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nopsis 어수룩한 소년 윌(갤런 코넬)은 음악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며 남몰래 자신의 우상 데이비드 보위와 가까워지기를 꿈꾼다. 전학온 첫날, 윌은 꿈의 음악대회 ‘밴드슬램’ 개최 소식에 열광하다가 엉뚱한 소녀 샘(바네사 허진스)을 만나 호감을 갖는다. 게다가 교내 최고의 퀸카이자 밴드 ‘나는 갈 수 없지만 갈 것이다’의 보컬 샬롯(앨리슨 미칼카)과도 친해진다. 어느 날 밴드슬램의 우승을 노리는 전 남자친구가 자신의 밴드를 무시하자, 화가 난 샬롯은 밴드슬램 출전을 선언하고 윌을 매니저로 영입한다. 샘은 윌과 샬롯의 우정이 탐탁지 않다.
음악영화의 걸작 <올모스트 훼이모스>를 조너스 브러더스라든가 마일리 사일러스풍의 팝한 감성으로 변모시킨다면 어떨까. <드림업>은 선배들이 구축한 구성 방식을, 너무 익숙해서 앞이 훤하게 예측되는 클리셰들을 피하지 않는다. 외톨이 소년이 외톨이 소녀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타인에게 감춰오던 재능을 한순간에 내보이며 화려하게 비상한다, 는 종류의 이야기들 말이다. 이야기 자체의 클리셰뿐 아니라 주요 장치인 음악에서도 <드림업>은 70, 80년대 레트로한 감수성에 많이 기댄다. 데이비드 보위와 칩 트릭, 뉴욕 펑크클럽의 전설 CBGB 등이 줄줄이 호명되고 여자주인공이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이블데드2>다. 중간중간 90년대 이후 음악을 대변하는 실존 팀 버닝 호텔즈, 더 데이즈, 스트레이트포크, 질 & 프랜차이즈 등이 등장하지만, 기본적으로 벨벳 언더그라운드라든지 닉 드레이크가 사운드트랙을 채운다. 단, 스쳐 지나가는 패셔너블한 아이템으로서 말이다. 주인공 윌이 CBGB에 잠입해 들어가 “우와 클래시, 우와 패티 스미스! 여기가 아니었다면 이 사람들도 없었어!”라며 연방 감탄하는 모습은 사실 너무 뜬금없다.
기타와 베이스, 드럼에 키보드, 관악기에 첼로까지 꽉꽉 들어찬 영화 속 밴드 ‘나는 갈 수 없지만 갈 것이다’마냥, 그리하여 평범한 팝 발라드가 장르 불명의 음악으로 요란뻑적지근하게 바뀌는 것처럼, <드림업>의 익숙한 포화 상태는 그다지 조화롭지 못하다. 선배들의 영화처럼 그 진부한 스토리텔링 속에서도 동시대의 심장을 찌르는 듯한 감수성이 느껴지는 순간도 별로 없다. 가수 겸 배우 바네사 허진스와 앨리슨 미칼카를 위한 기나긴 뮤직비디오라고 한다면 가혹할까. 언제나처럼 <프렌즈>의 피비 이미지를 고스란히 변주하는 리사 쿠드로(윌의 엄마 역)가 과장되지 않은 모성애를 표현하는 순간이 오히려 더 기억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