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11월15일 목요일 오후 2시 장소 서울 명동 롯데시네마
이 영화
뉴욕 최고 법률회사에 다니는 45세 이혼남 마이클 클레이튼(조지 클루니)은, 변호사이면서 변호사가 아니다. 그는 법정 안에서 고객을 돕는 게 아니라, 법정 '밖에서' 고객을 돕는다. 말하자면 사건을 은폐하거나 조작해 고객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해결사'다. 어느 날 클레이튼의 동료 아서(톰 윌킨슨)는 자신이 6년간 담당했던 글로벌 기업 'U/노스'의 케이스를 포기하겠다며 극도의 조울 증세를 보인다. 'U/노스'에서 제조한 비료로 한 마을에 대규모 인명피해가 생기고 주민들이 집단 소송을 제기하는 와중에, 'U/노스'를 변호해야 하는 아서가 양심의 가책을 못 이기게 된 것. 클레이튼은 친구를 업무에 정상 복귀시키려고 애쓰나, 아서는 자살하고, 회사는 클레이튼에게 뒷처리를 맡긴다.
100자평
‘품격’은, <마이클 클레이튼>에게 아주 적합한 단어다. 거대기업의 음모에 맞서는 변호사의 이야기는 비교적 흔하지만, 클레이튼은 전형적인 영웅이 아니다. 빚에 시달리고, 애인도 없고, 온갖 협잡으로 고객을 궁지에서 빼내주는 전형적인 변호사일 뿐이다. 그런 클레이튼의 행적을 통해서, 그가 맺는 인간관계와 세상에 대한 태도를 통해서 <마이클 클레이튼>은 자연스러우면서도 아주 강렬하게 진실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준다. 들뜨지 않고, 젠 척 하지도 않으면서 우리가 알아야 할 세상의 진짜 진리를 품격 있게 들려주는 것이다. 스릴러로서도, 인간 드라마로서도 모두 탁월한 영화다. 김봉석/ 영화평론가
<마이클 클레이튼>은 대오각성에 관한 영화다. ‘자본의 이해를 위한 첨병 역할을 하던 로펌의 변호사들이 자본의 추악한 진실을 발견하고 고민하게 된다’는 설정이 최근 한국을 들끓게 하는 ‘삼성 비자금 사건’과 김용철 변호사의 이야기를 떠올리게 하는 이 영화는 단 한번도 이성을 잃지 않은 채 논리적이면서도 설득력있게 무자비한 자본의 운동논리를 폭로한다. 아서가 어느날 갑자기 찻길 한 복판에서 진리에 대한 깨달음을 얻는 ‘돈오돈수’의 방법론을 취했다면, 마이클은 자신의 생존을 위해 아서를 설득하려다가 진리를 체득한 ‘돈오점수’였다는 게 차이라면 차이겠지만, 두 사람은 공히 자신이 ‘기적을 일으키는 변호사’가 아니라 자본이 싸지른 오물을 청소하는 ‘청소부’에 불과하다는 진리를 깨달으면서 서서히 변화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러한 인물들의 급격한 변화를 매우 설득력 있게 표현한 조지 클루니와 톰 윌킨슨의 연기가 아니었다면 이 깨달음은 공허하고 비현실적으로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제이슨 본 시리즈’ 3부작의 시나리오를 썼던 토니 길로이 감독이 이 데뷔작에서 보여준 연출력 또한 대단히 인상적이다. 문석/ <씨네21>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