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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틴 호러물 <귀> 첫 공개
장영엽 2010-05-25

<귀>

일시 5월24일 월요일 오후 2시 장소 왕십리 CGV

이 영화 귀신을 소재로 한 세편의 단편을 묶은 옴니버스 영화다. 조은경 감독의 <부르는 손>은 폐쇄된 교실을 찾는 연극반 학생들의 이야기다. 씩씩한 소녀 란(김예리)과 두 명의 단짝 소녀들은 선배의 심부름으로 폐건물을 찾는데,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며 일행이 한명씩 실종되기 시작한다. 홍동명 감독의 <내곁에 있어줘>는 1등과 2등 소녀의 미묘한 우정을 다룬다. 남희(김꽃비)와 소영(신지수)은 영원한 우정을 맹세하지만, 수능을 앞두고 늘 2인자였던 소영의 마음은 불안하다. 남희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된 소영은 그녀의 남자친구를 찾아가 학교장 추천서를 포기하라며 협박한다. 여명준 감독이 연출한 <귀(鬼)소년>은 귀신이 보이는 소년의 이야기다. 귀신을 볼 줄 아는 철민(이민호)은 우연히 교실에 떠도는 여학생 귀신(한서희)을 발견한다. 그녀는 자신이 살해되었다고 고백하는데, 그 살인범의 유령이 다시 학교로 찾아오는 사건이 발생한다.

100자평 <귀>는 2008년 열린 청년필름 10주년 영화제의 ’청년, 청년을 만나다’ 섹션에 참여했던 세 감독의 단편을 묶은 옴니버스 영화다. ’하이틴 호러물’이란 광고 카피와 함께 세 단편 모두 귀신이 등장하지만 이 작품들을 호러라는 범주 안으로 밀어넣는 건 억지인 듯하다. 그나마 가장 ’하이틴 호러’라고 부를 수 있는 작품은 <부르는 손>인데, 거의 매장면 기시감으로 가득한 이 영화는 긴장감 조성과 줄거리 구성이 가장 아쉬운 작품이다. 오히려 호러 장르에 한발을 가볍게 걸치고 있는 나머지 두편의 영화가 더 주목할 만하다. <내곁에 있어줘>는 사랑과 우정을 미묘하게 오가는 소녀들의 감정선을 예리하게 포착한 작품이며, 김꽃비-신지수의 콤비 연기가 인상적이다. <귀(鬼)소년>은 액션영화에 가깝다. 전작 <도시락>에서 보여준 여명준 감독 특유의 유머와 활력이 살아있는 작품이며, 박원상, 최주봉의 감초 연기가 웃음을 유발한다. 세편 모두 호러 장르를 다루는 데 있어서 보다 다양한 표현방식을 고민할 때임을 새삼 느끼게 해준다. 장영엽 <씨네21>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