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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스코프] 정조시대 명탐정 납시오
이주현 사진 최성열 2010-12-07

김명민 주연의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 촬영현장

한객주(한지민·왼쪽)와 명탐정 김진(김명민)이 마주 보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뒤에 보이는 자개 벽은 2천만원짜리 특별 제작품. 각별히 조심해달라는 경고장이 세트장 입구에 붙어 있었다.

김명민은 코미디 연기조차 진지했다. 그는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이하 <조선명탐정>) 촬영 중 “노비들을 구해내다가” 갈비뼈에 금이 가는 부상을 입었다. 영화 관계자들은 김명민이 또 한번 캐릭터에 빙의됐다고 말했다. 김탁환 작가의 소설 <열녀문의 비밀>을 바탕으로 하는 <조선명탐정>에서 김명민은 정조의 밀명을 받아 관료들의 연쇄살인 사건을 수사하는 조선시대 명탐정 김진으로 변신한다. 올 한해 “미친 듯이” 다작하고 있는 오달수는 명탐정을 도와 사건을 해결하는 개장수 서필 역을 맡아 김명민과 콤비를 이룬다(실제 그는 개를 무서워한다). 오달수는 김명민이 “과장된 연기에 대한 신념을 가지고 연기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그 말에 김명민은 “그렇게 보여 다행이다. 신념을 잃을 뻔한 적도 있었는데 그건 눈치 못 채셨죠?”라고 답해 좌중을 웃겼다.

한지민의 좌우로 장남철 촬영감독과 김석윤 감독이 서 있다. 김석윤 감독은 “역동적인 장면 전문”인 장남철 감독 덕에 단양 옥순봉에서 멋진 벼랑신을 찍을 수 있었다며 고마워했다.

11월29일 남양주종합촬영소에서는 명탐정 김진이 연쇄살인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한객주(한지민)의 집을 찾아가 신경전을 벌이는 장면을 촬영하고 있었다. 명탐정은 한객주 앞에서 분을 못 참는 서필을 제지하며 “이놈 말은…. (목을 가다듬으며) 하나 둘 셋, 이놈↗, 이놈↘, 이놈 말은 개의치 마시게”라며 뒷말을 잇는다. 김명민의 목소리와 오달수의 표정이 진지한 상황 속에 웃음을 이끈다. 그런데 김석윤 감독(<올드미스 다이어리_극장판> 연출)은 김명민의 맞은편에 떡하고 자리잡고 앉아 “쉰 목소리”를 주문하며 ‘이놈’ 대사를 함께 연기한다. 배우와 감독이 번갈아가며 대사를 말하고, 그중 더 나은 목소리를 따서 화면에 입힌다는 거다. “감독님이 목소리 연기하신 건 연기가 아니라 효과음이다. 좋아서 하시는데 ‘감독님 하지 마세요’ 이럴 수도 없는 거고.” 김명민의 농담을 김석윤 감독은 듣지 못했다.

한지민이 엽전 받는 장면을 연습 중이다. 정작 슛 들어가서는 엽전을 놓쳤는데, 받는 폼만은 완벽해 오케이 사인이 떨어졌다.

카리스마 있는 한객주로 변신하기 위해 한지민은 눈매를 매섭게 하는 등 ‘변장술’을 부렸다. 앳되고 귀여운 예전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한지민은 “그동안의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한객주를 어떻게 표현할까 하는 두려움도 있었지만 그 두려움 때문에 도전하는 재미가 있었다”고 했다.

“유쾌한 탐정영화”(김석윤 감독), “마치 <인디아나 존스>나 <셜록 홈즈>를 보는 듯한 영화”(김명민)인 <조선명탐정>은 내년 1월27일 개봉한다.

오른쪽에 모자 쓰고 마스크 낀 이가 김석윤 감독이다. 방송사 PD가 본업이지만 현재 영화감독까지 겸하고 있다. 시트콤 <멋진 친구들> <달려라 울엄마> <올드미스 다이어리> 등을 연출했다.

김명민은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때문인지 사극 복장이 어색하지 않다. 카이저 수염도 썩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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