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1. <꿀벌 하치의 대모험>을 제작한 다쓰노코 프로덕션은 어떤 곳인가요? A. 요즘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일본에서 제일 유명한 애니메이션 제작사는 스튜디오 지브리라고 하겠지만 1970~1980년대에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독수리 오형제> <이상한 나라의 폴> <개구리 왕눈이>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을 겁니다. 다쓰노코 프로덕션은 바로 이런 작품들을 만든 회사입니다. 그 밖에도 로봇 애니메이션 마니아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신세기 에반게리온>(가이낙스와 공동 제작)이나 <초시공요새 마크로스> 등이 모두 다쓰노코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이죠. 1962년에 창립되어 이제 곧 50주년을 맞을 정도로 긴 역사를 지닌 제작사이기도 합니다.
Q2. 다쓰노코 프로덕션만의 특징이 있다면요? A. 일본의 많은 애니메이션 제작사들이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작품을 만들고 있을 때, 기획부터 캐릭터에 이르기까지 완전 창작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던 것이 다쓰노코 프로덕션의 성공 비결이었죠. 특히 캐릭터 메이킹과 메커닉 디자인에서 독보적인 역량을 자랑했는데, 그 때문인지 1990년대에 회사 경영이 어려웠던 시기를 이들 캐릭터를 재활용한 리메이크 작품으로 탈출한 역사가 있습니다. 최근에는 애니메이션 <이겨라 승리호>(원제 <얏타맨>)>의 리메이크판이 <이겨라 얏타맨>이라는 제목으로 우리나라에 방영되었죠. 1980년대 이후 예전처럼 완전 창작 작품을 많이 만들지는 않지만, 온갖 역경을 딛고 승리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극적으로 그리는 특유의 분위기는 계속 이어져왔답니다.
Q3. 다쓰노코 프로덕션의 유명한 캐릭터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A. 우리나라에서도 너무나 유명한 독수리 오형제를 비롯해 신조인간 캐산, 허리케인 포리마, 우주의 기사 데카맨처럼 시원한 액션을 보여주는 히어로 캐릭터가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TV시리즈 <해치의 모험>의 ‘해치’로 더 많이 알려졌던 <꿀벌 하치의 대모험>의 꿀벌 하치나 개구리 왕눈이 등 정감 가는 동물 캐릭터도 사람들의 기억에 남아 있죠. 그 밖에도 많은 어린이들에게 금색 라이터를 갖고 싶게 만들었던 황금전사 골드 라이탄 같은 로봇 영웅도 있습니다.
Q4.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다쓰노코 프로덕션의 영향이 굉장히 크다고 들었는데 어느 정도인가요? A. <공각기동대>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오시이 마모루 감독이 처음으로 애니메이션을 만든 곳이 다쓰노코 프로덕션입니다. 원래 사무직으로 들어갔다가 발탁되었다고 하네요. 한때는 ‘다쓰노코 4천왕’이라 불릴 만큼 중요한 인물이었다고 합니다. 그 밖에는 다쓰노코 프로덕션을 통해 일본 최초의 ‘메커닉 디자이너’로 데뷔한 뒤 ‘건담’ 등 수많은 로봇 디자인을 창조한 오카와라 구니오, <독수리 오형제> 등 다쓰노코 작품의 캐릭터 디자인을 맡았고, 이후 게임 <파이널 판타지>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유명해진 아마노 요시타카 등이 모두 다쓰노코 출신이죠. 그 밖에도 프로덕션 I.G, 스튜디오 피에로, J.C.STAFF 등 다쓰노코 출신이 설립한 제작사들이 지금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답니다.
Q5. 할리우드에도 진출했었다는데? A. 다쓰노코 프로덕션의 두 번째 작품인 <달려라 번개호>(원제 <마하GOGOGO>)>는 미국에서 <스피드 레이서>라는 제목으로 엄청난 인기를 누렸습니다. 미국인들은 <스피드 레이서>가 미국 애니메이션인 줄 알았다고 하네요. 그 영향으로 <독수리 오형제> 등도 미국에서 방영되었지만 <스피드 레이서>만큼의 인기는 없었다고 합니다. 1993년에는 미국에서 독자적으로 <스피드 레이서>의 리메이크 애니메이션을 제작했는데 큰 인기가 없어서 결국 30년 전 다쓰노코 프로덕션이 만들었던 원작을 재방송했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이후 워쇼스키 형제가 실사영화 <스피드 레이서>를 제작했지만 역시 원작 애니메이션만 못하다는 얘기를 들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