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 3>가 전세계 최초 한국 개봉을 목전에 둔 지금 이 시간에도 많은 코믹스가 영화화를 준비 중이다. 일단 용어 정리부터! <신시티>는 그래픽 노블이라고 불리는데 코믹스와 그래픽 노블의 차이는 무엇일까. 코믹스는 주로 30쪽 정도의 격주간 소책자로 먼저 출간된 뒤 합본 과정을 거쳐서 단행본화되며, 내용은 30쪽 정도로 끝낼 수 있는 간결한 영웅담다. 이에 반해 두꺼운 책의 형태로 출간되는 그래픽 노블은 작은 에피소드의 모음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종결된 세계를 다루는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코믹스 작가인 윌 아이스너의 표현을 빌리면 “코믹스는 멜로디이며, 그래픽 노블은 교향곡”. 최근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샘 레이미 감독은 또다른 슈퍼히어로물 <더 섀도>를 제작한다고 발표했다. <더 섀도>는 1930년대에 등장해 미국 코믹스와 라디오 드라마로 큰 인기를 끌었던 작품. 그가 직접 연출할지는 <스파이더맨 3> 개봉 이후 확실해질 것이라고 한다. <더 섀도>는 백만장자인 주인공이 동양의 성자에게 가르침을 받으면서 영웅으로 변신한다는 내용의 이야기. 샘 레이미 감독은 이 밖에도 <더 어벤저> <닥터 새비지> 등 코믹스의 판권을 한꺼번에 사들였다. 또 하나 반가운 소식은, <판의 미로: 오필리아와 세개의 열쇠> <블레이드2>의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차기작으로 DC코믹스의 <데드맨>을 준비중이라는 사실. <데드맨>은 서커스 곡예 중 살해당한 남자의 영혼이 살아 있는 생명체에 빙의할 수 있는 능력을 이용해 자신을 죽인 범인이 누구인지 추적하고, 그렇게 하는 과정에서 무고한 생명도 구하는 이야기다. 이런 추세라면 이제 한국 만화 시장에서 미국 코믹스를 폭넓게 접할 날이 머지않은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