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눈꽃이 흩날리고 웅장한 음악과 함께 하늘에서 검을 든 여인이 내려온다. 마치 영화 <천녀유혼>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하는 이곳은 서울액션스쿨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하는 자리다. 1998년 보라매공원 체육관에서 시작해 <쉬리> <태극기 휘날리며> <실미도> 등 한국 액션영화의 많은 스턴트맨을 양성해왔던 서울액션스쿨이 파주시 헤이리 아트밸리 안에 새로운 둥지를 틀고 지난 2월28일 오프닝 행사를 가졌다. 490여평의 대지에 3층 건물로 세워진 마샬아트센터는 “설계 시점부터 액션팀이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이 고려된” 구조로 “어느 곳에 와이어를 매달아도 모든 액션이 가능”하다. “훈련에 방해가 되는 자외선은 천장의 선팅 작업을 통해 차단”되며, 이후 사방의 창에도 추가 선팅 작업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이 밖에도 센터에는 숙식이 가능한 4개의 방과 남녀 샤워실 등 단원들을 위한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다. 강우석 감독과 시네마서비스가 마샬아트센터 설립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했으며, 서울액션스쿨의 정두홍 무술감독이 이곳의 운영을 책임진다.
이날 행사에는 이춘연 영화인회의 이사장, 강우석·김유진·김성수 감독, 배우 안성기·박중훈·차인표·조재현·이동건 등이 참석했으며, 평소 정두홍 감독과 친분이 있는 이훈이 사회를 맡았다. 정두홍 감독은 “세계에서 하나뿐인 스턴트 전용 체육관을 갖게 되어 기쁘다. 보라매공원과 봉천동 산에서 훈련하던 시절의 기억들이 영화처럼 스쳐간다”며 서울액션스쿨 재오픈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이춘연 이사장은 “현재 영화계는 스크린쿼터 축소 발표로 매우 우울하지만 오늘 이곳에 와보니 한국 영화계가 앞으로도 밝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축하의 말을 전했다. 이어 선보인 퍼포먼스는 총격전, 현대액션, 브라질 무술인 카포에라와 판타지 느낌의 사극액션까지 4분여간 진행됐고, “조명과 어우러진 공연이기 때문에 (행사 시간을) 밖이 어두워지는 시간으로 정했다”는 정두홍 감독의 말처럼 공연은 단순한 무술 시범이 아닌 영화의 한 장면처럼 연출되었다.
정 감독은 “앞으로 영화를 찍고자 하는 이라면 누구든 이곳 마샬아트센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운영할 것”이며, “해외의 스턴트 교육생을 유치, 이를 역수출하는 방식으로 세계화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