에 시달리고 있다.
영화평론가 전찬일 씨는 "'7광구'는 제한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드라마이기에 스펙터클에 방점을 찍은 선택을 이해하지만 제한된 공간은 정적이기 때문에 오히려 드라마의 힘을 더욱 강화했어야 하지만 그 부분에서 실패한 반면, '최종병기 활'은 생략과 보여주기를 절묘하게 제시하며 2시간 동안 놀라울 정도로 힘있게 드라마를 이끌어 갔다"며 "두 영화의 성공과 실패사례는 영화에서 드라마의 기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제시하는 모범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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