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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대 인간의 연대와 꿈을 향한 열망 <글러브>
강병진 2011-01-19

퇴물 야구선수인 상남(정재영)과 청각장애인으로 구성된 충주 성심학교 야구부의 만남은 서로에게 윈-윈이다. 음주폭행으로 물의를 빚은 상남에게는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고, 야구부 아이들에게는 그에게 야구를 배울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충 시간을 때우러 온 상남은 아이들에게 굳이 헛된 희망을 주고픈 생각이 없다. <글러브>는 서로 다른 곳을 보던 이들이 목표를 갖게 되는 이유를 스포츠 선수로서의 동류의식에서 찾는다. 지난 2002년 창단된 충주 성심학교 야구부의 실화를 소재로 한 이 영화는 그처럼 인간 대 인간의 연대와 꿈을 향한 열망에서 비롯된 감동을 목표로 삼는다.

연출을 맡은 강우석 감독에게 <글러브>는 첫 스포츠영화다. 하지만 야구라는 종목 이전에 남자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그에게 <글러브>는 기출문제나 다름없다. <투캅스> <공공의 적> <실미도> 등의 전작에서 남성간의 갈등과 의리를 그려온 그는 상남과 아이들 또한 같은 선상에서 바라본다. 대입이 가장 쉬운 영화는 <실미도>일 것이다. 코치와 선수인 이들의 관계는 새로운 삶에 대한 의지를 갖게 하고, 그들의 몸을 단련시키고, 급기야 그들을 위해 다른 이들과 맞서게 된다는 점에서 <실미도> 속 김재현 준위(안성기)와 대원들의 관계와 흡사하다. 물론 과정이 같을 뿐, <글러브>는 제 목소리를 찾는 장애인의 모습을 통한 희망을 지향하고 있다. 사실상 누구나 이미 경험했을 법한 감동의 서사다. 강우석 역시 새로움에 대한 욕심없이 그 지점을 정공법으로 짚어낸다. 그만큼 많이 봤고, 희망과 용기를 말하는 것은 어딘가 시대에 뒤떨어진 느낌이다. 하지만 미워할 구석은 없는 감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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