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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야경으로도 버거운 과한 에피소드 <상하이의 밤>
정재혁 2007-12-05

상하이 야경의 마술로도 버거운 과한 에피소드

밤에 미아가 되어 내일을 찾는 사람들. <상하이의 밤>에는 여러 쌍의 인물들이 등장한다. 일로는 성공했지만 사랑에 허전함을 느끼는 헤어메이크업 아티스트 미즈시마(모토키 마사히로)와 그의 여자 어시스턴트, 상하이에서 택시를 운전하며 살고 있는 여자 린시(조미)와 그녀가 짝사랑하는 친구 동동, 미즈시마의 일을 도와주는 여자 스탭과 중국인 남자 통역사, 미즈시마의 상하이 일을 담당하고 있는 남자 야마오카 타로(다케나카 나오토)와 그가 우연히 만난 중국 여자 경찰 등. 영화는 미즈시마가 린시의 택시에 부딪치며 벌어지는 두 남녀의 에피소드를 기본으로 다른 쌍의 이야기들을 더해간다. 중국과 일본, 친구와 애인, 일과 사랑 등 서로 다른 마음을 가지고 있던 이들은 우연한 만남으로 서로에게 다가가고, 영화는 마술 같은 상하이의 야경을 배경으로 인물들의 고독을 털어놓는다.

일본과 중국의 합작영화인 <상하이의 밤>은 답답하게 갇힌 현대인의 일상을 중국에 간 일본인, 일본인을 만난 중국 사람의 시점에서 풀어간다. 미즈시마에게 상하이란 공간은 잠시의 휴식이자 해방구이며, 린시에게 일본어는 말 못할 비밀을 담아낼 새로운 도구다. 하지만 각각의 에피소드는 인위적으로 조합된 느낌을 주며, 미즈시마와 린시의 이야기도 억지로 늘려놓은 듯 앞뒤 맥락이 잘 들어맞지 않는다. 상하이의 야경을 훑는 카메라와 불협화음의 멜로디로 이어지는 음악의 리듬은 유려하지만 과하게 채워넣은 인물들의 이야기는 영화를 삐걱거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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