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6월 10일(목) 오후 2시 장소 동대문 메가박스
이 영화
전편에서 중국을 떠난 엽문(견자단)은 1950년대 홍콩에 살고 있다. 제자를 받지 않으려 했던 엽문은 가족의 생계를 위해 도장을 차린다. 하지만 이곳 역시 불산에 있던 무관의 거리처럼 수많은 무술사범들이 서로를 견제하는 도시다. 엽문의 도장이 번창하자 지역 최고의 무술사범인 홍가권의 고수 홍진남(홍금보)은 그에게 다른 사범과 겨루어 자격을 인정받으라고 강요한다. 많은 사범을 쓰러뜨린 뒤, 홍진남과 무승부를 기록한 엽문은 그와 무술고수로서의 존경을 교감한다. 한편, 당시 홍콩을 지배하던 영국 군부는 자국의 권투챔피언인 트위스터(다렌 샤라비)를 데려와 영국의 위대함과 중국의 무력함을 증명하려 든다. 홍진남은 민족적 자존심을 위해 그와의 대결에 나서고, 엽문은 홍진남의 출전을 불안한 눈빛으로 바라본다.
100자평
지난 몇 년간 만들어진 홍콩액션영화들 중에서 최고 수준의 난이도를 보여준다. 장이모우와 정소동의 <연인>이나 주성치와 원화평의 <쿵푸 허슬> 정도를 제외하면 견자단은 늘 자기 자신과 싸우고 있을 뿐 현재 홍콩액션영화에 있어 견줄 자가 없는 ‘더 원’이다. 이런 무차별 ‘권법’ 영화를 본 게 얼마만인지 어시장 액션신과 원탁 대결신 등은 거의 러닝타임이 멈추지 않고 계속 지속되기를 바라게 될 정도다. 게다가 견자단과 원탁 대결을 벌이는 고수로 옛 장철 영화의 배우 라망과 성룡 영화의 단골 악역이었던 풍극안이 나와 감회가 새롭다. <살파랑>에서도 호흡을 맞췄던 무술감독 겸 배우 홍금보에게도 최선의 예를 갖춘다. 최근 새로운 전성기를 맞고 있는 홍금보의 카리스마는 눈부시다. 그런데 외국인 복서가 등장하는 후반부에 이르면서 균열이 깨진다. 아마 더 넓은 시장의 중국 본토 젊은 관객들까지 노린 설정이 아닐까 싶은데, 이전까지 축적된 에너지가 사각의 링으로 좁혀지는 게 가장 큰 아쉬움이다. 주성철 <씨네21>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