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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아름다운 나날 <말할 수 없는 비밀>
문석 2008-01-09

바보, 정말 사랑한다면 시간 따위는 훌쩍 뛰어넘을 수 있다고!

상륜(주걸륜)은 오랜 전통을 가진 예술학교에 갓 들어온 전학생. 그는 어디선가 흘러나오는 멜로디에 이끌려 100년 전에 만들어졌다는 음악 연습실에 다다른다. 그곳에서 피아노를 치고 있던 여학생 샤오위(계륜미)는 상륜을 보자마자 알 듯 모를 듯한 표정을 짓는다. 샤오위와 금세 친해진 상륜은 사랑에 가까운 감정까지 느끼지만 샤오위는 자신에 관해선 잘 알려주지 않는다. 이 와중에 모범생스러운 칭이(증개현)가 상륜에게 점점 다가온다. 상륜과 칭이의 관계를 오해한 샤오위는 어디론가 사라진다.

<말할 수 없는 비밀>은 고등학생들의 꿈과 사랑을 담은 청춘영화지만, 제목이 내비치는 것처럼 미스터리 또한 담고 있다. 샤오위는 상륜에게 연습실에서 연주하던 곡의 제목이 ‘말할 수 없는 비밀’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좀더 큰 비밀이 숨겨져 있을 것이라는 사실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샤오위는 학교에 잘 나오지도 않고, 툭하면 어디론가 사라지며, 피아노 연습실은 머지않아 철거될 예정이니 말이다. 눈치 빠른 관객이라면 후반부의 반전을 예상할 수 있겠지만, 사실 이 영화의 반전은 <식스 센스>의 그것과는 다르니까 지레짐작하지 않는 편이 낫다. 물론 반전을 미리 예측한다 해도 영화의 재미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갑작스럽게 다가온 첫사랑의 감정에 모든 것을 맡기는 청춘의 아름다운 몸짓이나 음악이라는 꿈을 향해 한발씩 내딛는 10대들의 꿈 등이 잘 묘사됐기 때문이다.

음악은 <말할 수 없는 비밀>의 가장 중요한 요소다. 상륜과 샤오위의 사랑은 음악과 떼어놓을 수 없다. 두 사람은 음악을 통해 만났을 뿐 아니라 피아노 연탄(連彈)을 통해 비밀스러운 사랑 속으로 한 발짝 들어가고, 또다시 피아노를 통해 운명의 재회를 한다. 싱어송라이터 가수로 출발해 영화음악으로 영화계에 입문했고 <황후花> 등에 출연했던 주걸륜은 ‘피아노 배틀’ 등 모든 장면에서 직접 피아노를 연주해 영화를 더욱 실감나게 해준다. 가수 출신인 1979년생 주걸륜이 각본과 연출을 담당했다고 해서 이 영화가 유치할 것 같다는 선입견은 가질 필요가 없다. 오히려 <말할 수 없는 비밀>은 잘 만든 멜로영화가 그렇듯, 복선과 반전이 담긴 탄탄한 플롯과 효과적인 감정 표출을 통해 청춘의 아름다운 나날을 찬양한다. 불법복제 파일을 통해 미리 접한 (잠재)관객이 대단한 호평을 보내고 있다는 점이 개봉 성적에 어떻게 영향을 끼칠지 궁금해지는 영화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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