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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통해 널리 알려진 5개 인터넷 커뮤니티 대표의 7문7답
권민성 2006-09-29

최근 <구미호가족> <무도리> <앤트불리> <가문의 부활> 등 특이하고 수상한 ‘집단’이 뜨고 있다. 그들과 관련된 인터넷 커뮤니티가 꽤 활발한 활동을 벌인다는 소문도 들려온다. 다음에 처음 카페가 생기고 싸이월드에 온갖 클럽이 등장한 이래, 지금과 같은 인터넷 클럽의 백가쟁명 시대는 없었다. 그래서 준비했다. 남들과는 확실한 선을 긋고 있는 개성만점 클럽들과의 만남! 인터넷 커뮤니티 대표와의 릴레이 인터뷰 세계로 당신을 초대한다.

알림! 인터뷰는 아래의 공통 질문과 함께 서면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공통 질문

1. 클럽 소개(모인 목적, 배경음악, 메인메뉴 설명 등) 2. 운영진 및 구성원 3. 우리 클럽만의 활동 4. 주요 에피소드 5. 정모 혹은 정팅에 관해 6. 어깨동무 클럽 7. 방명록 댓글 살짝 엿보기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의 라디오 작가 미야코(스즈키 교카)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

1. 라디오 각본 <운명의 여인>을 라디오 드라마화하기 위한 모임.

2. 드라마 작가인 나를 비롯해 왕년의 대스타 노리코, 성우, PD, 전 라디오 방송 효과맨이자 현직 수위, 방송 작가, 트럭 운전사 등 다양한 직업군이 포진해 있다. 3. 우리 클럽의 가장 큰 특징은 원작 훼손이다. 난 그저 라디오 드라마 공모전에 당선됐을 뿐이고, 첫 방송을 앞두고 남편과 함께 감격의 눈물을 흘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다 일이 터졌다. 왕년의 대스타 (스타는 얼어 죽을!) 노리코가 주인공의 평범한 이름이 맘에 안 든다고 대뜸 ‘메어리 제인’으로 바꾸자고 한 것이다. 메어리 제인이라니! 한국식으로 하면 ‘영숙, 말자’ 정도쯤 될 거다. 문제는 PD인 우시지마 때문에 일어났다. 우유부단하고 권력에 비굴한 그 인간이 노리코 말에 고분고분하게 나오니까 내 대본의 배경은 아예 미국으로 바뀌었고 다른 성우들의 이름도 전부 영어 이름이 됐다. 뿐만 아니라 메어리 제인은 여변호사가 되고, 배경은 아예 카운트다운에 들어가기 직전 범죄의 도시 시카고로 급전환되었다. 아뿔싸!

4. 에피소드? 처음부터 끝까지 다 망할 에피소드였다. 스탭들은 드라마의 첫 장면에 꼭 기관총 소리가 들어가야 한다면서 효과실을 찾았지만 문이 닫혀버렸다. 그래서 지금은 한물간 전직 라디오 방송 효과맨 영감을 불렀다. 구식도 그런 구식이 없다. 컵에 콩을 들이부어 파도 소리를 내는 식이었다. 설상가상 극중 옛 연인은 바닷가에서 만나지만 시카고에 바다가 없는 걸 어떡해? 결국 로맨스는 얼어 죽고 댐 붕괴 재난 스펙터클 드라마로 바뀌었지 뭐야? 이런 걸 배가 산으로 올라간다고 하지, 아마? 5. 정모? 그딴 거 없어. 두번 다신 그 클럽에 나가고 싶지 않다고!

6. 요 옆 동네에 있는 <노브레인 레이스> 인간들도 찌질한 걸로 따지면 우리 클럽에 뒤지지 않더군.

7. 미야코: 클럽 탈퇴 처리해주세요. re> 노리코: 난 해피엔딩이 좋더라. 미야코, <운명의 여인2>는 언제 쓸 거야? re> 트럭 운전사: 애청자입니다. 이번 드라마 정말 잘 들었습니다. 노리코님 팬클럽 가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죠?

<노브레인 레이스>의 엔리코(로완 앳킨슨)

<노브레인 레이스>

1. 라스베이거스로부터 700마일 떨어진 뉴멕시코 ‘실버시티’라는 금광 마을의 기차역 사물함 안에 있는 200만달러를 먼저 갖기 위한 사람들의 모임.

2. 카지노에 한판 하러 갔다가 우연히 특별한 동전을 손에 넣은 게 계기가 되었다. 알고 보니 카지노 재벌 도널드 싱클레어가 여섯 그룹에 특별한 레이스를 주문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 그룹엔 나를 비롯해 30년 만에 상봉한 모녀, 미식축구 경기에서 말도 안 되는 실수를 저질러 축구 팬들의 표적이 된 심판 오웬, 제2의 덤 앤 더머 듀웨인, 블레인 형제, 바른생활 사나이 닉, 미녀 헬리콥터 조종사 트레이시, 라스베이거스에서 금광으로 여행 스케줄을 급전환한 랜디 가족 등이 있었다. 나?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이탈리아에서 온 나이스 가이이긴 한데, 중요한 타이밍에 잠드는 희귀 수면장애가 있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랄까? --;

3. 활동이랄 것까지야…. 그냥 지구 기아 탈출 콘서트 자그맣게 열고 전세계 고통받는 아이들에게 돈을 기부하는 거랄까. 울며 겨자 먹기였지만, 그래, 어쨌든 우린 자선단체라고!

4. 자그마치 여섯 그룹이야! 아니 그보다 더 될 수도 있고. 차든 기차든 헬기든 황소든 닥치는 대로 집어타고 먼저 뉴멕시코에 가야 했어. 그나마 뉴멕시코로 가는 헬리콥터 비행사 트레이시를 만난 닉은 행운이었어. 그러니까, 내 말은… 트레이시가 그녀를 배신한 옛 남친 발견하기 전까진 말야. 다른 여자랑 노닥거리는 옛 남친 모습에 환장한 트레이시는 무려 115개 이상의 법률을 어길 정도로 과격하게 헬기를 몰았지. 겨우 조그만 트럭 하나 쫓는다고 말야. 다람쥐 안 산 대가로 차도 폐기처분되고 로켓 타고 날아간 모녀는 어떻고? 그 사람들 나중엔 정신병동 차량까지 타야 했지. 난 심장 이송 중인 남자 차를 얻어 탔다가, 심장을 개가 물어가는 바람에 남자한테 총살당할 뻔했다고! 오, 난 타국 땅에선 죽기 싫단 말야.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대박 에피소드는 200만달러를 낚아채간 사람은 바로 도널드 싱클레어가 고용한 매춘부였단 거지!

5. 지구 기아 탈출 콘서트장에서 정모가 열렸지. 열기구에 실려간 돈가방이 하필 거기 떨어져버렸단 말야.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굶주린 애들이 타간 거지.

6. <노브레인 서바이버>

7. 엔리코: 가장 먼저 실버시티에 도착한 내가 사물함 앞에서 깜빡 졸 줄 누가 알았겠어? 휴… 그래도 기아 탈출 콘서트 기념 재킷과 신의 은총을 동시에 받았으니, 여행 기념품치곤 나쁘진 않군. re> 도널드 싱클레어: 매춘부에게 엉덩이 면도만 부탁하지 않았어도 그 돈은 전부 내 건데…. ㅠㅠ re> 닉: 난 그냥 총각파티 끝나고 집으로 갔어야 했어. ㅠㅠ

<비치>의 리처드(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비치>

1. 타이 어느 미지의 섬에 자급자족할 수 있는 지상 최고의 낙원을 만들기 위한 장기 여행자들의 모임.

2. 배낭 하나 덜렁 메고 모험 찾아 타이로 온 나, 프랑스 연인 에띠엔과 사진과 밤하늘을 사랑하는 그의 여자친구 프랑소아즈, ‘비치’의 비밀스러운 지도만 남기고 의문의 자살을 한 대피 덕, ‘비치’의 여성 리더 살과 그의 거만한 연인 벅스, 기독교와 크리켓을 신봉하는 유쾌한 흑인 친구 키티, 낚시와 스키에 미친 스웨덴의 크리스토 일행, 그 밖에 독사의 피를 제공해준 타이인들.

3. 원주민과 타협한 선에서 얻은 땅에서 직접 재배한 마약을 팔아 자급자족한다. 직접 집도 짓고 물고기도 잡고 요리도 하고 심심하면 각종 레저 스포츠를 즐기며, 밤엔 캠프파이어를 한다. 처음엔 그 모든 일들이 꽤 낭만적으로 보였으나, 치아가 아파도 원시적으로 치료해야 하고 맘대로 밖으로 나돌아다니지도 못하고 때론 마약밭을 지키는 원주민들의 총에 맞아 죽을 수도 있다(참, 신입회원은 왼팔 위에 ‘三’자 모양의 문신을 새겨야 하는데, 무지 아프다!).

4. 모든 게 다 방콕의 허름한 호텔에서 만난 마약쟁이 대피 때문이었다. 그 빌어먹을 놈만 만나지 않았어도 난 프랑소아즈와 위험한 사랑에 빠지지도, 살에게 유혹당하지도 않았을 거다. 무엇보다 상어에 물린 채 아무 구호품 없이 구덩이에 버려진 친구를 목격할 일도 없었을 것이고, 그로 인해 대피에 대한 환상에 시달리거나 미치지도 않았을 것이다. 난 용감하게 ‘비치’로 가는 절벽 아래로 다이빙했지만, 그 클럽을 탈퇴한 것을 후회한 적은 없다.

5. 프랑소아즈가 나중에 보내준 이메일에 우리 클럽 회원들끼리 함께 찍은 사진이 들어 있었다. 순간 그 뜨겁고 강렬했던 ‘비치’의 기억이 날 눌렀지만 그들의 정모에 참가할 생각은 없었다. 그들이 아직도 정기적인 모임을 갖는지 나로선 알 수 없다.

6. <파리대왕>

7. 살: 미안해, 리처드. 널 음모에 빠뜨릴 생각은 없었어. 문제는 다 네가 섬의 지도를 복사했기 때문이야. re> 리처드: 됐어. 난 너나, 비치에 대한 기억은 모두 잊어버렸어. 나 그렇게 소심한 놈 아냐. re> 에띠엔: 난 아직 잊지 않았어. 네가 내 여자친구를 빼앗아간 걸. re> 프랑소아즈: 미안해. 그래도 난 다시 너한테로 돌아왔잖아. 주템므, 에띠엔. re> 에띠엔: 치치치, 한번 배신은 영원한 배신이라고. ㅠㅠ

<빌리지>의 노아(에이드리언 브로디)

<빌리지>

1. 마을에서 코빙톤 숲을 지나면 바깥 마을이 나온다. 우리는 어떤 일이 일어나도 바깥 마을로 나가지 않고 안쪽 마을에서 살기로 한 공동체 주민으로, 중세시대 코스프레를 즐겨 입는다.

2. 나와 그의 약을 구하러 숲으로 떠났다 돌아온 루시우스, 마을 지도자 워커, 시각장애인이자 루시우스를 사랑하는 워커의 딸 아이비 등.

3. 마을 사람들 누구도 숲에 가지 않고 그들도 마을을 침입하지 않았다. 만일 루시우스처럼 제 멋대로 금지구역인 코빙톤 숲에 갔다 오면 원로들 앞에서 죄를 자백해야 한다. 한번은 집집마다 현관에 피가 붉게 칠해지고 생가죽이 벗겨진 여우의 사체들이 발견되었는데 모두들 괴물이 나타났다면서 집으로 들어가 마루 판자 밑에 숨어야 했다.

4. 나는 내가 짝사랑하는 아이비가 루시우스를 사랑하는 것을 알고 질투심에 불타올랐다. 그래서 그만 루시우스를 깔로 찔렀고 그 때문에 아이비가 약을 구하러 바깥 마을로 나갔다. 겨우 보이지 않는 눈과 지팡이 하나에 의지해서 말이다! 그녀는 길을 헤매다 구덩이에 빠지기도 하고 자길 공격하는 괴물을 찌르기도 했다. 그 괴물의 정체는… 아, 괴롭다, 난 절대 말할 수 없다. 왜냐하면 반전 스포일러를 날렸다고 욕먹기 싫기 때문이다.

5. 우리 클럽은 정말 정모가 잦다. 마을 바깥만 나가면 정모를 하기 때문이다. 내가 죽으면 어떨까? 사람들은 나더러 미치광이라고 한다. 내가 만일 죽으면 원로들은 정모를 열어 내가 괴물에게 살해당했다는 둥 아이비를 짝사랑했다는 둥 수군거리겠지?

6. <비치>

7. 노아: 이 숲 바깥엔 너희들이 모르는 뭔가가 있어! 앗, 괴물이 온다! 어서 숨어! re> 아이비: 내 품에 숨어 A Ha 그녀는 모르게 이 밤을 숨겨 A Ha 비밀은 짜릿해 내게만 더 A Ha 빠지는 널 Ha 유혹하는 노래를 Na na na na na na~. re> 루시우스: 이봐, 당신은 그 아이비가 아닌 거 같은데. --;

<몬스터 주식회사>의 설리(존 굿맨)

<몬스터 주식회사>

1. 아이들의 방 벽장 속에 산다는 괴물 이야기는 누구나 들어본 적 있을 거다. 하지만 그 괴물들이 실은 9시 출근, 5시 퇴근이라는 일반 회사원과 똑같은 생활을 한다면? 이런 기발한 설정에서 출발한 게 바로 게 모양의 몬스터인 헨리 J. 워터누스가 설립한 몬스터 주식회사다. 우리 클럽은 인간 아이들의 비명소리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몬스터 세계 ‘몬스트로폴리스’에서 가장 큰 비명소리를 생산한다.

2. 나는 푸른 털에 보라색 반점을 가진 뛰어난 몬스터 사원이다. 우리 회사에는 나 말고도 내 룸메이트이자 가장 친한 친구인 애꾸눈 몬스터, 마이크 워조우스키, 나 때문에 늘 1등 사원 자리를 빼앗겨 열등감에 시달리는 카멜레온 몬스터 랜달 보그스 등이 있다. 여기에 절대 우리 클럽에 들어와서는 안 되는 인간 소녀 부도 있지만 정식 회원 가입은 하지 못했다.

3. 간단하다. 벽장문이 내려오면 문을 벌컥 열고, 곤히 자고 있는 아이에게 다가가 “어흥!” 소리를 내 놀라게 하고 나오면 된다. 비록 우리가 월급쟁이 신세이긴 해도, 비번인 날엔 여자와 데이트도 하고 술도 마시곤 한다. 몰랐지?

4. 말도 말자. 왜 하필 나한테 꼬맹이 부가 걸린 건지, 원. 그 꼬맹이가 몬스트로폴리스에 몰래 들어왔을 땐 한마디로 난리가 났다. 방역도 하고 수색도 했지만 그걸로 부를 인간 세상으로 돌려보낼 수 없었다. 근데 그 꼬맹이 꽤 귀여웠다. 난 예전에 <E.T.> 본 기억도 나고 해서 그냥 꼬맹이를 숨겨주고 같이 놀아주기로 했다. 그 애가 날 털북숭이 괴물로 생각하고 무서워만 했더라면 절대 그러지 못했을 거다. 한마디로 난 우리 몬스터 클럽에서 절대 해선 안 될 ‘금지된 우정’을 선택한 거다.

5. 정모 때 모이면 다 함께 NG 퍼레이드를 보는 시사회를 갖곤 한다. 나도 초보 땐 영 어설퍼서, 여러 번 NG를 내곤 했는데 그때마다 사람들이 그랬다. 넌 얼굴이 무기라고. 마이크, 나 결혼은 할 수 있을까?

6. <토이 스토리>

7. 부: 부, 부, 부, 부, 아찌 놀아줘~. re> 설리: 난 몬스터고, 너는 인간이야! 마이크, 네가 좀 놀아줘, 제발. re> 마이크: 난 일하기 싫어. 애인이랑 데이트 가기로 했단 말야. re> 랜달: 내가 하겠어! 언젠간 1등 먹고 말 거얏! 끼야아아악! 무섭지? 무섭지? re> 부: 장난하냐? 나 돌아갈래. 김 기사, 운전해~, 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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