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얼마 전만 하더라도 자동차를 몰고 모르는 장소를 찾아가기 위해서는 지도책을 펼쳐봐야 했다. 항상 보험 아줌마에게 새로운 지도책을 달라고 조르던 풍경도 낯설지 않았던 그때, 하지만 2010년 오늘, 이제는 내비게이션이 없는 차량이 드물 정도이다. 마치 휴대폰처럼 내비게이션의 편리성은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잡은 것. 이렇게 내비게이션을 만드는 제조사도 많아지고 맵을 만드는 곳도 많지만 대표적인 두 브랜드를 꼽으라면 바로 아이나비와 맵피를 들 수 있다. 최근에는 경쟁사 때문에 점유율이 감소했지만 과거 국내 내비게이션의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던 두 업체는 현재도 1, 2위를 다투고 있는 맵 브랜드이다. 이런 경쟁구도 속에서 맵피가 사용자 중심의 새로운 맵, 맵피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이미 지난 3월에 첫선을 보인 뒤로 많은 보급과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져 이제 안정화된 분위기의 ‘Mappy go’는, 내비게이션의 소프트웨어로서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해 탄생한 맵이다. Mappy go에서 이전의 맵피와 달라진 부분은 전체적인 디자인이다. 사실 기존 맵피(맵피 유나이티드)도 내비게이션의 디자인으로 나쁘지 않았지만 Mappy go에 이르러서 좀더 점잖고 세련된 색감과 디자인, 폰트의 사용으로- 기존 맵피가 대중성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Mappy go는 고급스러운 느낌이 강조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인트로부터 Mappy go의 고급스러운 변신이 보이는데 Mappy go가 인상적인 것은 바로 이 인트로 화면까지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는 사용자 맞춤형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다. 사실 전체적인 스킨이나 분위기를 변경하는 것은 메뉴 화면까지지만 내비게이션 실행상에서는 다양한 화면 요소와 구성을 사용자가 직접 설정할 수 있다는 것이 인상적인 부분이다. 가령 새의 눈높이에서 본다는 뜻의 ‘버드뷰’의 경우 10단계에 걸쳐 설정이 가능하며 지도의 색상과 경로선의 색상까지 조절할 수 있다.
일찍부터 유명한 다양한 음성 안내는 물론 호칭까지 변경할 수 있다고 하는데 ‘회장님’이라 불리며 안내받는 기분은 어떨지, 물론 이렇게 외형적인 부분만 집중해서 변화된 것은 아니다. 아파트 같은 다른 맵에서 볼 수 없는 다양한 검색을 할 수 있으며, 인터넷 포털 개념을 도입한 포털 검색의 기능도 새롭게 도입됐다. 검색 결과의 차별화라면 멀티POI 개념이 도입되었다는 것, 가령 지하철역을 찾으면 해당 아이콘을 클릭하여 역의 각 출구까지 검색해서 알려준다. 안내에도 재미있는 기능이 있는데 NRG안내는 전방 몇 미터라고 기계적으로 안내하는 것이 아니라 ‘XX마트 좌회전, XX주유소 지나서’ 등 길을 아는 옆사람이 안내해주는 것 같은, 내비게이션으로서는 다소 혁신적인 안내법이라 할 수 있겠다. Mappy go의 더욱 인상적인 부분은 기존 맵피 사용자면 추가적인 비용을 부담하지 않고 모두 무료로 업그레이드해준다는 것이다(하드웨어적인 한계가 발생하는 부분은 제외 혹은 추후 업그레이드 예정). 물론 정책적인 부분이지만 이는 분명 다른 제조사에서 본받을 만한 것이라 하겠다. 다만 출시 직후에 발생했던 버그나 문제점, 그리고 4인치대 내비게이션 사용자의 경우 폰트가 너무 작게 보이는 점 등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