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하프물범 움비는 동글동글하면서 작고 귀여운 생물체다. 북극에서 엄마와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빙하의 하얀색과 강력한 색의 대비를 이루는 선홍빛 피를 흘리며 엄마가 인간에게 잡혀가기 전까지는. 홀로 남은 움비는 지쳐 잠이 들었다가 지구 온난화 때문인지 빙하가 녹으면서 바다에 빠지고 만다. 아직 수영도 할 줄 모르는 움비를 구한 건 북극곰 에코다. 에코의 머리털은 색깔이 노랗게 변해간다. 날씨가 점점 더워져서 식성까지 변한 모양이다. 먹잇감인 움비를 앞에 두고 먹지도 않는다. 에코와 움비는 친구가 되어 움비의 엄마를 찾아 여행을 떠난다.
본격 환경 웹툰을 표방한 <그린스마일>은 아기자기하고 둥글둥글한 그림체로 에코와 움비의 여행을 따라가며 북극의 야생동물이나 환경 이슈를 소개한다. 최근 극장에서도 개봉한 다큐멘터리 <북극의 눈물>과 비슷한 느낌이다. 환경을 주제로 하기에 꽤 전문적인 내용도 많다. 7회 ‘밀항’ 편을 보면 에코와 움비가 쇄빙선에 몰래 타는 장면이 나오는데 우리나라 최초의 쇄빙선 아라온호를 모델로 그린 것이다. 작품의 말미에 아라온호의 사진과 관련 정보를 실어서 유익한 읽을거리를 제공한다. 극지방에서 서식하는 다양한 바다생물을 보는 것도 새로운 재미다. 유니콘처럼 생긴 뿔(사실은 이빨)이 달린 일각돌고래(Narwhal)나 가장 희귀한 바다생물 가운데 하나인 클리오네(clione), ‘바다의 카나리아’라고 불리는 흰돌고래(Beluga) 등이 작품에 등장한다. 일본 시마네현의 아쿠아리움에 살고 있는 흰돌고래가 공기방울을 만들고 장난치는 영상을 본 적이 있는데, 만화에서도 이런 장면이 나온다. 유튜브 등에 검색하면 관련 영상을 볼 수 있다.
이러저러한 일로 작가를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세계야생동물기금(WWF)이나 환경부에 메일을 보내서 자료를 얻는다고 들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캐릭터매니지먼트 사업지원도 받고 있으니 곧 귀여운 움비 인형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